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전성시대? 주목할 점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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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전성시대? 주목할 점은 따로 있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9.0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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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세종시 설계자'
손학규 '저녁이 있는 삶'
정동영 '남북문제 전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당선됐다. 정치권에선 앞서 차례로 선출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한데 묶어 '올드보이 전성시대'라고 지칭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들에겐 정치경력이 오래됐다는 공통점 말고도, 향후 정국을 가늠자가 될 수도 있는 각자의 '콘텐츠'가 있다. 이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 세종시 건설을 진두지휘했던 이력이, 손 대표는 대선 경선 당시 내세웠던 '저녁이 있는 삶'이란 구호가, 통일부장관을 지내기도 한 정 대표는 남북문제의 전문가라는 점이 눈에 띈다.

▲ 지난 2011년 한 자리에 모였던 (왼쪽부터)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세종시 설계자 이해찬

이 대표의 지역구는 세종특별자치시다. 무려 5선을 안겨준 서울관악을을 떠나 지난 2012년이래 세종시의 첫 국회의원이자 유일한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종시는 참여정부의 공약이었던 국토균형발전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이 대표가는 당시 국무총리시절, 직접 세종시 정책을 입안, 산파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러한 연유로 세종시는 이 대표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복당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여당이자 원내1당의 대표가 된 시점에서, 다시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등이 새로운 화두가 떠오를 수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도 같은 방향성을 지닌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지난 2015년 한 심포지엄에서 "균형발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지속가능하고 발전 가능한 국가 전략”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세종시 정가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세종시 국회분원 추진 등, 세종에선 이해찬 의원의 (당대표)당선으로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세종시의 성공은 전국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고 지금 '난리'인 수도권의 과밀화가 해소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학규의 '저녁이 있는 삶'

지금은 때로 관용어구처럼 쓰이기도 하는 '저녁이 있는 삶'은 사실 손 대표의 대통령 후보 시절 슬로건이다. 2012년 대선 경선과정에서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하지만, 이 슬로건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손 대표는 선거 승리를 위해 이 캐치프레이즈를 양보하기도 했지만, 이는 손 대표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

이 저녁이 있는 삶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더욱 주목받게 됐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문재인 정부의 기조 중 한가지가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 이다. 이에 '저녁이 있는 삶'을 먼저 내걸었던 손 대표가 현 정부와의 관계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물론 손 대표의 슬로건과 현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손 대표는 2일 당선소감에서 이와 관련, “내가 2012년에 제시한 저녁이 있는 삶은 단지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노는 시간을 늘리고 일자리 나누기나 하자는 말이 아니었다"면서 " 생산을 늘리고 성장과 분배를 같이 이룩해서 여유가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자는 것”고 주장하며 현 정부와 선을 그었다.

前 통일부장관 정동영

정 대표는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대북문제 전문가다. 특히 탄생에 많이 관여했던 개성공단에는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통일부를 방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나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연히 그 어느때보다 대북외교를 활발히 벌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문제 전문가인 정 대표의 향후 행보가 이목을 끈다. 정 대표가 당선소감서 '선명 야당'을 천명하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대북문제에 대해 공감대가 많은 만큼 민평당이 관련 사안에 대해선 여당에 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알려졌다. 정 대표가 통일부장관직에 있을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특히,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 계승을 주창하는 민주평화당 입장에선 당의 기반인 호남 민심도 신경써야 한다. 광주 정가의 한 당직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평화당은 현 문재인 정부에 외교만큼은 상당한 지지를 보낼 수 밖에 없다"면서 "마침 정 대표가 참여정부 통일부장관 출신 아닌가. 비슷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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