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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선거구제 개편…´만만치 않네´
10월부터 정당-시민사회 활동 본격화한다지만 과제 ´산적´
2018년 09월 29일 18:57:12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선거제도 개혁 촉구가 10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최근 진행된 정당-시민사회 실무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참조해 취재일기 화했다.

   
▲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시민사회 정치개혁공동행동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정당 실무간담회가27일 민주평화당 연구원에서 진행되고 있다.ⓒ시사오늘

10월부터 선거제도 개혁 활동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뜻을 모은 정당, 시민사회 중심으로 기자회견, 서명운동, 릴레이 세미나,  대중문화행사 등 전방위적 캠페인이 전개될 예정이다. 조만간 국회 내 선거제도개혁 정당시민사회 공동상황실도 마련된다. 장소는 민주평화당에서 마련했다. 답보상태에 놓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추동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5당대표 회동에서 가시적 담판을 짓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지난 27일 여의도 민주평화당 민주평화연구원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정당 시민사회 실무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이날 간담회는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녹색당, 우리미래당, 민중당 실무자들이 동참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정치개혁공동행동이 주도하고 있다. 이 안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참여연대, 민변, 한국여성단체연합, 젠더정치연구소,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이 속해있다. 이들 연대는 6·13선거 이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선거제도 개혁 협약식도 맺었다.

문제는 걸림돌이다. 만만치가 않다. 거대양당의 이해관계가 있다. (편의상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은 '관계자 발언'으로 통일한다.)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는 조건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까지는 받되 현행 소선거구제를 주장했다. 당시 20대 국회 전반기 정개특위에 참여했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한국당이 이 정도까지 나온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민주당보고 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선거구제개편 논의는 지난 6월 이후로 지금까지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정당-시민사회 실무 간담회 관계자 발언 중)

이처럼 여야 논의는 지난 6월을 끝으로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6월 당시는 논의가 뜨거울 수밖에 없었을 게다. 한국당도 적극 뛰어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소선거구제를 선호했던 한국당이었다. 그러나 6·13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보수야당 심판 선거였다는 말이 나올 만큼 한국당으로는 전멸 수준에 가까운 패배였다. 전국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이 민주당으로 도배됐다. 믿었던 영남 텃밭에서도 민주당의 선전은 두드러졌다. 자칫하면 영남텃밭에서마저 설 자리가 없을 수 있겠구나. 한국당 입장에서 위기감이 든 것이다. 특히 보수 정당이 분열된 상황에선 민주당 승산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국당은 1지역 1국회의원을 뽑는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가늠된다. 지역을 묶어 2~4명 선출되는 중대선거구제로 개편되면 소선거구제처럼 승자독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당으로서는 1위를 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당선권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본격화될 가운데 여야 5당은 입장 면에서 차이를 보여 난항도 예상되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한국당은 근래 들어와 계산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미온적인 행보로 뜸을 들이고 있다. 단적으로 정치개혁특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하면 다른 당은 모두 제출했다. 계획대로라면 국회는 20대 후반기 정개특위를 10월까지 출범해야 한다. 그 안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거친 뒤 총선을 1년 앞둔 내년 4월 변동된 지역구를 확정해야 2020년 4월 총선에 반영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명단을 내지 않고 있어 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개특위 정상화를 위해 한국당이 서둘러 명단을 제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여야는 지난 7월 심상정 위원장을 정개특위위원장으로 하는데 합의하고 특위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왜 안 내는 걸까. 나름의 이유는 있다. 노회찬 의원의 비보 이후 평화당과 정의당은 의원 명수가 부족해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상태다. 한국당은 이 기준에 맞춰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새로 하자는 쪽이다. 상황이 달라진만큼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이 세 당을 중심으로 정개특위를 다시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평화당과 정의당을 민주당 몫인 범여권으로 보는 시각도 이들 당을 제외하려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일련의 모습에서 선거제도 개혁 의지는 그다지 보이지 않고 있다. 태도가 바뀐 데에는 한국당 내 다수가 소선거구제를 원래부터 원하는데다 정치개혁특위 앞두고 당내 중론을 모으지 못한 점도 이유일 듯하다. 예컨대 조경태 의원의 경우 소선거구제하에 비례대표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누구는 권역별 비례대표 얘기 등 갖가지 모습이다. 가장 크게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해도 2020년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점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남북관계는 호평을 얻고 있지만, 경제 정책면에서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에 한국당도 자신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때문에 소선거구제 유지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분석이다.

다시 거대양당의 이해는 모아졌다. 선거제도 관련해서는 반목하지 않는 모습이다. 소선거구제 유지 입장인 민주당으로서야 한국당의 달라진 행보가 내심 반가울 수 있다. 민주당이야 급할 것이 없다. 한때 중대선거구제를 모색한 바 있지만, 잘 나가는 요즘이다. 이해찬 당대표 말처럼 당장 경제가 어려워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보고 있다. 다수정당에 유리한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것이 20년 장기 집권하는데 유리하다고 여길 수 있다.

개헌과 선거구제개편을 같이 해야 한다는 데에도 양당은 궤를 같이하는 듯하다.

“선거제도개혁을 개헌과 연계시키려는 것. 이게 걸림돌이다. 자유한국당은 공공연하게 그걸 말하고 있다. 민주당도 그걸 지렛대 삼아서 얘기하고 있다.”(간담회 관계자 발언 중)

때문에 거대 양당은 시민사회와 만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과 면담요청을 했지만 면담이 잡혀지지 않고 있다.”(간담회 관계자 발언 중)

또 다른 걸림돌은 사회적 동력을 추동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과거 직선제 개헌운동처럼, 재작년 촛불혁명처럼 뜨거운 공감대는커녕 붐업도 일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현재 정치개혁공동연대와 야3당은 크게는 독일식정당명부제비례대표제인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당제 민주주의 안착화를 제도화하고 소수정당이 원내 진출하는 데 용이하다. 각계 다양한 목소리의 정치적 입법화가 활발해지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중대선거구제, 청소년투표 및 여성비례제 강화, 선거연령 하향 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선거구제 개편을 꼭 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고 있어 추동력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 간담회에서 나온 고민거리다.

“공감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과거 직선제 개헌을 얘기할 땐 메시지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혁?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국회의원 뽑는 방식을 바꾸자 등의 표현으로 바꿔보기도 했다.” (간담회 관계자 발언 중)

회의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태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뭔지. 이게 왜 필요한지에 대한 국민 공감이 부족한 상태”라며 선거제도 개혁활동을 전개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정당이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들은 선거제도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여기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일반대중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진 경우는 각 정당의 당원들이라고 생각한다. 정당 내에서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간담회 관계자 발언 중)

야3당의 정당별 적극도도 차이를 보여 어느 정도 동력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있는 모습이라면 가장 앞장서려는 당은 민주평화당이다. “선거제도 개혁은 정동영 대표의 정치권 공약 중 1호이다. 연속 세미나 개최 등 선거제도개혁 붐업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다.”(간담회 관계자 발언 중)

그럼에도 과연 붐업을 일으킬 수 있을까? 당장 국정감사,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들을 앞두고 있다. 여야 간 NLL 공방 재점화부터 심재철 의원이 폭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논란 및 무단열람 진위 논란도 가려야 한다.   

발등에 떨어진 굵직한 이슈들에 비하면 2020 총선을 준비하는 선거제도 개혁 화두는 체감 면에서 확실히 떨어져 보인다. 쉽지만은 않아 보여서일까. 10월 활동을 본격화한다면서도 간담회 내 전반적 온도 역시 미지근한 듯했다.

회의적 분위기 때문인지, 간담회 후반 무렵에는 이런 독려도 나왔다.

“프랑스 혁명은 팸플릿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인사말은 조배숙 전 민주평화당 대표가, 회의 주관은 민주평화당 권오성 민주평화연구원 부원장이, 진행은 정치개혁공동연대 소속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가 맡았다. 

정당에서는 민주평화당 권오성 부원장을 비롯해 이재호 정책실장, 바른미래당 김문훈 전문위원, 정의당 조동진 기획조정팀장, 최기영 민중당 민중정책연구원 부원장, 오태양 우리미래 사무총장, 박정경수 녹색당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시민사회 정치개혁공동연대에서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공동대표 외에도 김희순 참여연대 팀장, 김준우 민변 사무차장, 오경진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조혜민 젠더정치연구소 활동가, 서정호 한국노총 대외협력부 차장,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실무자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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