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소득주도성장론과 국민성장론,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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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뉴스] 소득주도성장론과 국민성장론, 무엇이 다른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9.23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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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시작점 차이…소득주도성장론은 국민 소득, 국민성장론은 기업 투자에 방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성장담론으로 국민성장론을 내놓으면서 경제 정책 경쟁에 불을 붙였다. ⓒ뉴시스

‘경제 정책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서 자유한국당이 ‘국민성장론’을 내놓으면서 경제 정책 경쟁에 불이 붙은 건데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성장론을 평가절하하고, 이에 맞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누가 맞는지 토론하자”고 나서는 등 양당의 신경전도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소득주도성장론과 국민성장론이 무엇이기에 두 당이 저렇게 날을 세우는 것일까요.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 ‘별 차이도 없는데 시끄럽게 싸우기만 하는’ 것일까요. <시사오늘>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두 개념을 간단히 비교해 봤습니다.

차이는 경제 성장의 시작점

우선 소득주도성장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소득주도성장론은 ‘국민의 소득을 높여서 성장의 동력을 만들자’는 주장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화나 용역의 생산이 늘어야겠죠.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 활발해져야 경제가 성장할 겁니다.

기업이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은 바로 이 대목에 착안한 성장 담론입니다. 국민들의 소득을 늘려 주면 재화와 용역을 사고자 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경제도 성장할 테니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의 소득을 높여주자는 겁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매커니즘을 단순히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국민들의 소득 증가 – 소비 확대 – 기업의 투자 확대 – 일자리 증가 – 국민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죠.

반면 국민성장론은 시작점이 다릅니다.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주체는 기업입니다. 기업이 투자와 생산을 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소득도 높아지겠죠. 그렇다면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해도 고용은 증가할 것이고, 고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상승해 소비도 늘어날 겁니다. 그러면 기업은 또 투자를 늘릴 테고, 경제도 성장하겠죠.

즉, 국민성장론의 매커니즘은 기업의 투자 확대 – 일자리 증가 – 국민들의 소득 증가 – 소비 확대 – 기업의 투자 확대의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정은 유사하지만, 국민들의 소득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느냐 기업의 투자 확대에 방점을 찍느냐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겁니다.

국가가 나서야 vs 시장에 맡겨야

소득이 먼저냐 투자가 먼저냐는 정책 결정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칩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이냐 국민성장론이냐에 따라 국가에게 요구되는 역할 자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소득주도성장론을 실현시키려면 ‘큰 정부’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의 소득을 높여준다는 건 국가가 일자리의 양과 질, 임금 수준 결정 등에 모두 관여한다는 뜻이니까요. 최저임금을 높이고,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막기 위해 소규모 기업에 지원금을 주고, 안정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비정규직을 줄이는 등 소득주도성장론 하에서는 국가가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국민성장론에서 국가는 매우 제한적인 임무만을 맡습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건 기업이 할 일이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 즉 기업에게 채워진 족쇄(규제)만 풀어주면 된다는 거죠. 다만 오로지 시장의 자율에만 맡겨 놓으면 불공정 경쟁이 벌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일정 부분 ‘감독자’로서의 기능을 하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김병준 한국장 비대위원장이 ‘자율’과 ‘공정’을 키워드로 제시한 건 이런 이유입니다.

요컨대 소득주도성장론은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의 소득을 높여주면, 소비가 늘어나서 경제가 살아난다는 개념입니다. 국민성장론이란 국가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기업을 뛰게만 해주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소득도 높아져 경제 성장도 이뤄진다는 거죠. 여러분은 어느 쪽 주장에 더 공감이 가시나요.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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