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와 특별재판부] 권력집단의 견제는 가능할까
[공수처와 특별재판부] 권력집단의 견제는 가능할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10.2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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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vs. 사법권 침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특별재판부 설치가 최근 정치권의 핫 이슈로 부상했다. 사법부의 의혹을 사법부가 자체적으로는 공정하게 담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취지다. 그런데 비슷한 배경을 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수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상태다. 적폐청산에 무서운 속도를 냈던 문재인 정부라서 더 의아하다. 특별재판부 설치가 가능할까 한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특별재판부 설치가 최근 정치권의 핫 이슈로 부상했다. 사법농단 의혹을 사법부가 자체적으로는 공정하게 담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취지다. 그런데 비슷한 배경을 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수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상태다. 적폐청산에 무서운 속도를 냈던 문재인 정부라서 더 의아하다.

특별재판부, 합리적 의심 vs. 사법권 침해

특별재판부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다. 조 수석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사법농단' 사건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 소속 법관 중 동 사건의 피의자 또는 피해자가 여럿 있다"면서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법농단' 사건의 용의자, 피의자 또는 피해자인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에 기초해 한국당 제외 여야 4당이 전격 합의한 사법농단 특별재판부법 도입은 입법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법원에 대한 수사를 법원에 맡기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회에서도 이미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의 공조하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팔을 걷어붙였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특별재판부 설치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공정한 재판"이라면서 "사법농단으로 수사를 받은 판사가 최소 80명인데 그 중 대부분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소속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앞서 지난 9월 이미 특별재판부 설치법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 따르면, 특별재판부는 대한변호사 협회 등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추천위원회가 판사들 중 2배수를 추천하고 이 중 대법원장이 골라서 임명케 된다.

사법부와 야권 일부에선 이같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사법권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주장이 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전례가 없고, 독립성 훼손된다는 우려를 밝혔다. 안 처장은 29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특별재판부는 전례가 없는 일이고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부세력에 의해 재판부 구성이 이뤄진다면 사법부독립이 훼손될)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특별재판부 설치에 반발하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혁명을 할 것이 아니라면 삼권분립의 정신을 지키며 그 틀 안에서 할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고, 김성태 원내대표도 같은 날 " 초헌법적 발상이자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견차는 결국 좁혀지지 않았다. 원내교섭단체인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정례회동을 가졌으나 진전이 없었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사법부 농단사태가 적당한 봉합으로 넘어가면 (사법부는)영영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판사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자정과 문제 해결엔 동의하지만, 외부에서 개입한 선례를 남기는 것은 우려된다"면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남길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적미적' 공수처는 어디로 갈까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1호였다. 공수처는 공직자 및 대통령 친인척의 범죄행위를 상시적으로 수사·기소할 수 있는 독립기관이다. 국회의원과 검사,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 등이 대상이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하고도 반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당의 반발도 이유지만 민주당도 최소한 지금까진 총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당 내에서도 공수처와 관련된 이견(異見)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공수처 설치는 법안 제출기록을 기준으로 해도 무려 9번이나 시도된 바 있다. 그러나 번번이 무산됐다. 수사범위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거나, 검찰의 반발과 정쟁 등으로 무산됐다.

이번 20대 국회에서의 공수처 법안발의 배경 역시 검찰 고위직 출신인 진경준·우병우 등의 비리 문제에서 촉발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공수처의)조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느냐 마느냐 가지고 당내 여러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당 사법개혁특위가 출범했으니 진전을 기대해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야권 정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와 통화에서 "공수처란 게 급하게 아무렇게나 설치만하면 이게 '마스터키'처럼 검찰이 개혁되는게 아니다"라면서 "야권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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