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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CEO] 휠라그룹 윤윤수, 성공신화 일군 '생존의 절실함'
2018년 11월 02일 15:28:17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휠라(FILA)의 본고장이자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이탈리아에서, 밀라노 패션위크를 통해 휠라의 브랜드 비전과 도전적 행보를 전 세계에 소개하게 돼 뜻깊다. 이번 패션위크 참가가 앞으로 휠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도록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지난달 23일 2019 봄·여름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윤윤수 휠라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에서 시작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브랜드 탄생 이후 처음으로 참가하는 패션위크로 밀라노를 선택했다. 집 나갔던 자식의 금의환향에 밀라노가 들썩였다. 휠라의 화려한 귀환의 중심에는 윤 회장이 있었다.

휠라의 화려함과는 달리, 윤 회장은 화려함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매 순간이 생존의 절실함이었다. 1945년 태어난 지 100일 만에 어머니가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났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버지마저 폐암으로 여의며 졸지에 고아가 됐다. 양친을 모두 병환으로 잃었기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고 의사가 되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풀리는 일이 하나 없었다. 재수 끝에 서울대 치의예학과에 들어갔으나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었던 윤 회장은 휴학계를 내고 삼수에 돌입했다. 그 결과, 서울대 의대에 지원했지만 낙방했고,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로 몸을 옮겨야 했다. 외무고시를 봤지만 연거푸 떨어졌다. 1974년 남들이 사회의 기반을 닦는다는 이립의 나이에 그는 대학을 겨우 졸업했다. 요즘 말로 '흙수저'의 삶이었다.

흙수저인 윤 회장이 성공신화를 일군 건 그에게 남들과 다른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생존의 절실함 앞에서 절대 도피하지 않았다. 어렵게 사회에 나온 윤 회장이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건 카투사로 3년 간 군 복무를 하면서 배운 영어. 그는 어학능력를 활용해 해운공사(한진해운), 미국 유통업체 JC페니 한국지사 등에서 근무하며 무역·유통인으로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윤 회장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건 1981년 신발제조 전문업체인 화승이 그를 수출담당 이사로 스카우트하면서다. 화승에서 본격적으로 수출업에 눈을 뜬 윤 회장은 회사를 키우기 위해 ET인형 수출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는 저작권 문제에 걸려, 되레 화승에 80만 달러 규모의 손해를 안겼다. 1984년 40대 가장이 백수가 됐다.

   
▲ 윤윤수 휠라그룹 회장 ⓒ 뉴시스

윤 회장은 또 생존의 절실함이라는 거대한 벽과 직면했다. 아는 후배가 운영하는 예식장에서 잠시 일을 돕기도 했지만, 가족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삶을 개선하느냐, 마느냐 기로 앞에서 그는 종합무역상사 대운무역를 차려 다시 수출업에 뛰어들었다. 거대한 벽을 정면돌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평범한 샐러리맨이 CEO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CEO가 된 윤 회장은 화승에서 수출담당 이사로 있을 당시 미국 출장길에서 본 휠라라는 브랜드를 기억해 냈다. 휠라 브랜드를 의류가 아닌 신발에 붙여 수출하면 잘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휠라 라이선스를 가진 호머 알티스를 설득해 한국에서 만든 신발에 휠라 상표를 붙여 미국에 판매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윤 회장이 신발 수출로 1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자, 휠라 본사는 1991년 그에게 휠라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윤 회장의 지휘 아래 휠라코리아는 1992년 매출 150억 원으로 출발해 2000년에는 매출 1470억 원을 달성했다. 10년도 되지 않아 매출을 10배로 늘리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처럼 휠라코리아가 승승장구할 때 정작 휠라 본사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 전 세계 27개 휠라 지사 중 휠라코리아만 계속 흑자를 내고 있을 정도였고, 휠라 본사는 매각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본사가 없어지면 휠라코리아도 위험하다고 판단한 윤 회장은 다시 한 번 생존의 절실함 앞에서 도전적인 결정을 내린다.

휠라코리아는 2001년 휠라 미국 지사, 미국 투자회사 등과 합작해 휠라 본사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휠라코리아가 써낸 인수 금액은 경쟁사들에 비해 낮았으나, 윤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2003년 휠라코리아는 휠라 본사의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이어 2007년 윤 회장은 글로벌 휠라 브랜드 사업권도 확보했다.

윤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휠라 본사 인수효과로 2010년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달성한 휠라코리아는 이듬해 7월 미래에셋 등 FI들과 골프용품업계 세계 1위 아쿠쉬네트 인수에 나섰다.

아쿠쉬네트 인수는 이후 휠라코리아의 실적이 하락세에 들어갔음을 감안하면 윤 회장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휠라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1년 다시 900억 원대로, 2015년에는 805억 원으로 떨어졌다. 1333억 원 규모의 순손실도 봤다.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118억 원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휠라코리아는 2017년 영업이익 2174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전년 대비 무려 1741% 증가했다. 이는 휠라코리아가 2016년 12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아쿠쉬네트홀딩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효과였다. 어쩌면 매 순간 생존의 절실함을 마주하면서 진화한 윤 회장의 촉이 발동된 결과일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도 휠라코리아의 좋은 흐름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2018년 상반기 휠라코리아는 매출 1조4670억 원, 영업이익 2005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5%, 영업이익은 53.7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배 이상 늘었다.

윤 회장은 최근 장남 윤근창씨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근창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윤근창 사장은 생존의 절실함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고, 카이스트를 졸업한 후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인 삼성에 입사한 인사다.

생존의 절실함으로 성공신화를 일군 윤윤수 휠라그룹 회장, 이제는 아들의 든든한 조력자로 물러난 가운데 그가 윤근창 사장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지, 그리고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들어간 휠라코리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식음료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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