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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안심소득제로 양극화 해소법 제시할 것˝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40)>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신기술이 가져올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패러다임 변화
노동 유연성 못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 담보 못해
2018년 12월 13일 13:50:13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나경원 의원이 선출됐다. 향후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는 누가 될까. 더욱 핫한 관심사가 됐다. 마침 후보군으로 주목받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비전을 들을 수 기회가 있었다. 지난 4일 국민대 북악포럼 특강을 통해서다.

   
▲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국민대 북악포럼 특강을 지난 4일 진행했다. 강의 제목인 ‘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에는 원래 외교안보 상황, 저출산 고령사회, 4차 산업혁명시대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시간 여건상 다수결로 손든 결과 4차 산업혁명시대가 선택됐다.ⓒ시사오늘

오세훈이 말하는 ‘우파 버전의 양극화 해법’
‘신기술+노동의 유연성= 새 일자리 창출’
기본소득제 아닌 ‘안심 소득제’로 정의 실현

“신기술이 발전해야 일자리가 생긴다. 쉽게 고용하고 쉽게 해고하는 노동 유연성은 필수다. 노동개혁 없이 4차 산업혁명 시대, 결코 감당 못한다. 노동시장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시대 흐름은 역행할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뭘 하고 있나? 비전이 없다. 세금 늘려 일자리 창출? 공무원 나라? 그거 무상복지 아니다. 우리가 낸 돈이고, 부모님들이 등골 빼 낸 혈세다. 앞으로 정부가 돈 나눠준다고 하면 찬찬히 생각해야 한다. 이쯤 되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 상관없이 똑같이 돈 나눠준다고 하면 정신이 번쩍 들지 않나.”

이는 강의 제목인 ‘미래를 보는 세계의 창’ 중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정치사회교육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다 나온 발언을 일부 축약한 것이다.

핵심은 ‘우파적 양극화 해법’ 제시였다.

그는 ‘오세훈 식 안심 소득제’를 준비 중에 있었다. 잘 살든 못 살든 똑같은 금액을 받는 게 아닌 어려운 사람일수록 보조금과 혜택을 더 많이 받는 “우파 버전의 기본소득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게 정의 실현 아니냐.” 되묻는 오 전 시장. 그의 강연 요체를 부연하는 대목들을 키워드로 나눠 정리했다.

   
▲오 전 시장은 신기술은 일정 기간을 거쳐 새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했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이 와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할 청년층이다. 혼란기를 온몸으로 겪어내고 극복해야 한다. 사회안전망이란 관점에서는 뭘 준비하느냐. 정치권이 제시할 몫이라고 했다.ⓒ시사오늘

빈부격차의 문제

“일류 역사상 경제활동이 시작되면서 빈부격차가 같이 시작됐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양극화는 벌어진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빈부격차를 가져온다. 지금보다 더 빈부격차가 벌어질 건데 어떻게 하나. 좌파적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를 오므려주겠다고 한다. 이 정부는 그 점에 있어 실패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 통계청 발표로 나오고 있지 않나.”

일자리 전망

“4차 산업혁명을 도외시하면 나라 전체가 먹고 살 것이 없어진다. 우리는 인적자원밖에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기술발전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지난 몇 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2~3년, 3~4년, 4~5년 등 단기적으로는 감소한다. 그러나 10년, 20년, 30년 뒤를 내다보면 일자리는 증가한다.”

신기술의 나비효과

“신기술은 새로운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물론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질서와 제도가 저항하기 때문에 속도가 조절이 된다.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당시 방직기가 발명됐을 때 공장에서 손으로 일을 하던 사람들이 해고됐다. 그러자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다. 기계파괴 운동이었다. 바이런이란 시인은 기계의 탄생을 저주하는 시를 쓴 것으로 유명했다. 그때는 민중을 위한 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대량생산 길로 나아갔다. 이후 상상도 못한 일자리들이 창출됐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이 와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금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할 청년층이다. 혼란기를 온몸으로 겪어내고 극복해야 한다. 사회안전망이란 관점에서는 뭘 준비하느냐. 정치권이 제시할 몫이다.”

주 4일제 전망과 세계적 추세

“국회의원 시절인 2000년대 초 주 5일 근무제가 온다고 엄청난 논쟁과 토론을 거친 적 있다. 이러면 나라 망할 거라는 사람들 많았다. 그런데 지금 잘 돌아가지 않나. 주 5일제는 정착이 됐다. 10년, 20년 사이에는 주 4일제 근무가 올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 추세다. 그럼 너무 서둘러 주 5일을 법제화한 게 과연 필요했을까. 놔둬도 이렇게 갔을 텐데. 여러 상황의 혼돈과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글쎄다.”

노동 패러다임의 변화

“지금까지는 전형적 고용 관계, 완전고용, 종신고용, 정해진 노동시간, 가정과 분리된 노동 공간 등을 전제로 해서 노동법이 짜여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자리 형태는 바뀐다. 자발적 비정규직 형태, 네트워킹형, 프로젝트형, 이합집산 형태로 변화된다.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두 개 이상 갖는 투잡 형태가 늘어난다. 유연한 근무로 바뀌면서 재택근무도 확장된다. 온라인이나 원격근무 형태로 확장된다. 미래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근로의 유연성과 완전고용

“이른바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신성장 구상. 혁신성장이 성공하면 일자리 형태가 그렇게 달라진다. 정부도 마음속에 넣고 있는 거다. 결국은 사측의 얘기나 ‘마크롱식 노동개혁’을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요체는 이런 거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여파로 독일 프랑스 일본 미국 등의 산업이 변하고 있다. ‘생산량이 줄어들어. 주문이 줄어. 그런데 계속 써야 한다고?’ ‘쉽게 고용하고 쉽게 해고하는 대신 신기술 투자 등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노동의 유연성이 강점인 정책. 앞으로 이렇게 안 하면 감당을 못하고 만다. 이를 실행한 나라들은 완전고용 쪽으로 가고 있다.”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앞으로의 일자리 형태는 바뀐다. 자발적 비정규직 형태, 네트워킹형, 프로젝트형, 이합집산 형태로 변화된다고 오 전 시장은 전망했다.ⓒ시사오늘

거꾸로 가는 우리나라

“그런데 우린 거꾸로 가고 있다. 경직성으로 가다 보니 기업하는 사람들이 움츠러들었다. 어떻게 해도 고용을 안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왜?’ ‘내보낼 수가 없잖나.’ 그래서 4차 산업을 위한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예전 민주노총은 사회적 약자였다. 웬만한 폭력을 써도 눈감아줬다. 얼마나 답답하면 저럴까. 그러나 지금 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화이트칼라들이다. 연봉도 대한민국 상위 10%다. 그런 분들이 앓는 소리 하면서 이익을 더 달라고 하는 거다.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분들 월급 올리려면 누구를 쥐어짜게 되나. 대기업 비정규직, 중소기업 비정규직들….”

프랑스 혁명 후와 촛불혁명

“프랑스 혁명의 주역 로베스피에르는 인구의 영양 상태가 안 좋다며 우윳값을 내렸다. 목장주들은 수지가 안 맞아 소 사육을 포기했다. 건초 재배하는 사람들도 망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연쇄반응 일어나 경제가 전부 엉망진창이 됐다. 프랑스 혁명이 성공한 직후의 얘기다. 촛불혁명이 성공한 이후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현상과 비슷하지 않나. ‘최저임금 왕창’…인간은 존엄하고 이상적인 존재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인간은 계산적이다. 이게 시장에서 이상적인 정치가 통하지 않는 이유다.”

박탈감과 무상복지

“2016년 순자산 보유액 통계 기준 10억 원 정도 있으면 상위 9%다. 순자산 15억 원 있으면 상위 4.5%다. 3억 원부터 상위 32%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은 온통 박탈감에 빠져있다. TV 드라마에서는 재벌이 나오고, '나는 늘 가난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그만두고 아프리카 르완다, 페루 등을 돌았다. 경제 성장이 지방행정에 도움이 될 거냐 등을 고민했다. 르완다 경우는 ‘옆집도 맨발, 나도 맨발’ 인 상황이다. 우리처럼 상대적 박탈감이 없었다. 그런데 무상복지 등을 한다면 이런 박탈감이 해소될까? 무상복지가 어디 있나. 다 여러분들이 낸 세금이다. ‘내 돈’ 나가는 거다.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거다.”

기본소득 vs 안심소득

“스위스가 1인당 300만 원씩 나눠준다고 국민투표한 적이 있다. 대다수 찬성할 것 같은데 결과는 반대가 77% 정도였다. 왜 부결됐나. ‘한 달에 300을 나눠줘?’ ‘그럼 내가 세금을 얼마나 내야 되지?’ ‘부담된다.’ ‘내가 낸 돈 갖고 나한테 나눠주는데 이게 뭐야.’ …. 이처럼 선진국일수록 기본소득을 하려는 경향이 적어진다. 핀란드에서도 결국 2년 하다가 중단했다. 반면 안심 소득은 우파 버전의 기본소득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더라도 소득이 적은 이들에게 더 많이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자. 이게 정의 실현 아닌가. 앞으로 복지체계 대변혁에 대한 담론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본다.”

미래형 인간과 교육정책

“경쟁 협업 상생 공존 시대가 온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미래형 인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혁신성장에 필요한 인재를 위해 어떤 교육 정책을 펴고 있나. 김상곤 교육감 당시 수시 정시 관련 위원회를 만들었다. 거기서 결정을 못 해 또 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래도 결정을 못해 다시 위원회를 만들었다. 결정해서 시행해도 될까 말까 하다가 결론은 ‘나도 모르겠다.’ …. 교육단체, 학부모단체가 들고일어났고 이번엔 새 교육부 장관이 왔다. 유은혜 장관이었다. 이분 평소의 주장이 뭔가.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근데 미래 준비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지 않았다. 내후년 차기 총선에 또 출마할 것 같은데…. 그처럼 이 정부는 미래를 보고 가는 정부가 아니다. 미래가 없는 정부다.”

“당 대표 출마?…많이 도와달라”
“文 대통령은 비전 없는 대통령” 

한편,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은 열띤 분위기로 채워졌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의 정치학도들답게 예리한 질문들이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 당대표 출마 할 건가.

“답변드리고 싶지만 드릴 단계가 아니다.”

- 출마하려면 기반이 있어야 할 텐데 조직이 정비돼 있는지도 궁금하다

“특정 계파에 속한 적 없다. 정치적으로 세력을 만든 적도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혹시 나온다면 많이 도와 달라.(웃음)”

- 대권까지 염두에 뒀을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보나.

“서울시장 그만두고 지난 8년 동안 고민한 화두는 이렇다. 어떤 나라는 왜 잘 살고 어떤 나라는 잘 나가다가 주저앉느냐…. 결론은 우리의 생각과 가치가 뭉뚱그려 반영된 ‘광의적 문화’에 있었다.

어떤 얘기냐. 경제 주체인 국민 스스로 자율적인 결정을 통해 힘든 목표일지라도 모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 그 나라는 번영한다.

반면 모험과 도전하기조차 너무 힘들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확률이 없으면 그 나라는 가진 자의 것을 가져오는 데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모험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가져오는 것과 기존의 다른 사람의 부를 가져오는 것으로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경제의 총 파이가 커져야 나눠먹을 것도 있고 일자리도 있다. 그러나 이 정부는 머릿속에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은 좋아 보이지만 비전이 있는 대통령은 아닌 것 같다. 국민들에게 그런 비전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무상급식 투표? 민주당 전략에 말렸다”
“동의할 수 없었지만 약속대로 물러나”

마지막 질문은 과거 무상급식으로 시장직을 그만둔 것 관련이었다. 오 전 시장은 2006년, 2010년 각각 33,34대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이 기간 '강남북 균형 발전’, 120 다산 콜센터, 시프트(장기전세주택)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재선 이듬해 무상급식 문제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이 대목에서 오 전 시장은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강의 현장에서나마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은 눈치였다.

“저에 대해 세간의 오해가 많다. ‘무상복지를, 학생들 밥 먹이는 걸 반대한 사람이다.’ 한마디로 제가 나쁜 사람, 괴물이 됐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제가 그때(2011년 무상급식 투표) 패한 것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투표에 반대했다. 취지에 반대하면 투표를 통해 반대하면 되지, 투표 자체를 못하도록 불참 운동을 했다. 그건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봐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때 저는 두 가지를 놓고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주민투표제를 실시한 거다. 제 주장은 가난한 사람한테는 현금을 주는 복지를 하고 부자들한테는 현금 주는 복지를 하지 말자. 그게 무상급식으로 주는 비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산이 10억 이상, 1억 이상인 사람에게도 똑같이 100만 원씩 주자는 거였다.

투표는 이 두 개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선택하는 투표’가 나쁘다고 투표 불참운동을 한 거였다. 당시만 해도 투표함을 열려면 투표율 33.3%가 돼야 했다. 지금은 없어진 제도이지만 기준에 못 미쳐 개함을 못한 거다.

그게 왜 제가 진 건가. 거듭 말씀드리지만 ‘무상급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하는데 왜 무상급식인가. 피 같은 세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쓸 거냐. 관련 선택을 묻는 건데 민주당 전략에 말려서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한 대로 물러났다. 내심으로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약속을 지켰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서는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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