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 왓]'잘 나가는' 팔도, 발목잡는 한국야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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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 왓]'잘 나가는' 팔도, 발목잡는 한국야쿠르트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10.16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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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업체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해 투자를 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까.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한 기업 분석 코너 '기업's 왓'을 통해 이에 대해 짚어본다.

팔도, 안정적인 행보·러시아 경제불안 대비해야

▲ 팔도 CI ⓒ 팔도

S- 실적 안정세

팔도의 강점은 최근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한국야쿠르트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팔도는 수년 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팔도는 2012년 252억4797만 원, 2013년 188억9297만 원, 2014년 28억4517만 원 등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영업이익 114억2479만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6년 영업이익 232억673만 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2배 정도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에는 110억4994만 원으로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출시된 반짝 인기 상품 '꼬꼬면'의 판매 부진에 따른 후폭풍을 '비락식혜', '왕뚜껑', '도시락', '불짬뽕' 등 주력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견뎌낸 결과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팔도는 2012년 이후 매년 100억 원 가량을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지출하다가, 흑자전환을 이룬 2015년에는 170억209만 원으로 이를 확대했다. 2016년에도 광고선전비에 174억1286만 원을 썼다.

업계에서는 팔도가 2018년에도 이 같은 실적 안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팔도가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비빔면 시장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데다, 특히 올해에는 이른 무더위와 역대급 폭염으로 비빔면 수요가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W- 발목 잡는 한국야쿠르트

팔도는 한국야쿠르트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업체다. 팔도가 한국야쿠르트 지분 40.83%를 갖고 있으며, 한국야쿠르트그룹 오너가(家)가 지분 100%를 소유해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잘 나가는 팔도의 발목을 잡는 건 바로 이 구조다.

팔도의 지난해 연결당기순이익은 387억6746만 원으로, 전년 대비 37.65% 감소했다. 실질적으로 손에 남은 돈이 줄었다는 의미다. 그 원인은 팔도의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유추할 수 있다.

2016년도 팔도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팔도의 영업외수익은 408억2849만 원인 반면, 영업외비용은 79억673만 원에 그쳤다. 하지만 2017년에는 영업외수익이 279억845만 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외비용은 151억6869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팔도가 지분 40.83%를 보유한 한국야쿠르트의 실적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야쿠르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06%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83.89% 감소했다. 커피전문점 코코부르니, 의료기기업체 큐렉스 등 신사업 실패 영향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한국야쿠르트의 이 같은 실적부진은 지주사인 팔도의 손익에 그대로 반영, 지난해 팔도의 연결재무제표에서 36억5763만 원의 지분법손실을 발생시켰다. 지분법이익은 전년 대비 42.31% 줄었다. 팔도 입장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셈이다.

O- 가정간편식 시장에 도전장

최근 팔도의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지난 9월 팔도는 '팔도비빔밥 산채나물', '팔도비빔밥 진짜짜장'을 출시했다. 팔도비빔밥은 팔도의 메가히트상품인 '팔도비빔면'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이다. 비빔면과 비빔장에 이어 브랜드 확장 차원에서 이번 제품을 기획했다는 게 팔도의 설명이다. 또한 비빔밥 외에 다른 간편식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팔도가 간편식 시장 공략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빔밥은 빙산의 일각이며, 앞으로 팔도의 강점인 비빔장을 활용한 간편식 제품을 연이어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팔도는 주력제품 '비락식혜' 스틱형 제품인 '비락식혜 스틱'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커피믹스처럼 개별 포장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인기를 끌자, 이에 발맞춰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향후 팔도가 한 끼 식사 제품은 물론, 디저트 부분에서도 간편식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국야쿠르트가 간편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9월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을 론칭, 약 20여 종의 밀키트 제품을 판매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1인 가구 트렌드에 맞춰 소포장 과일 제품 사업을 확대 중이다. 팔도도 같은 길을 걸을 공산이 커 보인다.

T- 불안한 러시아 경제

팔도의 가장 큰 매력은 러시아 사업이다. 공시에 따르면 팔도의 러시아 법인 KOYA는 2017년 매출 640억1865만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24.20% 증가한 수치다. 팔도의 또 다른 러시아 법인 도시락루스 역시 전년보다 22.49% 오른 1632억275만 원의 매출을 지난해 기록했다.

특히 '도시락'은 러시아 내 용기면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 내 누적 판매량은 47억 개에 달하며, 일부 러시아인은 라면 자체를 도시락이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최근 러시아 경제 불투명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위기에 이어 미국의 경제제재 영향으로 루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다.

물론, 팔도의 러시아 내 위상을 감안하면 당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루블화 환율이 요동치기 시작하면 수출 환경은 악화되기 마련이다. 장기화될 시 인근 독립국가연합(CIS)이나 동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칠 공산도 크다.

현재 팔도는 러시아 시장을 발판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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