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수민족 토가족의 '뇌차' 풍미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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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수민족 토가족의 '뇌차' 풍미에 빠지다
  •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18.11.13 10:4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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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의 茶-say> 땅콩, 깨 등 곡물과 견과류 갈아 만들어 영양 만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장마같은 가을비가 종일 내리고 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의 힘에 못 이겨 힘겹게 매달려있던 황금빛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길가에 수북하게 쌓인다.

이 비 그치고 나면 기온은 더 떨이질 것이고, 집집마다 서둘러서 겨울 준비를 위한 김장을 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매년 그랬듯이 아이처럼 흰 눈과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며 한겨울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한국의 사계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외국에 나가서 보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상해에 머물던 시절 필자 역시 가을이면 유난히 고국이 그리웠었다.

그래서일까.

귀국 후 매해 가을이면 필자는 남산으로 달려가 왕돈까스도 먹고 예쁘게 물든 단풍도 주워온다. 주워 온 단풍은 책 사이에 끼워 말리고 코팅해서 책갈피를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며 행복을 느낀다.

손꼽아 기다리는 필자만의 가을 행사인 것이다. 그러나 유난히 바쁘게 보낸 올해 가을 필자는 단풍을 느껴볼 여유를 갖지 못했다.

우리나라 가을은 각 지역별로 많은 축제들이 열리고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들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필자 역시 봄, 가을이면 차 관련 축제에 행사요원으로 참여하곤 한다. 

▲ 중국 토가족 뇌차 체험 부스 모습 ⓒ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마지막 가을을 보내며 지난주엔 익산 차 축제에서 중국 소수민족 차 체험 부스 행사 요원으로 참여했다.

중국은 지역이 넓고 광대해 55개의 소수 민족들이 존재하고 각자 독특한 차 문화 풍습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 중에서도 가을 풍경으로 유명한 호남성 장가계 부근의 소수민족인 토가족의 뇌차(擂茶) 체험 부스에 참여 했다.

그들은 영양가 있는 땅콩, 깨, 콩, 곡물과 견과류를 갈아서 차와 같이 끓여 귀한 손님 접대용으로 또는 영양식으로 수시로 음용한다. 계절에 따라 감초나 생강, 귤껍질 등의 재료에 소금과 설탕으로 여름에는 차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건강 음료로 마신다.

차는 약용으로 시작해서 식용으로, 지금은 기호음료로 마신다. 그 옛날 소수 민족들은 차를 이용해 보건 목적의 약용과 간식 대용의 식용에서 접대용으로까지 활용했던 것 같다. 특히 뇌차는 만드는 과정에서 풍기는 고소한 향으로 인해 입맛을 자극한다. 

▲ 뇌차 재료(왼쪽 사진)와 차 제조 모습 ⓒ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소수 민족들의 생활에서 차는 여러 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건강 음료였던 것이다. 여름에 미숫가루를 냉차로 마시거나 바쁜 현대인들에게 아침 대용으로 마시는 선식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단지 그들은 물대신 차를 끓이거나 우려서 음용했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고 본다.

옷은 두꺼워지고 몸은 점점 움츠러드는 겨울이 코앞이다. 따뜻하고 영양가 있는 차 한 잔으로 혼자 또는 가족의 건강을 챙겨 보는 건 어떨까. 

그 한 잔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 필자가 장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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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2018-11-13 19:39:32
저도 상해에 있을때는 흔하게 보이차를 마셨는데 한국에오니 늘 커피를~
옛날생각에 차를 마셔봅니다^^~~

정현순 2018-11-14 10:01:14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따뜻한 차를
정성스럽게 끓여 마셔봅니다
차의 색

김상민 2018-11-13 16:43:21
기사잘읽었습니다. 차 너무좋아요.
커피보다 우리몸에 맞는차를 먹는게 좋은거 같습니다~~^^

성지은 2018-11-13 17:09:19
글이 술술 잘 읽히네요.
찬바람부는 가을날 저도 따듯한 차한잔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