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 왓] ‘날개 없는 추락’ 한국지엠…신차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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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 왓] ‘날개 없는 추락’ 한국지엠…신차 승부수 통할까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12.13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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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업체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해 투자를 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까.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한 기업 분석 코너 '기업's 왓'을 통해 이에 대해 짚어본다.

한국지엠, 쌍용차에 3위 자리 내주고 노사 갈등 격화…“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 13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더 뉴 카마로SS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모습. ⓒ 한국지엠

S- 볼륨모델 스파크 버티고 친환경차 볼트EV 호조세 ‘위안’

한국지엠은 올 한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연초 철수설 사태로 말미암아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것은 물론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먹튀' 우려까지 제기되며 고객 이탈이 가속화된 것.

다만 쉐보레 주력 차종인 경차 스파크가 지난 5월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스파크'로 새롭게 선보여지며 한국지엠에 한줄기 빛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스파크의 지난 1월~5월 사이의 누적 판매량은 1만3037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34.9%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페이스리프트 투입을 계기로 이후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간의 누적 판매량이 2만1579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2만2614대와 비교해 4.6% 감소한 수치로,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속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올해 11월까지의 스파크 전체 판매량으로 보더라도 감소세가 18.8%로까지 줄었다는 점은 신차 효과가 시장에 통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친환경차 시장 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볼트EV도 올해 국내 도입 물량인 4700대 판매가 완료되며 한국지엠에 힘을 실어줬다.

볼트 EV의 흥행 요인으로는 383km의 긴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보조금 혜택 시 200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이 꼽히고 있다. 특히 볼트EV는 계약 시작 3시간 만에 모든 물량이 완판되는 기염을 토하며, 친환경차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했다.

이에 한국지엠은 내년 판매 물량을 올해보다 확대 편성하는 한편 내년 1월 중 신규계약을 개시, 판매 증진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W- 철수설 사태에 판매 전선 ‘빨간불’…믿었던 이쿼녹스마저 부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은 대부분의 차종이 심각한 판매 부진을 드러내며, 시름하고 있다. 올해 한국지엠의 전체 판매량은 11월 누적 기준 8만2889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1.2%의 추락을 겪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고객들에게 팔 차가 없다는 문제점이 가장 컸다. 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올란도, 크루즈가 단종된 것은 물론 경쟁력을 상실한 중형 SUV 캡티바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극심한 경쟁에 돌입한 소형 SUV 시장 내에서는 트랙스가 고객들의 선택지 다변화로 인해 11월까지 1만 대 판매를 겨우 넘기며 28.2%의 실적 감소를 보였다. 중형 세단 말리부 또한 모델 노후화 영향으로 실적이 반토막 나며 11월까지 1만523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외에도 OEM 수입 모델인 이쿼녹스가 판매 반등을 위한 카드로 지난 6월부터 투입됐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29만 대가 팔렸다는 명성과는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출시 이후 6개월 동안 1292대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에퀴녹스의 월 평균 판매량이 215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차 효과는 커녕 반등읠 위한 묘수 찾기도 만만치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O- 올해 마지막 신차 퍼즐 ‘말리부 페이스리프트·카마로’…이번엔 성공할까

하지만 기회는 아직 남았다. 한국지엠이 올해 마지막 신차인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더 뉴 말리부'와 머슬카의 대표격인 '더 뉴 카마로'를 11월 말부터 연이어 선보이며 판매 반등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신형 말리부는 동급 최고 연비를 실현한 1.35리터 직분사 가솔린 E-터보 엔진과 뛰어난 정숙성과 토크 성능을 발휘하는 1.6리터 디젤 엔진을 새롭게 추가함으로써 기존 주력 모델인 2.0 터보와 함께 폭넓은 수요층을 만족시킬 전망이다.

더욱이 이전 모델 대비 최대 100만 원 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점도 에퀴녹스의 실패 전철을 밟지않고자 절치부심(切齒腐心)한 한국지엠의 노력으로 해석된다.

신형 카마로는 8기통 6.2 엔진과 새롭게 장착된 10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를 통해 최고출력 453마력, 최대토크 62.9 kg.m에 달하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카마로는 올해 11월까지 178대 판매에 그치며 스포츠카 시장 내 가장 큰 경쟁모델 포드 머스탱이 같은 기간 기록한 743대에는 크게 밀렸지만, 이번 신형 모델 투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방침이다.

T- 법인 분리 골머리에 노사 갈등 ‘살얼음판’…소비자 신뢰 회복 ‘요원’

물론 한국지엠이 헤쳐나가 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지엠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로의 회사 법인 분리를 일방적으로 시도하다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으며, 다시금 소비자 신뢰 회복에도  금이 갔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측은 독립적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운영이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회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다는 명분이 부족한데다 이번 법인 분리가 향후 구조조정과 철수 수순을 밟기 위한 포석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업계는 첨예한 노사 갈등이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으며, 판매 부진 등의 악화일로를 걷는 경영 상황 속 제 2의 철수설 사태를 재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인 분리를 두고 노사간의 절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엠 본사의 구조조정 기조를 국내만 거스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사태 장기화를 피하려면 정부의 중간자 역할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지엠 스스로는 신차를 띄우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과 더불어 국내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성 확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 회복 없이는 지금의 판매 부진을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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