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칼럼> 정략만 있고 원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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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칼럼> 정략만 있고 원칙은 없다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3.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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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공천 과정을 지켜보며...

최근 한나라당엔 작은 소란이 있었다. 지도부 중에서도 좀처럼 목소리를 높인 적이 없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오는 4월 선거를 맞아 한창 진행 중인 공천 과정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나 최고위원은 선거 열풍이 달아오르고 있는 강원도 현지를 방문해 가진 최고위원회의 도중, "언론에서 연일 당의 공천을 두고 질타를 쏟아내고 있는 것 잘 아실 것이다"고 운을 뗀 뒤 세간에 오가는 분당(을)구에 대한 일면을 소개했다. 

선거구와 관련해 나 최고위원은 언론 등에서 '권력실세 암투 이전투구', '상대정당과의 대결 대신 내부의 경쟁자를 흔드는 이상한 선거'라는 비판을 나열하며, "안타까운 일이 많다"고 푸념을 쏟아냈다. 

이날, 나 최고위원은 자신이 이러한 불만을 드러낸데 대해서도 비교적 분명한 이유를 말했는데 공천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 보니,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예비 후보자들 중에서도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후보가 나오느냐 마느냐는 물론이고, 후보자간 상호 비방과 폭로가 벌어져 선거 분위기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 

그는 "당이 하루속히 원칙대로 공천절차를 진행해야 된다"고 주장하며 불만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당 밖으로 신공항 입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여권 내부로선 좀체 비판을 세우지 않았던 나 최고위원의 이번 주장에 일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안상수 대표는 나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강원도에서는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제지하는 등 잠시 나마 의견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선거와 관련해 각 당이 정당간 공정 경쟁이라는 당초의 원칙을 등한시 한 채 오로지 당선 중심의 정략적 판단으로 흐르고 있는 분석은 비단 여당만의 일은 아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향후 정국 주도권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의 기선을 잡으려는 야권의 공천 역시,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판단을 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이중, 한나라당에서도 문제로 거론된 분당(을)구의 경우, 선거일이 한달여를 넘긴 시점까지 이렇다하게 후보가 결정되지 않는가 하면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의 출마 여부를 두고 역시, 당 안팎에서 신경전을 이어온 바 있다. 

더욱, 이 지역구에는 현행 일부 여권과 야권의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기다리며 피 말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곳. 표심도 여야의 후보가 결정돼 '소중한' 주권을 행사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따라서 그간 여야가 지역구를 놓고 벌여온, 신경전은 당선 가능성만을 두고 벌인 정치게임이라는 시각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가 이른바 '선거 승리'라는 것엔 더 이상 이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역의 선량을 뽑아야 하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권의 최근 행태는 지극히 '정략으로 만 흐른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의 패권이 크게 갈릴 수 있다는 관측에 일면 동의를 표하면서도 선거때면 늘상 반복되는 정치권의 '주판알 튕기기'엔 쓴웃음마저 지어진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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