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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後③]국회 지적에도 여전한 사행성 논란 '확률형 아이템'
2018년 08월 06일 18:13:07 전기룡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2018년 국회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국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그리고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타 공기업·기관과 민간업체 등을 대상으로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을 뜻한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비리 의혹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기관·기업을 향해 의원들은 국민을 대신해 꾸짖고 시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호된 회초리를 맞았음에도 그저 그때뿐인 기관·기업들이 적지 않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는 국감이 끝난 뒤 시정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시사오늘>은 ‘국감 그 이후’ 기획을 통해 이 같은 기관·기업들의 작태를 들춘다.

   
▲ 국정감사가 중지된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 모습. ⓒ뉴시스

게임업계가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옴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해결책을 강구하는 모양새다. 다만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 개월간 자율규제안을 이행하지 않았던 게임사도 존재했던 만큼 실효성 있는 방안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확률형 아이템 도박과 같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지난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에 비유하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이용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 아이템의 일종으로, 구체적인 아이템의 종류나 효과, 성능 등은 개봉 또는 사용할 때 우연적 요소(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게 특징이다. 특히 높은 등급의 아이템의 경우 얻을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낮은 탓에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손 의원은 “우리나라 게임 회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에 빠져 제대로 된 좋은 게임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게임사에 매출액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영업 비밀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직 정치인과 게임업계 등이 결탁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을 ‘로또’ 2등과 비교했다. 신 의원은 “특정 모바일게임에서는 당첨 확률이 0.0001%인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데, 이는 로또 2등에 걸릴 확률과 비슷할뿐더러 경마나 카지노에서 이길 확률보다 낮다”면서 “사행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지금처럼 업계 자율규제에만 맡겨두는 것은 문체부의 업무 태만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모바일게임의 과금 제도를 정부 차원에서 계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국회 교문위 소속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온라인게임에서는 성인 50만 원, 청소년 7만 원 정도의 결제 한도를 두고 있지만 모바일게임에는 해당 규제가 없어 청소년들의 과잉 결제를 유발한다”며 “게임시장 활성화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업계의 자율규제에 기대는 자세는 국민들에 대한 방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적절한 규제와 계도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정부 차원에서 이끌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넥슨·넷마블·넥스트플로어에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로 과징금

   
▲ 공정위는 지난 4월 2일 넥슨코리아, 넷마블, 넥스트플로어 등 3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및 과징금을 부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3개 게임사에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로 과태료 및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국감에서 여러 의원들이 지적한 문제들에 대한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지난 4월 2일 넥슨코리아, 넷마블, 넥스트플로어 등 3개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데 있어 획득 확률·기간과 관련된 정보를 허위로 표시하고, 거짓 과장과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총 2550만 원) 및 과징금(총 9억8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16년 11월 3일 ‘서든어택’에서 실시한 ‘연예인 카운트’ 이벤트가 문제가 됐다. 넥슨 측은 해당 이벤트를 통해 카운트를 구매할 때마다 일정 수의 퍼즐조각을 지급했으며, 총 16개 조각을 모아 퍼즐을 완성할 경우 여러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일부 조각의 획득 확률이 0.5~1.5%로 매우 낮게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넥슨은 ‘퍼즐 조각 1~16번 중 랜덤으로 지급된다’라고만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퍼즐의 특성상 단 1조각만 획득하지 못하더라도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점, 이를 보통의 주의력을 지닌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힘들다는 점 등을 근거로 넥슨의 해당 이벤트를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로 판단했다.

넷마블은 ‘모두의마블’, ‘마구마구’, ‘몬스터길들이기’ 등 3개의 게임에서 공정위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해당 게임들의 경우 각각 한정 캐릭터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획득할 수 있는 이벤트가 반복적으로 시행됐다는 점, 일정 등급의 캐릭터가 등장할 확률이 실질적으로는 1.67% 상승했지만 2배 상승했다고 공지한 점, 아이템 확률이 극히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첨 확률을 ‘1% 미만’이라고 표기한 점 등이 주된 비판의 이유이다.

또한 공정위는 넥스트플로어의 ‘데스티니 차일드’가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캐릭터의 획득 확률을 부풀려서 표시한 것이나, 게임 내 결제수단인 크리스탈에 대해 가격 인하 이벤트를 한시적으로 하는 것처럼 표기한 것이 이용자들을 유인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자율규제 강화했지만 ‘강제성’ 없어

한국게임산업협회(이하 K-GAMES)도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단 취지에서 ‘자율규제안’의 개편작업을 진행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으로는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다.

앞서 K-GAMES는 지난 2015년 4월 자율규제 적용 대상을 ‘전체 이용가 게임’에서 ‘청소년 이용가 게임’으로 확대하고, 아이템 정보에 결과물 목록과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구간별 확률을 수치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올해 7월부터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확대 강화안’(이하 강화안)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안에는 적용대상을 ‘청소년 및 성인이 이용 가능한 모든 게임물’로 확대하고, 확률 표기 위치를 이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게임 내에 배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더불어 등급별로 확률을 공개할 경우 △일정 기준 이상 구매 시 희귀아이템을 보상으로 획득 △희귀아이템의 확률 공개 △희귀아이템의 출현 개수 공개 등 세 가지 방법 가운데 한 가지 방법을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K-GAMES가 자율규제안에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준수 여부가 업계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부분은 한계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모니터링과 같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위반할 경우의 제재 수단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K-GAMES 산하 자율규제 평가위원회가 공개한 ‘미준수 공표 대상 게임물’(1~7차) 명단을 살펴보면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은 7회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디안디안의 ‘총기시대’와 스페셜게임즈의 ‘정상대해전’ 등은 6회 연속 미준수 게임물로 지정됐다. 국내 게임 가운데서는 스마일메카의 ‘연인M’(3회)과 ㈜팡스카이의 ‘군도모바일’(1회)이 현재 명단에 포함돼 있다. 모니터링만으로 자율 규제를 준수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회에서도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회 교문위 소속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지난 6월 29일 열린 ‘게임의 사행성 문제로부터 이용자보호를 위한 포럼’에 참석해 “게임이 건전한 레저·오락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대안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행게임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고 게임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사행 게임으로 인한 도박 중독과 같은 사회적 부작용은 저소득자·실직자 등 서민층과 인터넷·스마트폰 사이버게임에 쉽게 노출되는 청소년에게 특히 취약해 문제”라고 부연했다.

한편, 각 게임사에서는 최근 ‘착한 게임’ 정책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논란을 줄여나가고 있다. 일례로 게임빌의 ‘로열블러드’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확정형 성장 시스템’과 함께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재화를 게임 내에서 획득 가능하도록 마련했다.

또한 최근 출시된 위메이드의 ‘이카루스M’도 △‘모든 아이템을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소환상자를 골드로 구입할 수 있다’ △’주신급(최고등급) 아이템은 오직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이카루스M 아이템, 운영 및 유료화 방침’을 지난달 16일 공개하기도 했다.

게임빌 김동균 본부장은 지난 1월 열렸던 로열블러드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로열블러드는 과금을 하지 않아도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며 “우리는 태세전환 등의 전투 콘텐츠, 돌발임무라 불리는 필드 콘텐츠, RvR전투와 같이 본질적인 사항에 집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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