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판문점 선언 비준으로 美 강경파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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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판문점 선언 비준으로 美 강경파 설득해야”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9.08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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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강연으로 보는 북미 관계와 북핵 전망
˝북미 관계 어렵다, 남북 협력으로 돌파구 찾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어려운 북미 관계 속 남북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시사오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가 여야 쟁점을 넘어 남북미 외교에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북미관계는 어렵고 북핵 전망은 쉽지 않다. 때문에 남북협력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으로 미국을 설득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에서 북미관계와 북핵 전망 이후 이 같이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의중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난 3일 대북특사단 방북에 앞서 페이스북에 “냉엄한 외교 현실 속 우리 스스로 새로운 조건과 상황을 만들자”고 당부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주최로 열린 문정인 특보 강연 관련, 정부가 왜 판문점 비준 동의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지, 발언을 정리·가늠해봤다.

간극

"북미간 간극이 있어왔다. 예컨대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 등을 폐기했는데 왜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지 않느냐는 불만이 있다. 미국 시각에서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미래 핵’에 대한 폐기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핵에 대한 폐기가 먼저다. 미국의 셈법은 선핵폐기 후보상의 일괄타격 방식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월초 방북 때 핵 신고사찰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한발 나아가 미국은 최근 북미 협상에서 북측이 신고 의지만 구두로 보이기만 해도 종전선언을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먼저 하자는 입장이다. 북한은 현재 단계적 비핵화와 행동대행동 원칙에 기반 한 동시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단계별로 설정만 하고 ‘먹튀’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신뢰

"북미 관계의 과제는 신뢰다. 비핵화 협상을 오래 했던 한 고위급 관계자 얘기로는 북미 간 신뢰가 쌓이지 않는 한 핵 신고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가정해, 북한이 플라타늄 60개, 핵탄두 30개 있다고 신고해도 미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숫자가 다르다’며 처음부터 싸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을 믿지 못해 해징(위험 분산, hedging)한 것을 미국 입장에서는 그것을 치팅(속임수, cheating)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치팅과 해징은 종이 한장 차이다.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치팅과 해징의 간극을 좁힐 수 없다."

추동 

"북핵 전망에 있어 북한은 열린 시간표, 미국은 타이트한 시간표다.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을 해 비핵화 시간표의 추동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위해 정부는 종전선언 대 신고사찰을 동시교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이제 미국만 결정하면 된다. 이를 추동하려면 남북미중 정상회담이 9월 말에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의용 대북특사 얘기로 북쪽에선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잘하면, 종전선언은 연내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북한에서 종전선언을 해도 주한미군 철수와 연관시키지 않겠다고 한 만큼 미국에서도 이를 회피하긴 어렵다고 본다."

파격

"파격이 없이는 '트럼프 첫 임기'내 비핵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내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는 2021년 1월에 끝난다. 남은 기간은 2년 반 정도다. 문제는 미국이 요구하는 동결 신고 사찰 검증 과정대로, 북한의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 탄도미사일, 핵 기술 폐기를 하려면 임기 내 끝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비핵화 시간표에 맞추려면 북한이 갖고 있는 핵탄두 등을 화끈하게 폐기하거나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돼야 한다. 미국이 얼마나 보장해줄 수 있냐의 문제도 중요하다. 북한 체제를 인정해주는 정치적 보장, 남한내 전략자산무기 철수 및 불가침조약 등 군사적 보장, 제재완화 등 경제적 보장이 따라야 할 것이다."

비준

"일련의 요구를 북한이 미국에 직접 하면 되는데 대북특사단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북미 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고 짐작된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의 부속이 아님을 강조한다. 북미관계가 어려우면 남북이 협력해서라도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 비핵화에 모든 걸 예속시키면 남북관계도 안 되고 한반도 평화체제도 어렵다. 북한의 경제적 변화도 어렵고 인도적 지원도 어렵게 된다. 그런 점에서 판문점선언이 중요하다. 국회에서 비준해주면 미국에 가서 검증원리주의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하나돼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도와달라고 할 수 있다. 의원 외교가 중요하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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