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D-1, SWOT으로 보는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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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D-1, SWOT으로 보는 판세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12.10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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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대 비박 구도…두 후보 모두에게 ‘양날의 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링 위에 오른 최후의 도전자는 단 두 명, 나경원 의원과 김학용 의원이다. 각각 친박과 비박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나 의원과 김 의원의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시사오늘>이 SWOT 분석을 통해 두 후보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기(Threat) 요인을 짚어봤다. 

▲ 이번 선거에서 나 의원의 최대 강점은 친박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다. ⓒ뉴시스

‘친박인 듯 친박 아닌 친박 같은’ 나경원

Strength – 친박의 지원

이번 선거에서 나 의원의 최대 강점은 친박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의 구속,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의 탈당 등으로 지리멸렬(支離滅裂)해졌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50%가량은 여전히 ‘범친박’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직 한국당 소속 의원들만을 유권자로 하는 원내대표 선거 특성상, 친박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Weakness – 친박의 지원

그러나 친박의 지원은 나 의원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친박당’이라는 색채를 지워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한국당 입장에서, 친박의 지지를 받는 나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물밑에서 몰래 (친박과) 손을 잡은 것이면 몰라도, 온 언론이 다 나 의원을 친박이라고 하는 마당에 나 의원을 원내대표로 세울 수 있겠느냐”며 “개인적으로는 (나 의원의) 판단 착오라고 본다”고 했다.

Opportunity – 한국당에 부는 탈계파 바람

다만 계파 청산을 해야 하는 한국당 상황이 나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바른정당에도 합류하려 했던 인물이다. 기본적으로 비박에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친박의 지원을 받아 선거에 나선 만큼, ‘이제는 비박과 친박이 힘을 합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재 한국당 내에는 ‘확실한 친박’ 또는 ‘확실한 비박’을 원내대표로 세우기 꺼려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전언(傳言)도 있다.

Threat – 유기준·김영우 불출마

나 의원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비박 대 친박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는 점이다. 유기준 의원과 김영우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를 구하지 못해 원내대표 출마 뜻을 접으면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 대표’ 나경원 의원과 ‘비박 대표’ 김학용 의원이 맞붙는 형태가 됐다. 이처럼 친박이 나 의원으로 결집하는 모양새를 띠면서,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었던 비박도 김 의원 쪽으로 모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 나 의원과는 정반대로, 김 의원의 강점은 비박 후보라는 데 있다. ⓒ뉴시스

‘확실한 비박 후보’ 김학용

Strength – 확실한 비박

나 의원과는 정반대로, 김 의원의 강점은 비박 후보라는 데 있다. 차기 총선이 1년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친박 원내대표를 탄생시키는 것은 한국당 의원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친박당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확실한 비박’인 김 의원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Weakness – 강한 계파색

반면 계파를 초월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친박의 지지를 기반으로 중도파는 물론 일부 비박 의원들에게까지 어필이 가능한 나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은 비박의 결집에만 기대야 한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10일 <시사오늘>과 만난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의원은 계파색이 너무 강하다”며 “비박이 나 의원을 찍는 일은 일어날 수 있지만, 친박이 김 의원을 찍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Opportunity – 보수 통합 목소리

그러나 김 의원에게는 ‘보수 통합’이라는 강력한 카드가 있다. 한국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보수와의 통합이 불가피한데, 친박과 중도보수는 동거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사이가 벌어진 상태기 때문이다. 당장 바른미래당과의 결별 의사를 솔솔 풍기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복당 명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라도 비박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다시 말해, 보수 통합이 가능하려면 친박의 힘을 더욱더 뺄 필요가 있고, 이를 고려하면 비박 후보인 김 의원에게 표를 던지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Threat – 계파 청산 분위기

변수는 한국당 내부 분위기다. 한동안 끓어오르던 보수 통합 요구가 잦아들고, 계파 청산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계파 청산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경우, ‘비박 대표’라는 이미지가 확실한 김 의원보다는 비박 성향이면서도 친박의 지원을 받으며 비박·친박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나 의원 쪽으로 표가 쏠릴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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