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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기업 ‘생활적폐’ 청산이 경제 신성장동력 만들 것"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30)>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국회의원
2018년 09월 12일 16:54:06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국회의원이 1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강연했다. 박 의원의 강연은 흔한 정치적 적폐청산에 한정된 내용이 아니었다. 오히려 생활적폐를 중심으로 한 경제문제 연설에 가까웠다. ⓒ시사오늘

"아직도 적폐청산이야…언제까지 할까."

한 청중이 1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강연장으로 발을 들이며 중얼거린 이야기였다. 강연장 입구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구서을) 의원의 이날 강연 제목인 '적폐청산과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었다.

그러나 이 청중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박 의원의 강연은 흔한 정치적 적폐청산에 한정된 내용이 아니었다. 오히려 생활적폐를 중심으로 한 경제문제 연설에 가까웠다. 강연이 끝난 뒤 기자가 슬쩍 돌아보니 그 청중은 누구보다 크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다음은 박 의원의 북악정치포럼에서의 간략한 강연 내용이다.

박 의원은 처음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이분들이 누굽니까. 1년 전 제가 전국에 강연을 다닐 땐 '적폐청산'이란 단어와 함께 이분들 사진만 띄워도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 박수를 치던 국민들도 이제 권력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으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 대신 뭐에 대해 관심이 있을까요. 바로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성장의 문제, 분배의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광풍이 불었어요. 대통령 지지율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제가 민주당 의원 단톡방에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동산 문제를 방치하면 민란이 일어날 수준입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불과 1년만에 이렇게 변했습니다. 그렇다면 더이상 권력 적폐청산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정의는 세웠으니 "

박 의원은 이어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분단 이후 오랫동안 분단에 대한 부담, 전쟁에 대한 위험성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습니다. 진보든 보수든 전쟁 한번 하자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공포가 늘 있었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불안감을 해소했습니다. 그런데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마음이 바뀝니다. 우리 국민들은 나쁘게 말하면 쉽게 끓었다 식는다곤 하지만, 사실 전 세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빠릅니다. 최소한 전쟁은 멀어졌다는 것을 무의식 중에라도 알게 되셨을 겁니다. 평화의 물꼬를 튼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고, 국민들은 지방선거 압승으로 화답했습니다. 빚을 갚은 셈이죠. 이제 그래서 다음으로 넘어간 겁니다. 그럼 이제 내가 사는 조건, 방식 그런 것들이 중요해졌어요. 그런 찰나에 집값이 이렇게 돼 버린 겁니다. 이제 문제는 경제로 넘어왔습니다."

박 의원의 강연이 본론에 돌입했다. 박 의원은 화면으로 띄운 도표 자료와 함께 설명했다.

"한국의 10대 수출품목은 10년 째 그대로입니다. 한국의 100대기업은 그 안에서 순서만 바뀌었지 그대롭니다. 미국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이나 중국의 샤오미나 알리바바 같은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질 못합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아이디어가 없어서일까요? 한국 사람들 만큼 머리좋은 민족이 어디 있습니까. 제 지역구인 대전에 가면 카이스트가 있습니다. 유성에 대덕연구단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이 박사입니다. 새로운 기술 아이디어가 엄청 쏟아집니다. 그러나 기존의 대기업들이 짜 놓은 스크럼들에 들어가지 못하는 겁니다. 그것들이 바로 생활적폐 때문입니다. 제가 상임위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중소기업벤처위원회로 옮겼습니다. 생활적폐를 청산해서 경제 생태계를 새로이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은 청산해야 할 생활적폐로 재벌가의 도덕성 문제, 대기업의 내부 일감몰아주기, 중소기업으로부터의 기술 탈취를 꼽았다.

"한국의 10대 기업 총수중에 검찰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저만큼 부를 이뤘으면 좋겠다는 경외 말고, 진심으로 존경받는 기업가가 있습니까. 그나마 꼽자면 최근 돌아가신 구본무 회장님 정도 같은데, 그 분도 사실 미국 기준에선 정상적인 기업운영을 하신 분입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엔론사태가 있었습니다. 분식회계가 들통난 거대 스캔들이었죠. 한국에선 그런 건 다반삽니다.

 내부자거래는 어떻습니까. 2017년 기준으로 기업들 내부자거래 규모는 더 커졌습니다. 2003년에 관련 입법이 도입되면서 개혁했지만 큰 소용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술탈취입니다. 제가 변호사 시절 변호를 맡아 승소했던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특허를 내서, 정부로부터 1년에 한 군데만 해주는 신기술 인증을 받았습니다. 대단한 겁니다. 인증을 위해선 조건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대량생산 설비입니다. 그래서 생산을 했을 시 원래는 국가에서 반드시 20%이상 사주기로 법으로 돼 있습니다. 이분이 20억을 투자했습니다. 전 이 분이 부자가 됐을 줄 알았어요. 어찌된걸,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가가 하나도 사주지 않고, 양승태 사법농단 체제의 대법원에서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뭘 믿고 우리나라의 아이디어 가진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겠습니까."

박 의원은 다음과 같은 말로 강연을 정리했다.

"기업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것, 당연합니다.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하는 것, 찬성합니다. 그런데 반칙을 써 가며 부를 독점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언급드린 생활적폐를 뿌리뽑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길입니다. 적어도, 젊은이들이 새로운 생각을 마음놓고 해내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회는 돼야 할 것 같아섭니다. 노력과 능력에 따라 계층이동이 가능한 열린 사회는 만들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존 산업생태계에서의 기업들의 생활적폐만큼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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