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마을미디어 사례 셋…정치 실험과 소수자 담론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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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마을미디어 사례 셋…정치 실험과 소수자 담론의 ´장´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2.20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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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마을미디어지원센터 공동 주최
´2018 마을공동체미디어 포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2018 마을공동체포럼이 한 해의 마을미디 활동을 소회했다. 서울시와 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공동 주최로 20일 중구 시민청에서 가진 이날 포럼에서는 다양한 마을미디어 사례와 의의가 소개됐다.ⓒ시사오늘

세상을 바꾸는 마을미디어의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서울시와 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20일 중구 시민청에서 공동 개최한 2018 마을공동체미디어 포럼에서다. 

먼저 6·13지방선거와 연계한 마을미디어 정치 활동이 눈길을 끌었다.

서대문구 마을미디어로 5주년을 맞고 있는 가재울라듸오의 황호완 PD는 지역정치 공론장을 위한 마을라디오의 작은 실험에 대해 발표했다. 황 PD는 “6·13지방선거가 있던 올해는 중앙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지역의 이야기를 다뤄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역 대학과 연계한 지방선거 구청장 후보자 토론회 △미니FM을 통해서는‘성동격서 느그 시의원 뭐하시노’라는 제목의 시구의회 회의록 읽어주는 방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방선거 후보자 대담방송은 평균 조회수 200이상, 구청장 후보자 토론회 조회수는 1500 이상이었다”며 “6일간 35시간 생방송한 미니FM 유튜브 조회수도 2500 이상으로 마을미디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마을미디어에 맞는 손쉬운 제작 과정으로 기획된 회의록 읽어주는 프로그램 경우 구의원 시의원에 대한 감시, 견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내년부터 뉴미디어 기술 개발 등 더 많은 실험과 도전을 통해 공동체라디오의 발돋움을 위한 준비에 나서겠다”고 했다.

금천구 마을미디어인 ‘라디오금천’의 이성호 PD는 시민의 목소리를 증폭시키자는 취지로 ‘7기 지방정부에 바란다-우리동네 정치샬롱’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단 하루의 투표로 시민으로서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한 것일까를 고민하며 시작했다”는 이 PD는 마을미디어로 선거를 마을의 정치 축제의 장으로 여는 길을 모색했다. 그 중 하나가 청원, 민원의 방식이 아닌 삶과 일터 생활에 협착한 주민이 직접 만드는 공약이었다. 이를 위해 장애인, 에너지 생태환경, 전통문화 보존, 노동조합 권리, 생태환경 등 지역 내 8개 공동체가 4월 초등 모임을 가졌다. 공약집을 만들어 각 후보자 선본에 제공하기까지 다양한 연구 토론을 거쳤고, 주민 마이크 현장 운영, 후보자 토론회 등 마을공동체가 성장하는 계기였다고 소회했다.

따스한 공동체를 여는 마을미디어도 소개돼 좌중의 공감을 자아냈다. 강서구 마을미디어 ‘강서FM’ 김지혜 PD는 ‘마을에서 소수자와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해 전했다. 김PD는 올해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들의 이야기를 담아 호응을 얻었다.

“2017년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한 토론회장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들이 무릎까지 꿇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들을 위한 스피커가 되고 싶었다.”

노력 끝에 강서장애인부모회 한유정 씨를 비롯해 장애인복지관 푸른마음 아버지회 등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 아빠들이 직접 방송하는 ‘특별한 그들만의 세상, 엄만(아빤) 너희 세상이 궁금해’가 전파를 탈 수 있게 됐다. 이후 “고맙다”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등 많은 동병상련의 발달장애 부모들로부터 응원이 쇄도했다는 전언이다.

강서FM은 장애와 비장애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 만들기 일환의 나만의 싱글앨범 만들기, 미니콘서트 등도 추진 중에 있다. 김 PD는 “앞으로도 시민참여에 의의를 두고 독거노인, 탈북자, 치매환자가족 등 소수자의 활동에 주목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 자리를 함께한 채영길 한국외대 교수는 마을미디어의 의의에 대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가는 관계, 문화라는 점에 가치가 있다”며 “마을미디어가 기존의 언론정치를 단순히 보완하는 보충적 미디어가 아닌 정당하고 차별 없는 언론 정치를 실현하는 대안적인 미디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을정치 활동의 마을미디어 경우 '무정치성'의 특징도 보이고 있다”며 “마을 공동체 보호를 위해 갈등을 표면화하지 않으려는 정치적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금천라디오의 이 PD는 뒤이어 가진 토론회에서 채 교수의 견해에 반대되는 상황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객관적 정치적 중립을 갖고 진행함에도 후보자 진영은 토론회 벽보의 얼굴색 하나에도 민감해하며 의도적인 것 아니냐, 누굴 띄어주려고 하는 거냐 등 항의전화를 해오기도 한다”며 정치 연계의 마을미디어 활동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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