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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분양원가 공개로 집값 잡을 수 있나?
2018년 11월 29일 09:31:09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작은삼촌은 젊은 나이에 건축업으로 성공을 했다. 시내 좋은 위치의 땅을 사서 그곳에 집을 지어 팔았다. ‘내가 살 집’이라는 생각으로 자재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제값 들여 시공을 했다. 화장실 바닥의 물 빠짐까지 신경 쓸 정도로 정성을 들여 집을 지었다.

삼촌이 제값 들여 지은 주택은 자연히 호평을 받았고, 높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었다. 집을 산 사람은 만족해했고 “삼촌이 집을 꼼꼼하게 잘 짓는다”는 소문은 퍼져 나갔다. 삼촌은 이후 단독주택 2, 3채를 한꺼번에 짓는 데서 나아가 아파트 시공까지 사업을 확대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작은삼촌이 했던 것처럼 건설사는 집을 지어 고객들에게 팔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내 또 다른 집을 지어 판다. 건축 과정에는 각 기업의 경영전략이 녹아 있다. 이를 밝히라는 것은 기업 비밀을 공유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가 노무현 정부 시절 폐지됐던 분양원가 공개 카드를 다시 빼들었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공공택지에 공급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기존 12개인 분양원가 항목에서 더 세분화한 62개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기로 했다. 심지어 도배 비용까지 공개되는데, 시장경제 논리에 어긋난다는 반발도 나온다.

분양원가 공개는 ‘잘못된 처방’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분양원가를 공개해봐야 건설사 이윤만 줄어들 뿐 주택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원가를 밝히라는 건 휴대폰의 부품별 가격을 모두 공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아예 집을 짓지 말라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분양원가 공개는 한 없이 올라가는 집값을 잡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공공택지는 분양상한제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어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민간택지 공급 주택도 정부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를 받아야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기에, 사실상 정부가 전반적으로 분양가를 쥐고 있는 셈이다. 

주택가격을 잡으려면 분양원가 공개보다는 토지 공급비용을 낮추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가는 토지비와 건축비, 간접비용, 마진 등을 감안해 산정되는데, 이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땅값이다.   

건설사의 주택담당 임원은 “분양가 상승의 원인은 치솟는 땅값”이라며 “정부가 땅을 비싸게 팔아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게 해놓고, 이제 그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분양가에서 땅값과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년 전에는 3대 7이었지만, 지금은 6대 4 수준으로 뒤바뀌었다”고 주장한다.

건축으로 성공한 작은삼촌은 “위치 좋은 곳의 땅을 사고 비용을 절감해 이익을 남기는 것이 경쟁력인데, 그걸 마치 불법으로 이익을 남기는 것처럼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금과 같은 규제 아래에서는 좋은 집을 지어 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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