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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근로장애인 최저임금 정부에서 책임져야”
천리 길 상경집회에 참석한 지인
2018년 10월 25일 09:20:02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지방 소도시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는 지인이 얼마 전 서울에서 규탄집회를 열기 위해 상경한다는 카톡 문자를 보내왔다. 평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지인이 무슨 일로 상경해 집회를 하는 것일까?

지인이 천리 길을 마다않고 집회에 참석할 정도로 무슨 큰일이 생겼나 했더니, 지인을 행동하게 만든 것은 요즘 사회적 이슈가 돼 있는 최저임금이었다. 근로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을 주도록 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기 위한 집회에 참석하려는  것이었다. 

지인은 “세계 어느 나라도 복지시설에 최저임금을 책임지우고 주도록 강요하는 나라는 없다”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근로장애인의 소득보장을 재활시설에 떠넘기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또 “직업재활시설의 모든 종사자들은 근로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훈련장애인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직업재활시설은 생산활동이 어려운 복지시설이며 수익금은 5년째 감소하는 등 운영이 한계에 다다라 폐쇄 위기에 놓여 있는데도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기업에 취업하기 어려운 장애우들에게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근로사업장 61곳, 보호작업장 565곳, 직업적응훈련시설 13곳 등 전국에 639곳이 운영되고 있다.

최저임금법에는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와 고용주가 책임을 차등화해 최저임금 미달금액에 대해 고용보조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또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도 보충급여제 도입을 통한 최저임금 보장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나 보건복지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의 경우 오히려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않는 시설장을 범법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휴가 때 가끔 지인이 운영하는 직업재활시설을 방문하는데, 그곳은 말 그대로 사회복지시설로 돈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는 아니었다. 여러 장애우들이 만드는 제품은 고가의 물품이 아니라 단순 작업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었다. 여기서 많은 소득이 발생할 수는 없어 보였다. 몸이 불편해 일반 기업체에 취업하기 힘든 장애우들이 직업재활시설에서 일을 하며 자활의 힘을 키워가고 있는 모습이 든든해 보였다.

지인에 따르면 평소 장애우들에게 월급을 적게 준다고 담당 공무원이 닦달을 많이 한다고 한다. 지인이 운영하는 직업재활시설에는 현재 장애우 20명이 함께하고 있는데, 한 달 순수익이 5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근로장애인 3명의 월급을 주면 맞는 금액이라고 한다.

정부에서 직업재활시설의 실상을 고려해 적절한 방안을 모색해줬으면 좋겠다. 정부에서 져야 할 책임을 재활시설에 전가해 축 처진 지인의 어깨를 더 아프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경집회를 마치자마자 다시 천리 길 일터로 발길로 돌려야 하는 지인의 뒷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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