<김동성칼럼> '한파와 폭염'이 동시에… 어수선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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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칼럼> '한파와 폭염'이 동시에… 어수선한 정가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3.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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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거물급들의 이름이 연일 하마평 되고 있어 사실상 초긴장

한겨울의 추위가 봄을 시샘하듯 겨울의 끝자락을 놓을 줄을 모른다. 봄의 초입에 꽃샘 추위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입춘이 지난 것은 오래전이요, 바야흐로 개구리도 잠을 깬다는 경칩도 넘기고 있다.

하지만 계절이 주는 변화무쌍(變化無雙)의 묘미도 사람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듯 하다. 꽃피는 춘 3월을 기대했던 정가에도, 때 아닌 한파 예보로 어수선하다.

그러나, 여기서 끝날 것 같으면 굳이 계절의 변화를 거론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예고된 한파에도 불구, 정국을 한차례 달굴 말 그대로 '후끈한 이벤트'가 벌써부터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조목조목 연유를 살펴보자.

먼저, 앞서 말한 '춘 3월의 한파'는 지난주 갑작스레 귀국한 전 국세청장 한상률 씨를 이르는 말이다. 한 전 청장은 지난 2007년 참여정부에서 마지막 국세청장을 지낸 뒤 2009년 돌연 미국행을 택해 약 2년여 잠적에 가까운 은둔 생활을 해온 인물이다.

한 전 청장의 귀국으로 정가는 춘 3월에 어울리지 않게 냉랭한 기습 한파를 맞게 됐다. 물론, 아직 외형적으로 드러난 것은 딱히 없다. 하지만, 그가 가진 정가의 '비밀스런 설'은 특정 세력에게는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따라서 검찰 조사 결과에서 한 전 청장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정치권의 촉각은 곤두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말하는 특정 세력이란 게 뚜렷한 여와 야를 무 자르듯 나눠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의 입에 따라 여권의 권력 실세에서부터, 야권에 이르기까지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장담하기가 힘들다는 것. 현재 한 전 청장과 관련된 혐의, 내지 의혹은 대략 4가지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현 정부 실세들도 관련된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어떠하건, 그의 입이 진실을 말하고 또 검찰이 그에 상응하는 공정한 수사를 벌여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우리는 이미 한 전 청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 '비극적 결말'을 한차례 경험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다. 그의 세무 조사 결과가 박연차라는 희대의 로비스트로 이어지면서 국민적 아픔을 겪었던 지난 선례를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초래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한 전 청장이 춘 3월의 한파라면, 이와는 상극이라 할 '후끈한 이벤트'는 오는 4월 재보선이다. 그런데 아직 수 개월여 앞둔 선거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듯 보인다.

특히 강원도지사직을 둔 여야의 접전은 제법 '빅매치'라는 말이 어울리게 미묘한 인연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고교 동창에 전직 방송사 사장들간의 대결, 한마디로 흥행은 '떼 논 당상'이라고 할만하다.

그 외에도 거물급들의 이름이 연일 하마평 되고 있다. 정치가 선거를 위해 만들어진 집합이라고 해도, 역시 과열은 화(禍)를 부를 수밖에 없다. 봄을 맞아 겨울 한파에 움추렸던 몸을 이제 겨우 녹이려는 국민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달라는 말이다. 

새봄부터, 정가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두 가지 쟁점이 동시에 터져 나올 기세다. 하나는 지난 비극으로 이미 비싼 수업료를 치렀던 전례를 기억해야 할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나치면 병이 된다는 옛말을 곱씹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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