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대책]前後 건설업계 생존전략이 바뀌었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9·13 부동산대책]前後 건설업계 생존전략이 바뀌었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9.20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누가 봐도 되는 단지만 되고, 나머지 사업은 잘 안 풀린다. 올해 초 예정했던 물량을 내년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하반기에는 3곳만 신규 공급할 것이다."

"생각보다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주택 매매시장이 위축됐다. 실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몰릴 것이고, 투자자들도 부동산 대책이 본격 시행되기 앞서 분양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 같다. 하반기에 최대한 물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 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 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두 발언 모두 똑같은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가 꺼낸 얘기다. 다만, 전자는 문재인 정부가 9·13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기 전 만남에서, 후자는 발표 후에 통화에서 한 말이다.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건설업계의 올해 하반기 생존전략이 뚜렷하게 바뀐 모양새다.

20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대형 건설사들이 다음달 총 1만623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배 이상 증가한 1만746가구 규모다. 택지지구, 도시개발 등을 통한 대단지 공급이 늘어난 데다, 각종 부동산 규제와 폭염 영향으로 가을까지 사업이 연기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9·13 부동산대책은 이 같은 추세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번 대책에 따른 청약제도 개편 시행 전인 만큼, 규제지역 내 전용면적 85㎡ 초과 물량은 유주택자들도 당첨이 가능하다. 부동산 대책이 본격화되기 앞서 물량을 털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를 구하는 실수요자들이 더욱 늘었다는 점도 각 건설사들의 행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에는 광역시 재개발 지역 내 일반분양 물량이 유독 많은 편이다. 두산건설은 광주에서, 쌍용건설은 인천, 롯데건설은 부산, GS건설·코오롱글로벌은 대구에서 각각 오는 10~11월 재개발 아파트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재개발 아파트의 경우 구도심에 위치해 대부분 입지가 좋고, 기존 인프라가 뛰어나 실수요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지방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실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건설업계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9·13 부동산대책으로 신규 분양시장에 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당분간 몰릴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들도 이 같은 판단 하에 전략을 수정한 것 같다"며 "다음달에만 전국에 3만3265세대 규모의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대책이 자리잡기 전에 물량을 털어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요와 구매력이 줄어든 만큼, 가성비를 찾게 되고, 분양 시장을 제외한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전체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내에서도 거점 구역 신규 아파트, 신규 개발허가를 받은 아파트 중심으로만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