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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양극화 해소·남북평화·균형발전이 정치 목표˝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39)>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2018년 11월 29일 17:12:17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자고 선거에 나섰다가 떨어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때 출마는, 참여정부에서 이야기했던 가치는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못했을 지라도 그 가치를 실천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게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시사오늘

문재인 정권이 열릴 당시 상당히 많이 언급됐던 단어 중 '3철'이 있다. 전해철·이호철·양정철 이 세 사람이 정권의 '숨은 실세'라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들이 '숨은 실세'가 아님을 증명했다.

하지만 '숨은 실세'가 아니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이미 입지전적 인물이다. 전 의원이 걸어온 길은 이목을 모을 만 하고, 그간 쌓아온 정치 내공은 깊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27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에서, 전 의원은 '한국정치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그 내공을 잠깐 선보였다.

전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뿌리를 설명하면서 강연의 서두를 열었다.

"제가 목포 출신으로 마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지역감정이란 걸 온몸으로 겪었죠. 대학 와서도 친구들이 지역적으로 반반이었습니다. 호남향우회도 가고, 영남향우회도 가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1993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법무법인에서 모시게 됐는데, 그 때 지역감정을 해소해야 한다, 지역구도를 타파해야 한다며 온몸을 던지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러다 2002년에 노 전 대통령이 대선 경선을 치를 때, 전 법률지원단이라는 걸 약 변호사 150분 정도와 함께 구성해서 운영하게 됐죠. 그 인연으로 참여정부에서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을 했습니다. 제가 민정수석했을 때 당시 43세였고, 전임 수석이 바로 문재인대통령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문 대통령은 그 때 어땠냐고 많이 질문을 합니다. 문 대통령은 제가 민정수석 할 때는 비서실장이셨습니다. 문 대통령에 대해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하나는 절대로 사적 모임을 안 나가셨다는 겁니다. 동창회, 동문회를 사적인 연결고리가 생긴다며 안 가셨어요. 다음은 엄청나게 정책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건데, 비서실·안보실·정책실 이 3실에서 올라오는 모든 보고서에 일일이 코멘트를 다셨습니다. 정책을 궤뚫는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다 2007년, 참여정부가 끝나기 2개월 정도 앞두고서는 정말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잘못했는지 국민들에게 물어보자'며 참평포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자고 선거에 나섰다가 떨어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때 출마는, 참여정부에서 이야기했던 가치는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못했을 지라도 그 가치를 실천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게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한국정치의 나아갈 길을 참여정부의 가치 세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현재 제가 왜 정치를 하느냐, 정치의 가치를 어디 두냐에 대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꼭 실천해야 하는 가치에 대해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대한민국의 불평등, 양극화가 너무 심각해서 해소해야 한다는 겁니다. 통계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상위 10%가 전체 부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소득 집중도를 보여줍니다. OECD국가들 중 미국이 가장 극심해서 47%라고 하지만, 아시아권에선 우리가 당연히 가장 높고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젭니다.

예를 들어 강남 부동산이 일년에 3억, 4억씩 오른다고 왜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할까요. 강남에 집도 없고 가서 살 마음이 없는데도 왜 그럴까요. 지금은 내가 안산에 살지만, 필요하면 서울에서도 살고 강남에서도 살고 해야 하는데, 3억이라는 돈은 월 300만 원 씩 저금해도 10년 정도가 걸립니다. 월 300만 원 저금이 쉽습니까. 여기서 오는 상실감과 점점 커지는 격차가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고, 결국은 대한민국이 모두가 공평한 나라로 가는데 상당한 지장을 줄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제도적 장치가 있습니다. 결국 정치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이 불평등 문제를 조금은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남북 평화문제입니다. 참여정부에서도 많은 시도를 했었습니다만, 지난 1월을 돌이켜보십시오. 평창올림픽이 제대로 될까하는 물음표가 많았습니다. 결국 역대 가장 많은 국가와 정부가 참여하는 올림픽이 됐습니다. 아직 비핵화가 요원해보인다 하더라도, 올 1월에 비하면 한반도에 정말 긴장이 많이 완화된겁니다. DMZ의 GP철수도 대단한 일입니다. 저도 2사단 출신인데, 과거 GP가 얼마나 위험한 취급을 받았는지를 생각하면 상당한 한 걸음입니다. 남북철도도 연내 잘 풀릴 여지가 많지 않습니까. 철도와 도로 역시 엄청난 교류의 상징입니다.

 제가 지난 10월 4일 평양에 갔을 때, 지난 2002년에 갔을 때보다 너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민둥산이 푸르게 변했고, 평양시내에 30층, 40층짜리 고층 건물이 수 십개가 됐습니다. 그 8~90%가 3년 내에 지어진 거랍니다.

모습보다도 사람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성권 위원장이 '냉면이 목구멍에 넘어갑네까'발언을 해서 논란이 됐는데, 다 분위기가 훨씬 편해져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저한테도 "전해철 선생, 언제 전면에 나섭니까?"라고 물어봤습니다. 제가 황당해서 "네?"라고 되물었더니, "남한에선 '3철'이 실세라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지 않습네까"라고 말했습니다. 정보 '업데이트'가 늦은 거죠, 남측에선 실세가 아닌거 다 알지 않습니까. 하하. 핵심은 그런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편해졌다는 겁니다.

마지막은 균형발전과 분권입니다. 대한민국은 수도권,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울경기 다 합치면 2200만명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는 건데, 지나친 집중이 돼 있는 상탭니다. 게다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2 입니다. 그러니 늘 중앙정부에 사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죠. 재정·입법·행정 자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정치인들이 해야 할 노력은, 중앙정부에 사정을 잘 해서 될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 정당한 나의 권한이고 권리임을 주장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분권을 통해 시·도에서 할 수 있는 건 시·도에서 해야 합니다. 시·도에서 못 하는 걸 중앙정부에 요청해야 합니다. 이를 법적으로는 보충성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프랑스는 헌법에 아예 명시해 놨습니다. '우선적으로 가장 낮은 단위의 행정단위에서 행정을 실시한다'고 한 다음, 다 쓰고 나서 못 하는걸 시로, 시도 못하는걸 정부에 올려야 시민들이 체감하는 행정·생활정치가 가능합니다. 가장 일선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필요한 것을 알 고 있습니다. 지역에 다리를 건설하는 것을 지역 사람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에 상당한 수준으로 적시돼있었습니다만, 통과는 못 했죠. 궁극적으로는 헌법을 바꿔야 할 겁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맺었다.

"제가 이렇게 중요한 가치들을 이야기 하면서, 막상 국회가면 싸움박질만 하고 있느냐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정치권의 숙제입니다. 여야가 서로 상대방이 '틀린'게 아니라 '다른'것이라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저도 법사위 간사 시절에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국정감사기간에 밥도 따로 먹습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선 저는 결국 협치입니다. 아주 본질적인 차이가 아니면 충분히 양보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과거 대연정이 실패했을 때 가장 괴로워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회의 갈등을 국회로 안고와서 해소해야 하는 게 정치 아닐까요. 문제를 제도권에 수렴해서 풀기 위한 게 정치인데, 훨씬 더 갈등을 양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정치권이 진정한 협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과거 대연정이 실패했을 때 가장 괴로워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회의 갈등을 국회로 안고와서 해소해야 하는 게 정치 아닐까요. 문제를 제도권에 수렴해서 풀기 위한 게 정치인데, 훨씬 더 갈등을 양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정치권이 진정한 협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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