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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화상②]아프니까 10대다? 어른들의 논리에 '멍드는 미래'
2018년 10월 13일 14:00:50 변상이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청소년들의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있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 꿈 많은 10대, 반항심 가득한 사춘기. 우리가 10대를 바라보는 평균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치열해지는 사교육 전쟁에 ‘꿈 많은 10대’는 커녕 ‘꿈을 꿀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다.

학교 보다는 ‘학원’에 익숙해져야 하며, 공부는 열심히 보다 ‘잘’ 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 즉 4년제 일류 대학에 진학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논리에 청소년들은 지쳐만 간다. <시사오늘>은 대한민국 미래의 일꾼이자 희망인 10대 청소년을 만나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 청소년들의 ‘마음의 병’이 깊어가고 있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 꿈 많은 10대, 반항심 가득한 사춘기. 우리가 10대를 바라보는 평균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치열해지는 사교육 전쟁에 ‘꿈 많은 10대’는 커녕 ‘꿈을 꿀 수도 없는’처지에 놓였다. ⓒ 픽사베이

# 수능을 앞둔 고3 박지연(가명·여) 학생 이야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박지연 양은 영어유치원을 졸업한 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A사립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B사립중학교 졸업, 현재는 C사립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한국에서 고3이라는 타이틀만큼 무거운 짐이 또 있을까.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 ‘앞으로의 3년에 인생이 달려 있다’는 어른들의 지겨운(?) 조언을 수없이 들어왔다. 박 양은 숨막히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그대로 마주하고 있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주말을 제외한 평일 5일 모두 학원을 다녀요. 영어, 수학, 과학 위주에요. 주말에도 마냥 노는 건 아니고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곧잘 해 서울 상위권 대학을 목표를 뒀어요. 부모님은 서울대에 가길 바라시지만 글쎄요. 학교나 학원에서 저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수두룩해요. 모두 잘하는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획일화된 과목으로 성적이 나뉘어지고 원하지 않는 전공을 선택해 대학교를 가야하죠. 예를 들어 저는 패션이나 디자인 쪽에 관심이 있지만 무조건 상위 랭크인 학교에 가려면 다른 인문학적인 과를 가야할 수밖에 없는 성적이에요. 패션 쪽을 전공하려면 여러가지 실기시험도 준비해야 하는데 국영수 위주의 학원만 다니니까 갈 수가 없어요.”

박 양이 꿈꾸는 자신의 미래는 의상 디자이너다. 미술 과목을 통해 기초를 다져 재능을 살리고 싶지만 부모님의 말씀은 자신의 생각과 달랐다.

“부모님은 일단 좋은 대학을 가면 하고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다고 하세요. 아직은 어려서 모를수도 있지만 부모님 말씀에 어느정도 공감은 해요. 꿈은 바뀔 수도 있으니까. 아직 대학을 가보지도 않았고 또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게 공부밖에 없으니 수능을 잘 보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원하는 대학에 못 갈수도 있지만 만약 진학하게 된다면 부모님의 1차 바람은 이뤄진 셈이죠. 근데 제 꿈이 이뤄질지는 모르겠네요.”

확고한 꿈과 미래지향적인 목표보다는 우선 좋은 대학에 가야 행복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 듯 했다. 박 양은 올해 수능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는 나 뿐만의 아닌 고3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며 말을 마쳤다.

# 외로운 중2병에 걸린 백지운(가명·남) 학생 이야기

“내 편은 어디에도 없어요.”

백지운 군은 조부모님과 부모님, 남자 쌍둥이 동생들과 살고 있다. 백 군은 맏아들이라는 무게감과 두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남모르게 안고 있다. 여기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있으니 착한 손주가 되어야 한다는 ‘착한사람 콤플렉스’도 지녔다. 학교에서 친구와의 고민도 깊어간다. 우리집 보다 잘 사는 것 같은 친구의 으름장은 재수없고, 같은 반 이성을 좋아하는 데 말 한번 제대로 붙이지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스럽기도 하다.

“요즘 저는 남들이 말하는 중2병. 사춘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에가면 북적이지만 외로운 느낌이에요. 부모님은 어린 동생 챙기기에 바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제 일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짜증도 늘었고요. 친구들하고 한창 놀고 싶은 나이하고 하지만 전 딱히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한번은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어요. 집과 학교, 두 공간에서 모두 벗어나고 싶어요.”

실제 백 군처럼 학교에서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상담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중학생 1000명과 고등학생 1200명 등 모두 22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8 경기 교육정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5.5%가 ‘학교에민상담을 해본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상담이 부담스럽기 때문(61.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비밀보장이 걱정되기 때문’(13%)이라고 답했으며, ‘상담 방법을 몰라서(7.6%)’와 ‘상담교사가 없어서(5.1%)’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사실 저희 부모님은 공부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주는 편은 아니에요. 아직 중학생이라 그런걸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공부 때문에 힘들진 않아요. 오히려 친구, 이성 관계로 인한 고민이 더 많죠. 그런데 한번은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한테 이성  고민을 털어놨는데, 다음날 같은 반 친구들이 다 알고 놀림거리만 됐어요. 소심한 저는 크게 상처 받았어요. 그래서 활발한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외동인 친구들은 부모님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것 같아 부러워요. 요즘은 방에서 게임하거나 핸드폰 게임하는 게 유일한 낙이에요.” 

전문가들은 백 군의 심리상태를 두고 ‘번아웃증후군’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번아웃증후군은 어떤 일에 의욕적으로 몰두하가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실제 국내 청소년들은 번아웃증후군에 우울증까지 동반하고 있었다.

특히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9세에서 18세까지 청소년의 주요 정신질환 진료인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1만9852명에서 2016년 2만2531명, 2017년 2만5648명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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