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글로벌 특수강 전초기지’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을 가다
[르포] ‘글로벌 특수강 전초기지’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을 가다
  • 군산=장대한 기자
  • 승인 2018.10.3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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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군산/장대한 기자)

▲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 ⓒ 세아베스틸

국내 특수강 시장 내 절반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세아베스틸이 '대한민국 특수강 리딩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 특수강 리더'라는 원대한 포부 아래 순항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발판에는 단연 6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우수한 기술·품질 경쟁력이 뒷받침되고 있기에 가능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25일 찾은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쉴 새없이 돌아가는 기계 설비들과 전기로, 갓 주조돼 나온 특수강 제품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거렸다. 최근 군산이라는 도시가 대기업들의 사업장 철수로 인해 황량해졌다고 하지만 이 곳의 열기야말로 아직 이 도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생명의 온기로 다가왔다.

이날 가장 먼저 방문한 단조공장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1만3000톤 프레스기가 눈길을 끌었다. 세아베스틸의 대형 단조 부문 사업은 매출의 5% 비중에 그치지만 경쟁력만큼은 글로벌 회사들과 견줘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10년 대형 단조제품 생산을 위해 들인 이 설비에서는 마침 선박에 들어갈 프로펠러 샤프트의 단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단조란 쉽게 말해 대장장이가 한 손의 집게로 가열된 쇳덩이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망치로 두들기며 소재의 조밀도를 높여주는 과정이다.

▲ 1만3000톤 대형단조프레스의 모습. ⓒ 세아베스틸

이같은 원리로 해당 프레스기 역시 140톤의 시뻘건 금속덩이인 잉곳을 '매니퓰레이터'라 불리는 로봇팔로 잡아 서서히 돌려주는 한편 위에 나있는 프레스로 눌러 제품을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나갔다. 이때 잉곳은 1250도로 달아져 있어야 단조가 가능하고, 열이 800도까지 식으며 재가열을 통해 다시 단조에 들어간다.

나병우 생산관리팀 팀장은 "단조 설비는 조종실 내 오퍼레이터로 불리는 작업자가 조이스틱을 통해 조종하며 단조를 치는 데, 이러한 이유에서 작업 능숙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또한 중간 중간 잉곳 표면에 묻어나오는 찌꺼기들을 에어로 불어줘야 품질 확보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조공장에서는 주로 중장비 브레이커와 선박 동력 계통에 들어가는 부품, 풍력 발전 설비, 원전 핵폐기봉 등 높은 내구성을 요하는 제품들을 주로 생산한다"며 "지금 작업을 하고 있는 선박 프로펠러 새프트도 가공을 거쳐 한달 후 납품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세아베스틸의 메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강 제조 공정을 살펴보기 위해 제1제강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00톤 전기로 3기와 150톤 전기로 1기를 보유한 이 곳에서는 100톤 전기로 1호기가 가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꼬챙이처럼 생긴 3개의 전극봉이 전기로에 담겨지면 그 안에 있는 철스크랩에 전기가 가해지게 되고 밑에서는 산소가 투입, 용접하는 원리로 아킹을 시작해 쇳물을 만들어냈다.

▲ 제강공장 내 100톤 전기로 1호기가 가동되는 모습 ⓒ 세아베스틸

이 과정에서는 굉음과 함께 철 스크랩에서 나오는 시커먼 분진들이 발생하는 데 마스크와 보호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서는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매캐했다. 때문에 세아베스틸은 전기로 집진 설비를 통해 먼지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따금 바닥에 산재한 먼지를 쓸어담기 위해 지게차 사이즈의 청소 차량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생산된 쇳물은 래들에 담겨 후속공정인 로외 정련과 탈가스 공정을 거쳐 청정도를 확보하게 되며, 연속주조기를 지나 블룸, 빌렛 등의 반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이후 수요 사이즈에 따라 대형압연과 소형압연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반제품들은 압연기를 통과하며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져 환봉으로 탈바꿈된다.

김창문 생산관리팀(특수강) 팀장은 "특히 소형압연기는 지름이 1.6cm에 불과한 제품도 만들어 낸다"며 "때문에 해당 공정에서 재가열된 제품의 온도가 식으면 안되는 것은 물론 한 번에 빨리 지나가면서도 표면이 균일해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생산된 특수강 제품들은 자동차의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에 쓰이게 되며, 건설·기계를 비롯해 조선 등 전 산업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이용된다. 특히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사업 부문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인 215만 톤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특수강 시장 점유율도 46.8%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군산공장 내 위치한 세아베스틸 기술연구소의 전경 ⓒ 세아베스틸

다만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과 더불어 수요산업 침체, 보호무역주의 등의 변수가 뒤따르고 있는 만큼 현실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확고히 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글로벌 판매 목표치였던 41만 톤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0년까지 50만 톤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날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왕성도 기술연구소 고객기술지원센터장 상무는 "세아베스틸은 국내 시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지난 5~6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선제적으로 대응 노력을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가 현재 업황이 좋은 글로벌 기계시장 내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부분들이라 할 수 있고, 과거 글로벌 특수강 시장에 중국산이 낮은 단가로 진입해 우리가 확보했던 동남아 시장을 빼앗아갔지만, 현재는 중국이 가격을 높여 경쟁력을 잃고 있어 그 시장을 되찾고 있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왕 상무는 올해 글로벌 판매 예상치가 연말 기준 45-46만톤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어 2020년 50만 톤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왕 상무는 "글로벌 시장은 무한경쟁 체제이기에 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수출이 쉽지 않다"며 "다만 이를 잘 알기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무장하고자 새로운 제품개발, 서비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한 레벨업 등을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결국 이것이 모두 합쳐져 세아베스틸만의 글로벌 경쟁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아베스틸은 현재 내마모강, 무결함 봉강 등의 6대 특화제품의 개발을 마치고, 현재 고객사와 테스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 판매 증가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글로벌 시장 내 좋은 평가를 얻게 되면 기존 제품의 판매가 수월해지는 효과도 기대된다"며 "또한 내년 하반기께는 적어도 각 제품별로 약 300톤 수준의 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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