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이낙연·임종석 ‘대망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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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이낙연·임종석 ‘대망론’ 가능할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1.11 20: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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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망론 레토릭에 불과할수도
영남 패권론 넘어서는 해법 제시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최근 오랜만에 ‘호남 대망론’에 불씨를 피우는 이들이 등장했다. 갈수록 관심을 얻고 있는 인물이 ‘이낙연‧임종석’이다. 지난 6일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0월 월간 정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낙연 총리는 범진보 차기 대권주자선호지지율 선두를 달렸다. 2달째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경우도 나날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을 넘어선 DJ라는 걸출한 인물을 제외하면 영남 패권의 대통령 역사는 계속돼왔다. 이런 가운데 과연 호남 대망론은 가능할까?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지적 속에 호남 대망론이 가능하기 위한 방법도 동시 모색해본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운데로 좌 임종석 비서실장, 우 이낙연 국무총리.ⓒ뉴시스

먼저 기자의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힌다. 정치 어법에서 ‘절대’ 같은, 단정 짓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쓰자면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영남 패권이 있는 한 그렇다는 얘기다.

YS(김영삼)와 DJ(김대중) 이후 모두 다 영남 대통령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YS는 영남, DJ는 호남이다. 그러나 이들이 대통령이 된 것은 영남이어서도 호남이어서도 아니다. 수십 년 간 민주화 세력을 이끈 지도자.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이 뿌리이자 걸어온 길의 정점에 대통령이 된 이유가 있었다. 지역으로 분류하기에는 논외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엔 그들의 이뤄놓은 가치가 너무 아깝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모두 영남 출신의 대통령이었다. 여기에는 독재대 반독재, 진보대 보수 같은 대립구도는 해당사항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통일적으로 한 방향으로 귀결됐다. ‘영남.’ 그만큼 ‘영남 정치의 이니셔티브(주도권)’는 강했다. 이는 곧 영남 반대편에서는 대통령이 나오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연결된다. 이낙연 임종석 얘기를 시작했으니 호남을 생각해 봄직하다. 그동안 호남은 정치 한 축인 진보개혁진영의 거대한 지지기반임에도 대통령은 영남에 넘겨줘야 했다.

그마저 명맥을 유지하던 개혁 진영의 정치 주도권마저 영남 것이 됐다는 씁쓸한 진단도 들린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얼마 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진보개혁진영의 정치 이니셔티브는 호남에서 영남으로 넘어갔다”고 평했다. “현재의 호남 정치는 변방화, 주변화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진보개혁진영의 정치 이니셔티브는 대구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집권세력들 내부에서도 호남 주체성은 약화되고 말았다는 반추였다.

이 같은 호남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에 패한 정동영 현 민주평화당 대표다. 17대 대선에서 민주당(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출마한 정 후보는 한나라당의 이 후보한테 압도적인 표차로 참패했다.

‘이명박 48.7% vs 정동영 26.1%’ 무려 22.6%차다. 그만큼 역대 민주주의 선거 결과 가장 큰 격차로 전멸하다시피 한 것은 정 후보가 유일했을 정도다. 

1992년 14대 대선 때 민자당 김영삼 후보는 전국득표율 42.0%로 민주당 김대중 후보(33.8%)보다 8.2%앞서 당선됐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40.3%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8.7%)를 2.1% 따돌리며 대통령이 됐다. 2002년 16대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48.9%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6.6%)보다 2.3% 더 많이 받아 이겼다.

2012년 18대 대선 때는 어땠나. 새누리당(현 한국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51.6%, 48.0%로 3.6%격차로 승패가 갈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특수성 아래 펼쳐진 2017년 19대 대선 때는 삼파전의 강중중 구도로 나뉘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무난한 승리로 가닥 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41.1%에 이어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24.0%, 3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21.4% 순으로 나온 것이다.

이미 대권후보부터 여야 막론하고 영남인물로 내세움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노무현‧이명박‧박근혜’처럼 단박에 된 경우 말고는 모두 재수를 거듭해 당선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YS는 재수 끝에 당선됐고, DJ 경우는 4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 대통령도 두 번째 도전해 대통령이 됐다.

이 모두가 한 번 출마해 떨어졌더라도 세력을 확보했으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세를 불릴수록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까닭에서다. 하물며 끝내 대권을 거머쥐지 못한 이회창 후보의 경우도 삼수까지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쌓아놓은 세를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한 번 패한 이후 다시는 대권후보가 되지 못했다. 일말의 세마저 형성되지 못했다. 가장 주된 이유는 하나, 호남 출신의 후보여서다. 그가 어마어마한 격차로 진 것은 같은 진영의 영남 표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영남패권론’인 셈이다.

‘정동영 학습효과’ 이후 민주당은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모두 영남 출신 후보 찾기에 집중해 왔다. 문 대통령 역시 ‘노무현의 친구’ 이전에 영남이었기에 주목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리틀 노무현 김두관’, ‘새 정치 열망으로 시작된 안철수’ ‘기득권 타파의 사이다 발언 이재명’ ‘지역주의와 싸워 이긴 김부겸’ ‘서울시장 삼선의 박원순’ 등 그간 민주당이 주목해 온 유력 대권주자 모두 영남이었다.  

그런데 최근 오랜만에 ‘호남 대망론’에 불씨를 피우는 이들이 등장했다. ‘이낙연‧임종석‧송영길’ 등이 범진보 차기 대권주자선호도 조사에서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갈수록 관심을 얻고 있는 인물이 ‘이낙연‧임종석’이다.

지난 6일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0월 월간 정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낙연 총리는 범진보 차기 대권주자선호지지율 선두를 달렸다. 전달 대비 2.7%p 오른 18.9%로 2달째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경우도 나날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3.3%로 7위에 그쳤지만 ‘자기 정치’ 도마에 오르면서까지 ‘임종석=대권’ 이미지가 어필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호남 대망론’은 가능할까? 그러기에는 ‘이낙연‧임종석 대망론’은 정치적 수사,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앞선 ‘정동영 학습효과’처럼 호남주자로는 어림없는 정치지형상의 한계가 여전히 건재한 탓이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전제 조건이 있다면 ‘호남 대망론’임에도 가능하다는 전망 또한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사회적 공감대다. 우리나라는 왜 영남 사람만 대통령이 되나? 라는 문제제기. 이에 대한 전 국민 여론이 형성된다면 민주당도, 한국당도 영남 외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한편으로는 ‘비욘드(beyond) 김대중’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은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호남은 현대사에 미치는 정치적 상징성이 굉장히 강한 지역이지만, 영남보다 인구수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대통령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전처럼 지역구도 영향이 큰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김대중만한 특별한 인물이 없어서가 가장 주된 요인이다. 비욘드 김대중 같은 정치인을 호남이 못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나오는 여론조사는 아무 의미 없다”며 “대통령 후보가 가시화되는 것은 보통 선거가 있는 해의 일 년 전부터이지만 그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역대로 선거가 있는해 신년 여론조사에서 1등한 주자들을 보면 박찬종 이회창 고건 안철수 반기문 등이었지만 그중 누구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금은 지역구도 보다는 세대구도가 더 강한 변수로 작용하는 듯하다”며 “호남주자들도 그렇지만 현 대권주자 중 젊은 세대들에게 열광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없다”고 읍소했다. “70년대 김영삼‧김대중 당시 대중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드는 젊은이들의 열광은 대단했다”며 “그러나 요즘 유튜브 등을 보더라도 이삼사십대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김 부회장은 “그럼에도 안 나올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인물은 꼭 출현하기 마련”이라며 “고로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인물은 다 아니다”라고 전했다. 결국 (이낙연‧임종석을 둘러싼)호남 대망론 역시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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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8-11-12 09:41:48
정동영이가 호남이어서 안 됐다는 건 과도한 분석이다. 그럼 그 때 정동영 대신 김두관이 나왔으면 됐나? 대선의 승패는 최종적으로는 시대상황, 비전제시, 인물론으로 나는 것이지 지역이 아니다. 이 기사는 정동영이에게 나는 잘 난 인물인데 호남이어서 안 됐다는 핑계거리만 제공할 뿐이다. 정동영 뿐만 아니라 호남 무능 정치인들의 핑계.

김영우 2018-11-12 07:27:58
이걸 기사라고 쓰고 있냐~~~

오분석 2018-11-12 06:15:51
한심한 분석 정후보의 득표윤이 왜그렇게 나왔는지 잘모르는군 물론 지역영향도 있었겠지만 그이면을 잘모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