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사위' 안용찬 부회장 떠나는 제주항공, 득일까 실일까
'애경 사위' 안용찬 부회장 떠나는 제주항공, 득일까 실일까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12.0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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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오너일가 영향력 강화되나…제주도 관계개선 기대감도
‘가교 없어진’ 이석주 체재 무게감↓…경영 성과 부담 가중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지난 1월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제주항공 창립13주년 기념식에서 안용찬 대표이사 부회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 제주항공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회사 출범 초기부터 동고동락해 온 수장을 잃게 된 제주항공으로서는 '벙어리 냉가슴 앓는' 분위기 속 경영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는 아쉬운 상황을 맞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안용찬 부회장이 스스로 계획했던 은퇴 시기에 맞춰 올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부회장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안 부회장이 애경그룹 오너 경영 체제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녀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과 결혼해 오너가에 발을 들인 이래 제주항공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지만, 장 회장의 삼남으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애경그룹은 이미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채향석 총괄부회장을 후계자로 굳힌 상황에서 안 부회장은 조력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안 부회장은 34년간의 직장생활 중 23년을 대표이사로 일하면서도 그룹 지주사 AK홀딩스 지분은 일절 보유하지 않았음은 이를 방증한다.

자신이 일궈놓은 제주항공의 보유 주식조차 15만6000주(0.59%) 뿐이라는 점 역시 사실상 애경 그룹의 경영 승계와는 거리를 둔 전문 경영인의 역할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으로서는 그룹과 계열사간의 수월한 다리 역할을 해줬던 안 부회장의 이탈이 다소 뼈아픈 결과로 다가올 전망이다.

전문 경영인인 이석주 사장이 당분간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 갈 예정이지만 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졌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실제로 총수 일가의 책임 경영에 비해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의 기업 활동은 제약이 따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경영 전문화를 꾀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의 속도감이 떨어질 수 있는 데다 오너가의 간접적인 경영 간섭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석주 사장의 임기도 내년 9월까지라는 점도 다소 한계로 작용한다. 안 부회장의 경우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10년 넘게 회사를 이끌며 장기적인 성장 계획을 마련, 추진할 수 있었지만 이 사장은 자신의 경영능력을 단기간에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에 얽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그룹 입장에서는 안 후회장의 용퇴가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항공에 쏠린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안용찬 부회장이 후계 구도에서 급부상했던 만큼 이번 아름다운 이별을 통해 잠재울 수 있게 된 것.

이미 제주항공의 입지나 기반이 잘 닦여져 있어 안 부회장 사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나아가 향후 인사 이동을 통해 애경그룹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과 삼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거나 그 아랫 세대인 채형석 부회장의 장남 채정균 씨 등의 경영 수업을 위한 발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용찬 부회장의 퇴진이 결국은 오너일가의 자리 세팅을 위한 포석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제주항공의 실적이  호조세를 잇는 데다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만큼 사위인 안 부회장에게 그 영향력을 넘겨주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점은 이석주 사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 경영 체제보다는 오너 경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안 부회장 체제에서 삐꺼거렸던 제주도와의 관계 개선에도 물꼬가 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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