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은정 "과식은 의지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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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은정 "과식은 의지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8.12.1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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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 출간, 정서적 허기 잡는 '잇큐 식사법' 소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 유은정 원장. ⓒ서초좋은의원

“과식은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입니다. 무기력, 분노, 슬픔 같은 정서적 허기 상태에서 밥을 먹으면 폭식으로 이어져 비만과 식이장애를 겪을 수 있죠. 식탐 뒤에 가려진 나의 감정을 읽고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려면 ‘관찰’과 ‘기록’, 그리고 ‘성찰’이 필요합니다.”

최근 정서적 허기에 시달리는 현대여성을 위한 식사저널 워크북 ‘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를 출간한 서초좋은의원 유은정 원장은 책의 출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화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 원장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지만 보통의 의료인과는 다른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퓰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는가 하면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 중이다.

유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과식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지만 정작 과식을 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과식을 하게 만드는 주요인은 바로 정서적·심리적 허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우울감을 느끼거나, 무엇인가에 분노하면 위장이 음식으로 가득 차도 뇌 중추에서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심리적 허기를 느끼게 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허기가 폭식증과 비만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

유 원장은 “식사습관은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건강한지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하루의 식사 내용을 살펴보면 언제, 어디서, 누구, 무엇을, 어떻게 먹었는지 개인의 일상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날에는 짜고 매운 음식이 먹고 싶고, 화가 날 땐 보이는 대로 아무거나 먹고 싶은 유혹에 빠지듯이 식사습관은 마음습관과 긴밀히 연결된다”며 “이런 감정 변화와 식단을 식사일기에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면 미처 몰랐던 나의 나쁜 식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식사일기를 쓸 때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보다 어떤 기분이 식욕을 촉발하고, 식사를 한 뒤 기분은 어떠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음식을 먹기 전, 먹는 도중, 먹은 후의 상황과 음식을 둘러싼 감정을 캐치하는 게 식사일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좋은 행동을 반복하면 뇌는 그것을 잊지 않고 몸과 마음에 저장한다”며 “건강한 식사습관이 몸에 자리 잡으려면 최소한 49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 원장은 이번 출간한 책에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한 식사법으로 ‘잇큐’(Eat Quietly)를 제안하고 있다. 잇큐는 △emotional eating(감정적 먹기) △mindfulness(마음챙김) △emotional intelligence(감성지능) 등 세 가지를 조합한 개념으로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유익한 음식을 평온하게 먹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몸에 좋은 음식을 선택하는 자기결정권과 내 몸에 유익한 음식을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먹을 수 있는 자기조절감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건강한 자존감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잘 돌보고 사랑할 때 우리는 감정적으로 먹지 않고 음식과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며 “식사를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기쁨을 ‘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로 만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먹고 쓰고 사랑하라’(Eat, Write, Love)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1장 식사질문(questions about eating), 2장 49일 식사일기(49 days journal of eating)로 각각 구성해 집필했다.

1장에선 △잘 먹고 잘 살고 있을까? Well-Eating △왜 항상 먹고 나서 후회할까? Emotional-Eating △나만의 식사 리추얼은? Mindfulness △내 몸에 귀 기울이고 있을까? Sensation △왜 다이어트는 항상 어려울까? Diet △나에게 위로가 되는 음식은? Comfort Food △지치고 힘들 때, 나를 위해 하는 것은? Self-Care △함께 식탁에 앉고 싶은 사람은? Friendship △나는 내 몸을 긍정하고 있을까? Body Positivity △나를 충분히 사랑하고 있을까? Self-Love 등 10개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비만, 폭식, 다이어트 실패 등의 이유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또 2장에선 일기를 쓰듯이 하루 식사메뉴, 공복감 정도, 식전 기분, 힘들었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일, 취미활동 등을 적고 식사를 둘러싼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도록 했다.

유 원장은 베스트셀러인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를 비롯해 ‘상처받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기’,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 ‘그래서 여자는 아프다’, ‘감정식사’ 등의 책을 출간하며 작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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