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사건, 속도전 펼치는 검찰…커지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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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사건, 속도전 펼치는 검찰…커지는 의혹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3.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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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치 않은 귀국, 檢 7일 만에 압수수색…野 “쇼로 그쳐선 안 된다”

검찰이 3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자택과 서미 갤러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5시1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지 4일 만에 소환조사했다. 그리고 3일 뒤 압수수색을 했다. 정권 실세에 대한 지지부진한 수사로 도마에 올랐던 그간의 검찰의 행태와는 판이하다. 그래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 전 청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던 2009년 3월 돌연 출국했다가 1년 11개월 만에 돌연 귀국했다. 그리고 BBK 고리로 엮어있는 에리카 김과 하루 시차를 두고 귀국했다. 한 전 청장의 기획출국설-기획입국설-기획수사설 등이 잇따라 제기되는 이유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 “한상률 전 청장이 귀국한지 7일 만에 압수수색한 검찰 수사에 실효성이 의심된다. 검찰 수사가 쇼에 그친다면 설은 확신으로 바뀔 것”이라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회의에서 “민주당은 다시 한번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기재위, 법사위 등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야권이 검찰을 압박하자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한 전 청장의 기획입국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의혹에 대한 조사도 법에 따라 엄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도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같은 말을 전했다.

그래서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다. BBK사건과 도곡동 땅은 2007년 대선 당시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야권이 이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총공세를 폈던 이유도 이 같은 의혹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 전 청장은 이명박 정권 하반기 때 귀국했고 사정당국은 도곡동 땅에 대한 ‘법대로 집행’을 천명하고 나섰다.
 

▲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그림 로비 등 각종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의혹은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씨와 처남이 소유했던 (주)다스의 BBK 투자 금액 190억 원의 출처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의 일부라는 것이다. 결국 한 전 청장이 귀국함에 따라 검찰은 BBK와 도곡동 땅에 대한 의혹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한 전 청장이 지난달 24일 귀국하기 한 달 전, 이미 항공권 예매를 마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그의 기획입국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도, 정권 실세와 모종의 ‘딜’을 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 전 청장은 지난 1월 21일 브라질에서 한국행 항공권을 예매했다. 그러나 그가 왜 브라질에 갔는지,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 전 청장 곁에 국정원 관계자가 붙어 다닌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결국 그의 귀국 역시 정보당국이 사전에 파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때문에 지난 2년 간 도피성 출국을 했던 한 전 청장이 돌연 귀국한 것도, 그간 한 전 청장에 대한 야당의 수차례 요청을 거부했던 검찰이 속도전을 펼치는 것도 석연치 않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한 전 청장은 청장 유임을 위해 대통령 최측근, 정권 실세에게 10억을 제공했다는 의혹, 본인의 매관매직을 위해 국세청 안원구 전 국장에게 돈을 요구했다가 그를 강제로 몰아냈다는 의혹, 그리고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명기된 이른바 MB 파일 은폐 사건과도 연루돼 있다”며 “그가 갑자기 귀국한 것에 검찰과 물밑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3일 오전 10시부터 한 전 청장의 자택과 서미 갤러리를 전격 압수수색하며 각종 문서와 회계장부, 작품,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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