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범 “전쟁 안보에서 환경 안보로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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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범 “전쟁 안보에서 환경 안보로 바뀔 것”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10.17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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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33)>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환경과 정치는 단어만으로도 다소 생소한 연결이었다.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은 16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사실은 처음 해보는 시도"라고 전제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손사래가 무색하게, 환경에 대한 철학적인 부분부터 시작해 정치의 역할까지 점점 깊어지는 이 전 장관의 강의는 강의실을 채운 청중들을 집중시켰다.

▲ "환경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입니다. 우선 자원의 문제, 그 다음은 오염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너무 많이 만들어서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버리는데서 생겨나는게 환경문제인 거죠." ⓒ시사오늘

이 전 장관은 환경문제에 대한 정의로 강연을 시작했다.

"환경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입니다. 우선 자원의 문제, 그 다음은 오염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원을 환경계에서 가져다가 우리 사람들이 생활하는 경제계로 들어왔다가 쓰고, 이제 그 남은 쓰레기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너무 많이 만들어서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버리는데서 생겨나는게 환경문제인 거죠.

환경문제는 사실 인간이 자연이 개입하면서부터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20세기들어서 본격화 됐습니다. 문제를 인식한 선진국들은 1972년 스톡홀름에서 최초의 환경회의를 엽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도 그리 나아지는 건 없었습니다. 그래서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리우 환경회의를 열고, 또 10년 뒤엔 남아공에서 만납니다.

하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항상 성장을 지향해왔기 때문에고, 성장은 그동안 더 많은것을 만들고 더 많은 것을 쓰는 쪽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게다가 20세기 벽두에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20세기 초미의 관심사가 전쟁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된 것도 한 몫 합니다. 군사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시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은 안보에 대한 개념이 전쟁에서 환경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안보가 무엇입니까. 결국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과거 냉전 시절에는 전쟁, 즉 군사적 위협이 가장 큰 생명에 대한 위협이었습니다. 우리는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약간 예외적인 곳이긴 합니다만, 유럽도 그렇고 선진국 대부분은 이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는 상당히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들에게 이제 가장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안보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제가 환경부장관에 있을 땝니다. 1년에 한번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환경부 주재관들이 모이는 회의가 있습니다. 그 때 제가 하나 과제를 내 줬습니다. 지금 주재하는 곳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 이슈를 가지고 오라고 했어요. 그걸 취합해봤더니 크게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기후변화, 물 문제, 화학물질입니다. 결국 다 생명과 관계되는 것 들이에요. 안보 개념이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도 앞으로도 바뀌어야 해요."

이 전 장관은 이어 환경문제에서의 정치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맺었다.

"환경문제는 그런데 결국 갈등으로 귀결되기 쉽습니다. 전 지구적 문제가 있는가 하면, 국가적 문제도 있고 지역적 문제도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해결이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오존층이 파괴되는 걸 막자고 염화불화탄소(CFC) 사용을 줄이자는 국제협약을 만들었어요. 엄청나게 잘 시행됐습니다. 모든 국가들이 나름대로 CFC의 대체재를 준비하고 있었기 떄문입니다. 오존층이 상당히 복구됐어요. 이해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당장 미국만 해도, 공화당이 정권을 잡으면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합니다. 왜냐면 공화당의 주 지지층인 공업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어섭니다.

▲ "그래서 정치가 필요합니다. 정치는 결국 자원을 가장 알맞게 배분하려는 문제와 연결되지 않습니까. 환경문제도 자원의 분배, 책임의 분배와 직결됩니다." ⓒ시사오늘

그래서 정치가 필요합니다. 정치는 결국 자원을 가장 알맞게 배분하려는 문제와 연결되지 않습니까. 환경문제도 자원의 분배, 책임의 분배와 직결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은 그래도 환경부의 위상이 많이 올랐습니다만, 더 올라야 합니다. 얽혀있지 않은 부서가 없기 때문에 환경부장관이 부총리급인 나라도 많습니다. 환경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지금보다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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