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관리형' 이해찬 선출 이유…“송영길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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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관리형' 이해찬 선출 이유…“송영길 견제”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9.07 17:3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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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막전막후…´총재형 대표´는 견제받는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에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다. 2위인 송영길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맹추격했지만 결국 막판 뒤집기엔 실패했다. 이러한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지만, 잠재적 대권주자들의 차기 대권을 위한 포석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다음은 그와 관련, <시사오늘>이 취재한 민주당 전당대회 막전막후다.

▲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에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다. 막판 송영길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맹추격했지만 결국 막판 뒤집기엔 실패했다. 전당대회 결과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지만, 잠재적 대권주자들의 차기 대권을 위한 포석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다음은 그와 관련, <시사오늘>이 취재한 민주당 전당대회 막전막후다.ⓒ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대권)경쟁자가 늘어나는 건 달갑지 않은 겁니다. 정치는 냉정한 거에요."

송영길 캠프에 몸담았던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6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토로했다.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좀 힘이 부쳤다. 우리(캠프)도 부족했다'면서 아쉬워하던 이 관계자는, 낙선 요인의 하나로 '송 후보에 대한 견제'를 꼽았다.

잠깐 전당대회 두 달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사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처음부터 '이해찬 대세론'이 형성된 상태였다.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7월 초, 화두는 크게 두 가지였다. 친문과 비문이 각각 주자를 내세우면서 정면으로 붙느냐가 한 가지, 그리고 관리형 대표가 되느냐, 아니면 총재형 대표가 되느냐였다.

이해찬 당시 후보는 대표적인 친문·관리형 주자였다. 비문·총재형 인사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거론됐다.

일찌감치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두 사람이지만 김 장관의 불출마로 구도가 깨졌다. 이해찬 대세론이 형성된 배경이다. 그런데 이 김 장관의 포지션을 차지한 것은 송 의원이다.

신문(新文)이다, 86그룹이다 송 의원의 계파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그가 관리형 대표 후보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민주당 관계자가 입을 모았다. 스스로 대권 후보로 나설 잠재력이 있다는 평이었다. 전당대회 선거기간동안 만난 한 민주당의 고위당직자는 "4선에 광역단체장 경험도 있지만 아직 50대인데다, 호남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정치적 기반도 매력적"이라며 "'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이니 만큼 대권후보로 분류해도 될 것"이라고 송 의원을 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송 의원은 춘추전국시대나 다름없어진 민주당의 잠재적인 대권주자들의 견제대상이 됐다. 당대표 선거기간 중 추미애 대표와의 갈등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잠깐 엿볼 수 있다.

송 의원은 지난 달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추미애 의원은 당 대표인데도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겉으로는 다 공정 중립이라면서 당 대표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는 공정한 선거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판세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로 다음날 송 의원이 '단지 공정하게 해달라는 말이었다'고 설명하며 해프닝에 가깝게 수습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 캠프에 있던 핵심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심정적으로야 응원을 해주신 분들이 많은 거고, 당헌당규에 위반할 일은 절대 없었다. 이기고 있는데 왜 무리수를 두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시 상황에 대해 송 의원 캠프에 있던 또 다른 관계자는 7일 기자와 만나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심증이야 많지만 공개선언이 아니고서야 지지했다는 증거가 없지 않나. 후보도 우리도 마음이야 서운했지만, 괜한 당내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 넘어갔다. 김(부겸) 장관도 이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아니, 솔직히 기자들은 다 알고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송 의원이 아니라 김 장관이 나섰어도 다른 '잠룡'들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았을 가능성도 높다. 김 장관의 출마가 결정되지 않았던 지난 7월 10일, 여권 정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부겸 불출마'를 점치며 다음과 같은 분석을 들려준 바 있다.

"안희정은 끝났고 이재명은 다쳤다. 박원순이 있긴 하지만 누가 치고올라올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김부겸이 당대표에 나선다고 하면 엄청난 견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얻는 것 없이 상처만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안 나올 거라고 본다. 당내 기반을 더 다질 시간을 가질 것 같다."

'관리형 대표'가 등장한 배경에는 이러한 '총재형 대표 탄생'에 대한 다른 대권주자들의 보이지않는 견제 기류가 있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이틀 뒤인 27일 기자와 만나 다음과 같은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전당대회에는 수없이 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이해찬 대표의 가장 큰 승인은 친문계라는 것, 그다음은 관리형이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다른 대권주자들에게 부담이 적다. 박원순·추미애·김부겸 등에겐 유일한 총재형 주자고, 또한 유일한 호남 출신인 송영길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더 불편했을 것 같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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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ㄴ 2018-09-07 21:31:23
소설가 기질이 있네.
기자 사표쓰고 소설가로 전업하는게 좋을 듯

지나가는 나그네 2018-09-08 15:34:42
병묵씨...그댄 기자보다 3류 딴따라 소설가가 어울릴듯하오!
전업을 강력 추천하는바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