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정계개편 발언에…바른미래당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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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정계개편 발언에…바른미래당 ´흔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0.17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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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發 통합 군불에 손학규 조직정비 나섰지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올 정기국회 및 예산 심사가 끝나면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바른미래당 중심으로 합리적 진보 개혁보수 통합을 외치지만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및 전원책 조강특위원은 보수통합론을 외치며 바른미래당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바른미래당 중진의원들에게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갈 사람은 가라. 한국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불쾌한 시선을 내비쳤다. 그렇지만 다당제에 유리한 선거제도 개혁이 당 장 안 되면 한국당행을 고민하는 인사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평화당은 바른미래 당 내 보수인사들이 한국당으로 가고 호남 출신의 개혁인사들은 추후 민주평화당과 합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지역위원장 선 출에 열을 올리며 조직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계개편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과연 잘 될지도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미래당의 미래 어떻게 될까.ⓒ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조그만 배가 이제 막 항해를 시작했다. 얼마 안 가 바다가 출렁였다. 배도 흔들린다. 작은 배일수록 더욱 그렇다. 바른미래당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발 정계개편 발언에 흔들림도 가파른 듯 보인다.

1. 한국당으로의 합류?…‘고민 되네’

A
나는 바른정당 출신이다. 자유한국당으로의 합류? 하기 나름에 달렸다. 얼마만큼 진정성 있고, 깊이 있게. 그리고 폭넓게 개혁을 하느냐. 모든 실마리의 초점은 한국당에 있다. 현재로서 좋은 그림은 한국당이 해체된 후 새로 재편‧통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졌다. 애국당 태극기 부대까지 끌어안겠다는 것 아닌가.

바른정당 만든 사람들이 왜 새누리당에서 나왔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막았던 사람들. 말이 안 통하는 골수 친박들. 그분들이 바뀌지 않고 온전히 있는데, 함께하라는 건가. 그분들과 얼마만큼 선을 그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것이 당 개혁 여부의 척도가 될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바른정당 출신들은 그 지점을 고민하고 있다.

B
나는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인사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 한국당으로의 합류? 크게 보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은 맞다. 손학규 대표는 통합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이런 말 없지 않나? 그러나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몇 가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애국당 태극기 부대가 난제이긴 하다. 그러나  완전한 장애물은 아니다.

더 큰 것은 지분싸움에 있다. 어떤 역할을 줄 것인가. 거래의 대상이 관건이다. 합류 가시화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전일 것으로 짐작한다. 전대는 당권 공천권이 걸려있다. 세 모으기 과정이 펼쳐질 거다. 친박은 조원진 의원을 끌어오려 한다. 김무성 의원 등 비박은 유승민 의원 등이 필요하다. 유승민 의원이 결정하면 일부 빼고 따라갈 것으로 본다. 하태경‧지상욱‧정운천‧오신환 의원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특이점은 지상욱 의원이다. 한국당으로의 합류. 지상욱 의원은 반대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등 내홍도 겪었는데…. 의아스럽다는 말들이 많다.

C
나도 바른정당 출신이다. 한국당으로의 합류? 모든 것은 가변적이다. 여러 당이 있고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결국 상황에 따라 합류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때문에 한국당이 어느 정도의 쇄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나도 그렇게 본다.

위 내용은 17일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관계자와 소식통 A,B,C로부터 들은 얘기를 풀어 본거다. 여기에 보태 얼마 전부터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 행을 놓고 심사숙고 중이라는 설도 파다했다. 유 의원은 관련 설에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은 안 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실에 전화해 봐도 “아는 것이 없다”는 답만 들려올 뿐이다. 그러나 “고심 중이 맞다”는 얘기도 주변으로부터 전해져왔다.

민주평화당은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눈치다. “바른미래당내 보수 인사들이 한국당으로 가면 남은 호남출신의 개혁인사들은 평화당으로 합류하지 않겠나.”(최근 <시사오늘>대화에서의 평화당 원내 인사 발언 중)

반면 “호사가들의 말”이라며 일축하는 견해도 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같은 날(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바른정당 출신들이 한국당 합류를 고민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호사가들이 하는 얘기다”며 “실제로 뭐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한국당 또한 지금까지 크게 진지한 제안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더욱이 전원책 조강특위원이 그런 (통합)얘기를 할 수 있는 위치인가 하는 데 의문이 있다”고 언급했다.

▲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 조직정비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위원장 참여율 저조 등 힘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출범한지 50일 됐을 뿐이다" "집을 짓고 있는 중"이라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한국당발 정계개편 군불 속 손학규 대표로서는 조직 내 고삐를 쥐는 데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시사오늘

2. 당의 전망?…지역단위 움직임은 ‘글쎄’

합류 가닥이든, 아니든 일련의 흐름을 손학규 대표가 모를 리 없다. 그래서인지 강하게 나가는 모습이다. “갈 사람은 가라”, “한국당은 없어져야 할 적폐당”이라고 핏대를 올렸다. 고삐를 단단히 쥐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적으로 인적쇄신, 조직정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임 후 지역위원장 모집에 있어 역량강화를 내세웠다. 휴대폰위원장은 뽑지 않겠다, 자신의 지역구 인구의 0.1%이상의 책임당원을 모집해야 한다, 10년 이상의 경력에 대한 포트폴리오 제출, 능력 시험 등. 난이도를 대폭 높였다. 2020총선 후보의 질적 자질을 높이기 위한 고안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17일 기준 20명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은 지난달 17일 지역위원장 모집공고를 냈다. 오늘(17일)로 한 달이 지났다. 마감은 10월 31일까지다. 전국 253개 지역구위원장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신청자 수 20명이라니. 당원 40만 명, 이중 책임당원 4만 명 규모로 볼 때 초라한 수치다. 중간 성적이 썩 좋지 못하다.

문턱이 높아서일까? 지지율이 낮아서일까? 아니면 정계개편을 앞두고 한국당과의 합류 여부 등 문제로 갈등하는 후보들이 많아서일까?

이 같은 물음에 “셋 다 참여율 저조의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당 조직국 설명이다.

김병기 조직국장을 만나 물으니 “마감 날인 31일 돼봐야 안다”며 “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까지는 저희들이 요구하는 스펙, 기준을 묻는 문의가 엄청 많았다. 현역의원들도 국정감사 이후 신청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흥하는 곳으로 사람이 오기 마련이다. 당의 비전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가 지역단위조직의 움직임이다. 당장 지역위원장 참여율이 미비한 것으로 볼 때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는다는 것. 바른미래당의 현주소라는 지적이다.

▲ 바른미래당이 17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책연구원을 통합하는 '바른미래정책연구원'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를 가졌다. 각각의 연구원이 있어온지 8개월 만이라 의미가 깊다. 이 자리에서 손학규 대표는 "양당 통합의 진정한 완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에는 갈길이 멀다는 전망도 있다. ⓒ시사오늘

3. 정체성도?…‘글쎄’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정체성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문제 등 엇박자를 내기 일쑤였다. 동서화합 간 문제보단 합리적 진보, 개혁적보수 간 노선 갈등이 문제였다. 좌우라는 반대 개념의 뿌리를 가진 인사들이 중간지점에서 만나 물리적 결합을 이뤘지만 이질감을 좁히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다.

이는 당 정책연구소 통합이 지지부진했던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앞서 국민의당에서 만든 국민의당정책연구원, 바른정당에서 만든 바른정책연구소는 바른미래당이 출범한 후에도 8개월 간 각각으로 있어왔다.

뒤늦게나마 통합 물꼬를 트긴 텄다. 이날(17일)로 두 연구원은 통합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여의도 당사에서 가졌다. 홍경준 연구원장을 새로 선임, 바른미래정책연구원 창립 총회를 가진 것이다. 하지만 주요 발기인 구성원을 보면 기울어진 듯 한 모양새다. 최영기 박사 등 국민의당 연구소인 국민정책연구원 출신은 정책연구원 이사로 있어도 바른정책연구소 출신 명단은 들어가 있지 않았다. 바른정당 출신의 오신환 사무총장이 이사로 참석하긴 했다. 일부 바른정책연구원 인사들도 창립을 축하했다. “이제야 진정한 통합의 완성”이라는 손학규 대표의 자평도 들렸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 면에서 보면 어딘지 부족해보였다는 견해다.

“아직은 모른다.”

그럼에도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당직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물이 끓으려면 100도가 돼야 한다. 그 전까지 물은 조용하다.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듯 바른미래당도 두고 봐야 한다.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과거 안철수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나와 광야에서 깃발을 꽂았을 때다. 단숨에 전국 지지율이 26~27%를 기록했다. 호남은 더 높았다. 아무도 예측을 못했던 일이었다. 바른미래당의 앞일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바닥처럼 보이고 붕괴된 것처럼 보이지만 손학규호는 50일 정도밖에 안 됐다. 집을 짓고 있고, 뼈대를 구축하는 중이다. 섣부른 판단은 시기상조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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