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나경원 선출…“文정부 실정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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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나경원 선출…“文정부 실정 막겠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12.1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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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정용기 조 68표, 김학용·김종석 조 35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 3수’ 끝에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시사오늘 김승종

하늘에는 회색 구름이 가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러나 3시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취재를 위해 찾은 본관 앞 분위기는 우중충한 날씨와 딴판이었다. 원내대표 후보 김학용 의원과 나경원 의원, 정책위의장 후보 김종석 의원과 정용기 의원은 입구에서 환한 웃음으로 동료 의원들을 맞이했다.

이처럼 유쾌한 분위기는 행사 내내 계속됐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담은 영상메시지를 상영한 뒤 ‘아들 녀석이 저를 위해 제작해 줬다’는 설명을 덧붙여 박수를 유도했다. 김 원내대표가 “저같이 많이 모자라고, 부족하고, 뛰어난 학출도 아니고, 좋은 집안의 자식도 아니고, 가진 것도 별로 없는 저를 의지한 채 1년 동안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며 큰 절을 올리자 행사장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마냥 화기애애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두 원내대표 후보 간 토론회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김 의원은 나 의원이 친박과 손잡은 대목을, 나 의원은 김 의원이 ‘특정 계파 핵심’이라는 부분을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모자란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학용 의원 : 작년 이맘때 우리당 지지율이 대략 9~10%였다. 그런데 12월 3일자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26.4%까지 우리당 지지율이 올라왔다. 저는 그 주된 이유가 자유한국당 하면 떠오르는 웰빙정당·귀족정당·기득권정당 이미지를 지난 1년 동안 가열찬 투쟁을 통해 벗어던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성태 원내대표 이후 우리가 웰빙정당·귀족정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에 대한 나경원 의원님의 복안을 듣고 싶다.

나경원 의원 : 질문이 나경원 의원으로 가면 웰빙정당이다, 그런 질문으로 들린다(웃음). 아시다시피 저희 의원님들 모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신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 스스로 웰빙·귀족·금수저 정당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자해행위다. 우리 스스로 이런 것을 벗어던지지 못하면 우리당은 웰 다잉(dying)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스스로 그런 얘기할 필요 없다. 저는 우리 의원님들과 함께 하면 그런 것은 없다, 우리 이제껏 그렇게 살아왔다,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나경원 의원 : 김학용 후보님은 정말 장점이 많다. 특히 친화력이 좋으시다. 의원님들에게 자주 좋은 이벤트도 마련해주시고, 그런 친화력은 닮고 싶다. 그런데 지금의 시대정신 중의 하나는 계파 없이 통합해라, 변해라, 이런 것인데 김학용 의원님은 특정 계파 중에서도 핵심 세력이다 그런 말이 많다. 과연 통합의 적임자냐 이런 의문이 있다. 또 지난 원내지도부가 매우 잘 싸웠지만, 저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쟁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김학용 의원님이 하시면 지난 누구의 시즌2가 되시는데(웃음) 이제는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학용 의원 : 나경원 의원님께서 제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웃음). 그런데 그런 걱정은 기우라는 것도 말씀드린다. 나경원 의원님이나 저나 탄핵 당시 어떤 입장이었는지는 의원님들께서 다 알고 계실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 다만 진정한 계파 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계파 얘기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오늘 나경원 의원님은 계속 계파를 강조하시는데…. 나경원 의원님이 친박이라는 것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을 했다. 저는 과거에 친박이냐 비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헌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우리 당을 하나로 만들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주로 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다. 여러 의원님들과 화학적 결합을 통해 단일대오로 나갈 것을 제 이름 석 자를 걸고 말씀드린다.

▲ 총 103표 중 68표를 획득한 나경원 의원과 정용기 의원 조가 김학용 의원·김종석 의원 조에게 완승을 거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치열한 토론이 끝난 뒤, 곧바로 투표가 이어졌다. 총 103표 중 68표를 획득한 나경원 의원과 정용기 의원 조의 완승이었다. 김학용 의원·김종석 의원 조는 35표에 그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로써 나 의원은 ‘원내대표 3수’ 끝에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나 의원은 당선 인사로 “의원들께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한국당은 정말 지긋지긋한 계파 이야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정말 저희가 하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폭주, 여러분들 아마 무서우실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은 대한민국의 기적을, 경제를 이룬 당이다. 이제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꼼꼼히 챙겨서 제2의 경제 기적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책위의장으로 당선된 정 의원도 “당을 살리고 우리 조국 자유 대한민국을 살리자는 생각밖에 없다”며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 초심을 잃지 않도록 잘 모시면서 정책으로 강한 한국당을 만들도록 견마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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