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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노웅래·전희경으로 보는 YS 서거 3주기
한국당 자체 추모, 계파 진영 가리지 않고 참석
바른미래당은 거리 두며…현충원 행사로 ´발길´
2018년 11월 22일 10:11:09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자유한국당은 2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 김영삼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을 통해 "보수우파의 적통정당으로서 김영삼 대통령님께서 9선 국회의원 야당 총재 여당 총재 14대 대통령을 역임하시며 대한민국에 남기신 개혁정치와 통합정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깊이 되새기며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등 참석자들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영상을 시청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주최로 故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이 있었다. 인파를 가득 메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현장. "날 감금할 수는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을, 마음을 전두환이가 뺏지는 못해.” 1985년 가택연금 시절 등 YS 생애를 압축한 영상이 흘러나왔을 때 숙연함이 감돌았다. 눈시울을 붉히는 정치인들도 여럿 됐다.

추모식 중간중간 노웅래 의원에게 시선이 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 의원 말고도 상도동계 출신의 박재호 의원을 비롯해 이원욱, 권미혁 의원이 참석했다. 노 의원은 행사 내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실상 시작부터 편할 리 없는 자리였다. 표정에도 경직이 어렸다. 내내 굳어 보였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이다. 이유는 개회사부터 쏟아진 문재인 정부를 겨눈 강도 높은 ‘말·말·말’ 때문인 것으로 짐작됐다.

집권 여당에 대한 십자포화의 포문은 국회의장을 지낸 한국당의 박관용 상임고문이 열었다.

“자유민주주의는 언제나 지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정권은 헌법 4조의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 속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2년 전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을 여러분은 기억할 것이다. ‘보수를 촛불로 태워버리자’는 구호가 있는가 하면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으로 가겠다’ 이런 구호들이 공공연하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항하는 세력은 많지 않았다. 우리는 그 치욕스러운 현장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인 이승만이는 반공주의자이기 때문에 찾아가서 인사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 사람, 누군지 여러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이 나라가 어떻게, 어떤 고난 속에서 자라온 대한민국인데 이렇게 폄훼하고, 헌법을 개정하고, 연방제를 추구하는 이게 잘못 가고 있는 정권에 대해서 오늘 우리는 다 같이 규탄하자.”

“자유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께서 운영하시고 싸우고 길러왔던 과거 민주당의 후신이다. 자유한국당이 그 뿌리를 찾아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오늘의 모습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전열을 정비하고, 이 정부가 가고 있는 잘못된 길을 비판하고 규탄하고 싸우는 야당의 모습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 전 의장의 발언 수위는 높았다. 자칫 YS 서거 3주기라는 본래의 의미보다 이념과 정쟁 국면으로 치닫는 데 활용되지 않을까, 걱정됐을 정도라는 일각의 우려도 들려왔다.

하지만 여세를 몰듯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비판에 가세했다. “나는 이 정권이 끝까지 개혁을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기득권 세력이 된 노조세력, 시민단체 권력, 운동권 세력들에게 포획이 되어서 이 개혁의 발걸음을 더욱 더 느리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두가 민주당 소속의 노 의원으로서는 듣기 ‘곤란한’ 얘기들이었다. 때문에 호기심도 일었다. 성의표시만 남기고 자리를 뜨는 정치인들의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반대편 당 소속이면서도 진중한 자세로 끝까지 추모식에 임한 점이 인상에 남은 이유에서다.

마침 노 의원 앞쪽으로 한국당 상임고문인 이재오 전 의원이 보였다. 이 전 의원과 노 의원은 담임과 학생으로 30여 년 간 인연을 이어온 사제 관계다. 스승의 부탁, 그래서 온 것일까. 아니면 YS와 관계된 어떤 인연 때문일까.

그러나 노 의원실 측은 이 같은 궁금증에 지난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특별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 상임위원장으로서 여러 행사 초대와 함께 많은 축사를 하신다”며 “YS 서거3주기 행사도 일정 공지를 보시고 시간이 돼 다녀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엔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추모식 중앙 무대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앉은 와중에도 시종일관 집중력 있게 행사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평소 전 의원은 국정교과서 찬성, 자유시장 경제 수호에 앞장선 모습이 어필돼 보수의 여전사로 불리고 있다. “주사파가 청와대 장악” 등 센 발언을 쏟아내 극우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돼 왔다.

그는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때 태극기 집회에 나가 '탄핵 반대'를 외친 바 있다. 故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9주기 때는 “대한민국에 새겨진 그의 헌신에 감사하다”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특정 계파로 나뉘는 것에 전 의원실 측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근 전 의원실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자유주의자, 시장경제주의자의 가치와 이상을 일관되게 지켜가는 것일 뿐”이라고 한 바 있다. 그 외의 이미지는 외부에서 씌운 프레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의원 앞쪽으로는 주요 내외빈이 대거 자리하고 있었다. 김병준·김성태·박관용 공동추진위원장부터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등이 맨 첫줄에 앉았다. 김봉조 민주동지회장, 문민정부 정책기획수석을 지낸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도 시야에 들어왔다. 김무성 의원, 이인제 의원, 이성헌 전 의원 등 상도동계 정치인은 물론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실무를 주도한 김용태 사무총장, 나경원, 정진석, 심재철, 김재원, 김영우, 김선동, 윤종필, 정유섭, 유기준, 조경태, 김세연, 이진복, 여상규, 김광림, 추경호, 임이자, 김정재, 이채익, 김순례, 홍철호, 강석호, 박덕흠, 최병길, 김승희 의원 등 다수의 한국당 현역의원이 YS서거 3주기 추모위원으로 동석했다. 대한민국 헌정회도 추모식을 빛냈다.

앞서 노웅래 의원, 전희경 의원이 보여주듯 전반적으로 계파와 진영, 노선을 가리지 않은 면면이었다. 탄핵 찬성파 반대파든, 비박 친박 성향이든, 한국당 민주당이든 아우름이 있었다.

이는 반독재와 민주주의, 군정 종식을 이루고 개혁을 주도한 YS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식을 균형감 있게 만드는 데 의미를 더했다. 물론 친박 핵심 인사인 윤상현 정우택 김진태 의원 등이 불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긴 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당 통합 여부가 여전히 관심인 가운데 한국당 자체 행사에 참석할 경우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 있어 거리를 둔 모습이다.

대신 바른미래당은 YS 정신 계승 여부를 놓고 22일 국립현충원에서 공식 추모식에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손학규 당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21일 최고위에서 “자유한국당에서 3주기 추도식을 가졌다는데, 한국당에서 따로 추도식을 왜 가졌는지 모르겠다”며 “(22일은) 故 김영삼 대통령의 서거 3주기이다. 국립현충원에서 오후 2시에 추도식과 묘소 참배식이 있다. 우리 당 지도부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같이 참석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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