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노무현을 누가 신(神)으로 만드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인간 노무현을 누가 신(神)으로 만드나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10.22 16:32
  • 댓글 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반노(反盧) 몰이와 숙청
박근혜를 만든 것은 '박정희 우상화'임을 기억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지난 5월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추모관을 찾은 시민이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노(무현) 전 대통령 돌아가실 때의 상황에 대한 분노와 황망함은 잊을 수 없습니다. 저도 친노니까요. 그래도 이성적이어야 했고 그래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시다시피, 분위기가 좀 다르죠. 말 한번 잘못하면 역모죄입니다. 뭐든 과하면 안되는데…"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가 20일 기자에게 조심스레 들려준 이야기다. 일각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넘어, '반노몰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그는 수 차례 자신도 '뿌리부터 친노'임을 강조했다. 이 인사가 하고 있는 우려의 근간은 무엇일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을 일부 빌자면, 지금은 '노무현 없는 노무현의 시대'다. 노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뛰어넘어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대선을 앞둔 2017년 4월 4일,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통령은 그의 친구이자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런데 왜 여권 내부에서도 앞서 말한 '반노몰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걸까.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프라인도 그렇고, 온라인 분위기가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면 마치 '반노 숙청'"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인사는 타깃이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혜경궁 김씨' 사건은 한 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등을 비방한 SNS 계정이 이 지사의 부인이라는 의혹이 골자다. 이는 순식간에 노무현을 따라 인권변호사가 된 친노인사이자, '전투형 노무현'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던 이 지사를 '숙청'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최근 몇몇 유명 팟캐스트 운영자를 비롯한 '과거의 아군'들도 예외 없이 적폐의 딱지가 붙었다.

기자도 과거 이 지사와 관련된 기사(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920 )을 썼을 때 상당한 수준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심지어 누군가는 이 지사와 기자가 어떤 사이냐고 묻기까지 했다. 당연히 완벽에 가까운 무관계다. 기사는 이 지사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기자도 '반노' 리스트 귀퉁이에 나도 모르게 이름을 올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이러한 '반노몰이'의 죄목은 노 전 대통령의 정신에 대한 훼손이라지만, 그가 상징하는 시대정신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를 거듭하다 본질을 분실한 왜곡된 상징이 마지막에 도달하는 곳은 우상화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랬다. '한국 경제발전의 화신'으로 우상화되면서 군부독재와 인권탄압이라는 과(過)는 상당부분 묻히고 추종자들이 양산됐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그 향수를 일부 딛고 세워졌으며, 처절하게 몰락했다.

물론 당장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명백한 현황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지만 징후가 포착됐다면 경계해야 하는게 아닐까. 이 기자수첩이 그러한 예방주사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이어야 하는 것은 인간 노무현의 정신과 메시지지, 그를 초인(超人)의 경지에 올려 누군가를 가름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촛불혁명을 이뤄냈고 지금의 태극기부대를 바라보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 이라면, 확실히 고민해볼 만한 문제다.

니체의 <선악을 넘어서>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다시 한 번 인용한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진우 2018-10-22 20:23:50
왜 이재명을 쉴드치려면 이딴 기사를 쓰는걸까?언론이라면 이재명에 대해서 현미경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정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이용해먹는 기사 정말 환멸난다 전과4범 이재명을 위해서라면 비상식에 눈 감는구나

논점 흐리기 2018-10-22 20:01:15
"우리팀이고 한편이라도 잘못은 잘못입니다.우리가 우리에게 관대해지는 순간,국민은 또 다시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2017년 3월 15일, 문재인캠프 인사논란때 이재명이 쓴 트윗입니다.이재명이 하면 일침이고, 이재명이 아닌 사람이 하면 반노숙청입니까? 기자 맞아요?

두부찌게 2018-10-22 20:01:01
기자양반 하나만 묻자 인권변호사는 정말 말그대로 엄혹했던 군사정권시절에 유린당하는 인권을 지키기위해서 싸웠던 사람들인데. 이재명이 정말 그런 역할을 했나?
만약에 그런 행보를 해왔다면 구체적으로 어떤사건이 있어고 누구를 변론했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 기사로 써봐. 내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그를 지지해야할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그러면 난 혜경궁김씨,조폭연류,욕설과 전과기록 이런거 다 덮고 지지할께.

얼마면 돼?? 2018-10-22 21:39:17
하다 하다 이런 해괴망측한 글을 다 보게 되네.노통 입에 올려대며 돈벌고 정치하려는 못된것들에 대해 기사를 써야지. 기자가 싸고도는 그 자는 자그마치 사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게 몇건인데? 당신같은 언론들이 괴수를 만들어주는 괴물이야.

공부 좀 하세요 2018-10-22 19:56:07
기사 쓴 기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박그네랑 비교하는 저 두뇌.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우상화시키는 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신성시하는 거다. 시민들의 각성! 좌우상관없이 모든 기득권과 비민주적 행위에 저항하는 정신! 권위주의의 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