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CEO] 스타벅스 이석구, 실적·트렌드 이끄는 파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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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CEO] 스타벅스 이석구, 실적·트렌드 이끄는 파격 행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10.23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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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가 혁신을 넘어 파격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며 회사 실적은 물론, 커피프랜차이즈 시장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형적인 삼성맨 출신 CEO로 통한다. 1975년 삼성물산 경리과에 입사하며 '파란 피'를 수혈한 그는 1994년 삼성물산 기획관리실 이사, 1997년 삼성코닝 기획팀 이사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삼성그룹에 몸을 담았고, 이후에도 삼성으로부터 분리된 신세계그룹에서 신세계이마트 지원본부 부사장,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파란 피로 가득 찼던 그가 '초록색'으로 물든 건 2007년, 당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대표이사를 3차례나 교체할 정도로 국내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고, 신세계는 조선호텔에서 5년 간 일하며 전문경영인 역량이 검증된 이 대표를 구원투수로 임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절반씩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더 종로점 앞에서 열린 1회용컵 전용 수거함 설치 기념식에 참석한 이석구 스타벅스 대표이사 ⓒ 뉴시스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 대표는 출발부터 파격이었다. 조선호텔 대표로 있을 때 '도어맨'으로 나서며 고객들의 표정을 읽었던 것처럼, 그는 일주일에 2~3번씩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 앞치마를 입고 직접 커피를 내리며 소비자를 응대했다. 임직원과의 소통도 확대했다. 또한 필요하면 언제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의 지휘 아래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매출은 1000억 원대에서 2000억 원대로 올라섰다.

이 대표의 파격 행보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건 2010년대 들어서다.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고급화 전략보다 우선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순차입금을 1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하며 점포 확대에 집중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은 2010년 327곳에서 2013년 500개로 증가했다. 급기야 이 대표는 2013년부터 매년 100여 곳에 신규 출점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파격적인 물량공세였다.

공격적인 전략은 주효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앞선 기간 동안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매출은 2010년 2421억 원, 2011년 2981억 원, 2012년 3909억 원, 2013년 4821억 원으로 급증했다. 3년 만에 매출이 2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이후 이 대표는 물량공세를 지속하면서 또 다른 파격을 꾀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4년 5월 세계 최초 스마트 주문 시스템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음료를 주문·결제하는 시스템으로, 그 성과가 뛰어나 미국 본사에 역수출됐다. 세계 최초 '콜 마이 네임' 서비스 도입, 국내 최초 '커뮤니티 스토어' 개점 등을 추진해 감성경영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트렌드를 이끈 셈이다.

2014년을 기점으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매출은 매년 평균 25% 가량 증가했고, 2016년 매출 1조 원 클럽에 입성, 이 대표가 취임한지 10년 만인 2017년에는 영업이익 1000억 원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1000억 원에 육박했던 차입금을 수십억 원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매장 수는 1200개에 이른다. 또한 트렌드를 주도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고객감동브랜드지수(K-CSBI) 커피전문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원투수가 터줏대감이 된 것이다.

실적과 트렌드를 함께 견인하는 이 대표의 파격 행보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종이빨대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 기조에 발을 맞춤과 동시에,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현금 없는 매장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결제문화가 시장에 뿌리내리는 데에 힘쓰고 있다.

물론, 이 대표의 파격적인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 건물에 1000호점을 오픈해 오너 특혜 논란이 일었던 사안으로 대표되는 재벌대기업 리스크, 미국 뉴욕보다 많은 서울 스타벅스 매장 수라는 비판을 받는 등 계속되는 골목상권 침해 우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증인 선정이 철회된 배경 등 장애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혁신을 넘어 파격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며 실적·트렌드를 견인하는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앞으로도 또 다른 파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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