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5대 건설사의 5色 전략…외형 줄이고 내실 쌓고
스크롤 이동 상태바
'호실적' 5대 건설사의 5色 전략…외형 줄이고 내실 쌓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10.31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5대 건설사들이 불투명한 대내외 환경 속에도 올해 3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다. 외형을 줄이는 대신 실속을 챙기는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각 업체마다 세부적인 방침은 상이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감독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8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8240억 원, 영업이익 2040억 원(잠정치)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3% 증가한 수치다.

대우건설도 비슷한 흐름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9% 줄은 2조7285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8.6% 오른 191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15.3%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4.0% 더 챙기면서 내실을 쌓았다.

다음달 1일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는 대림산업 역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가량 하락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소폭(2~3%) 감소할 전망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견해다.

GS건설은 예외다. 올해 3분기 매출 3조1970억 원, 영업이익 2340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4%, 229.6% 성장했다.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성적표다.

▲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 각 사(社) CI

5대 건설사들이 이처럼 호(好)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보수적인 전략이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라앉은 국내 주택시장, 녹록지 않은 해외시장 분위기에서 5대 건설사들 모두 도전 대신 실속을 꾀한 것이다. 업체별로 서로 다른 세부방침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일부 대형 프로젝트 종료로 매출은 줄었지만 최근 수년 간 선별수주한 수익성이 높은 국내외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된 점이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또한 안정적으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그룹 일감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물산(全 사업부문)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3조14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9%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중동 등 해외에서 대량 발생한 손실이 반영돼 시장 컨센서스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결과적으로 영업외 수지가 개선,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아울러, 내부적인 경쟁력 제고로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이 판매비와관리비(이하 판관비)에서 개발비 명목으로 지출한 비용은 504억1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7% 늘었다. 임직원 복리후생비도 5.89% 올랐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는 70% 가량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주택건축사업과 베트남 개발사업 매출 비중을 늘리고 해외부문 원가율 개선에 집중한 게 호실적을 달성하는 데에 주효했다. 재매각 실패의 원인이었던 해외 플랜트사업에는 힘을 아꼈다.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 수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견해다. 이에 대우건설은 현재 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를 위한 신규 프로젝트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8월 싱가포르 보건부로부터 종합병원 신축 공사를 수주한 게 대표적인 예다.

GS건설은 한때 장기적인 침체를 겪었으나 수익성에 기반을 둔 선별 수주와 경쟁력 우위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의 결실을 최근 보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취약점으로 꼽혔던 부채비율이 25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201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세부방침으로는 지난해 수주전 출혈 논란, 올해 부실시공 논란으로 금이 간 브랜드 이미지를 재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게 눈에 띈다. 공시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에 83억3200만 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26.7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임직원 복리후생비와 기술개발비는 각각 1.33%, 12.50% 감소했다. 현대건설과 대조를 이룬다.

대림산업은 아직 3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해 플랜트 수주 부진과 하반기 주택매출 감소로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건축과 토목 부문의 원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영업이익 감소폭을 최대한 줄였다는 평가다.

대림산업의 세부방침은 대우건설과 비슷한 눈치다.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간 만큼, 여건이 어려워도 해외로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림산업은 지난 23일 약 1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