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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오세훈법 유효기간 끝나…노회찬법 통과돼야”
원내·원외 차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 커…통과 기다리는 ‘노회찬법’
2018년 11월 08일 19:58:23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2004년 통과된 일명 ‘오세훈법’은 우리나라 정치적 투명성을 높인 법으로 평가받는다. ⓒ뉴시스

2004년 통과된 일명 ‘오세훈법’은 우리나라 정치적 투명성을 높인 법으로 평가받는다. 오세훈법은 2002년 이른바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등 3법을 한데 묶어 이르는 말이다. 이 법은 불법정치자금 모금의 통로로 지목된 지구당을 폐지하고,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행위를 금지하며, 개인 후원을 통해서만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오세훈법은 당시 정치권에 만연해 있던 금권선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빛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그늘이 있는 법.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해 쌓아올린 벽은 미처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정치자금을 옭아매면서,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만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역(국회의원)들은 번듯하게 사무실 차려놓고 활동을 하는데, 우리(원외 당협위원장)는 현수막도 하나 못 걸게 하니까 경쟁이 안 된다. 이런 시스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유력 당권 주자에게) 줄 대는 것밖에 더 있겠나.”

경기도 지역의 한 야당 원외위원장이 지난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들려준 이야기다. 현행법상 현역 국회의원은 지역사무소를 차릴 수 있고, 언제든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지역민들에게 의정활동 성과를 보고할 수도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이 가능한 셈이다.

반면 원외위원장은 지역사무소를 둘 수 없고, 정치후원금은 선거 120일 전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에만 받을 수 있다. 게다가 후원금 상한액도 현역 국회의원(연간 3억 원)의 절반(연간 1억5000만 원)밖에 안 된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정치 신인들이 등장하기 어려워졌고, 그마저도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됐다.

“지금 시스템은 정말 웃긴 시스템이다. 돈 있으면 합법이고 돈 없으면 불법이다. 생각해 봐라. 돈 못 받게 하려고 지구당을 없앴는데, 현실적으로 지역구 관리는 해야 하니까 지역구마다 당협위원장은 있다. 조직도 있고. 그런데 조직 운영을 위해서 후원금을 받는 건 또 불법이다. 이러면 현역들이나 돈 있는 사람들만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려면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이러면 결국 ‘그놈이 그놈’ 되는 거다.”

이런 이유로 현재 국회에는 ‘노회찬법(정치자금법·정당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노회찬법의 골자는 지구당 제도를 부활시키고, 원외 정치인도 연간 5000만 원까지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대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자금 사용 내역은 7일 이내에 공개하도록 했다. 법안뿐만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개특위 회의에 지구당 부활과 후원회 설치를 허용하자는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보고하기도 했다.

다만 노회찬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 국회 때마다 지구당 부활을 핵심으로 하는 정당법 개정안이 논의돼 왔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노회찬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지난달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자금법 개정은) 현역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제도라 법안이 올라와도 그냥 방치되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앞선 원외위원장 역시 “현역들 입장에서는 경쟁자를 키워주는 법안인데 쉽게 통과를 시켜 주려고 하겠나”라며 “원외위원장들끼리 힘을 모아서 건의도 해보고 했지만 계속 검토만 하다 끝났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돈 선거’ 부활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부담이다. 지구당 폐지 자체가 금권선거를 막겠다는 취지였던 만큼, 지구당 부활 주장은 자칫 ‘과거로 돌아가자’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제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도 선거를 해봤으니 원외위원장들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도 “하지만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정치인이 지구당 부활을 들고 나오기 어려운 현실적 걱정이 있다. 단순히 유불리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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