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음지로 들어간 오리온…기자실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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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음지로 들어간 오리온…기자실 폐쇄
  • 이상준 기자
  • 승인 2011.04.0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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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비자금 의혹에 '쉬쉬'로 일관

▲ 오리온은 최근 기자실을 폐쇄해 기자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뉴시스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이 최근 기자실을 폐쇄해 출입기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오리온측은 이에 대해 “쾌적한 기자실을 개방하기 위한 잠정 조치이며, 추후 다시 개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거짓’이라는 게 출입기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상황파악을 해보면, 지난달 22일 검찰이 지분 편법 취득과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오리온 서울 용산 본사와 8~9개의 계열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이날 기자실에 있던 출입기자가 압수수색 과정을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고, 압수수색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신문·방송사의 검찰출입 기자들이 속속 오리온 기자실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는 게 불편했던지 오리온은 내부 검토 끝에 급기야 ‘기자실 폐쇄’라는 극단조치를 취했다.

오리온의 이 같은 처사에 대해 인터넷 매체 K기자는 “기자실은 기자들의 일터이기 이전에 국민의 알권리를 담보하는 최소한의 공간인데, 이를 폐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자 대기업의 도리가 아니다”며 반발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지난 2006년 계열사였던 온미디어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구입한 뒤 온미디어 지분을 취득하고 다시 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BW를 일부러 낮게 책정해 거액의 시세차액을 거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회사 소유의 부동산을 헐값으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측은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오리온은 이에 대해 떳떳이 밝히고, 만약 사실이라면 ‘죄값’을 받고 사죄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기자실 폐쇄까지 단행하며 ‘쉬쉬’하는 것은 50년 전통의 대기업이 할 도리는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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