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얼마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된 나경원 원내대표는 친박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형량이 지나치다고 비판하며 박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나 원내대표는 탄핵 정국 당시 탈당도 하지 않았다. 이 점 때문에 친박계로부터 인심을 잃지 않았고 승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런 특징을 보다 더 뚜렷하게 가진 인물이 있다. 바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다. 김 전 지사는 확실히 친박계가 아닌 동시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를 표시했었다.
이와 관련, 21일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뽑힐 신임 당 대표 자격으로 ‘박근혜 정권 실정에 대한 직접적 책임이 없는 동시에 친박계를 포용할 수 있는 인물’을 주장한다. 달리 말해 ‘과거 회귀적’으로 비쳐서도 안 되고 친박계로부터 거부감을 사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이 떠오른 이유는 그 동안 한국 정치사를 되돌아볼 때 ‘전 정권 계승’만을 외친 세력이나 ‘전 정권과의 단절’을 외친 세력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 정권 세력과 함께 하면서도 미래적 가치를 내세운 인물은 승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직전 정권인 노태우 정권을 계승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단절하지도 않았다. YS는 노태우 정권 세력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직전 정권인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를 YS의 경우와 비슷하게 유지했다. 이와 달리 이회창 전 총재는 직전 정권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비쳤고 패배했다.
그 뿌리가 민주화운동 세력인 김 전 지사는 YS시절 ‘개혁세력 수혈’이라는 명분으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런 김 전 지사는 친박계 뿐만 아니라 소위 대한민국 산업화세력으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자유시장주의를 한번 제대로 해보자’라는 우리사회 보수세력의 욕구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김 전 지사 외에 요즘 자유한국당 전대 출마설이 돌고 있는 인물들이 많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정권의 핵심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다. 때문에 ‘도로 친박당’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을 위해 그 동안 한 게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심하게는 ‘정치를 공짜로 하려고 한다’라는 비난도 받을 수 있다.
역시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정우택 의원도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대표적 친박계로 분류되는 약점이 있다. 이런 정 의원은 또 다른 전대 출마 예상자인 홍준표 전 대표와 갈등 관계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당장 두 사람이 보수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의구심을 일으키는 이유다.
홍 전 대표는 앞서 지난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인물인 만큼 전대에 다시 출마하는 건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며 주목받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는 가능성을 높이 보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분위기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모습을 비쳤고 탈당까지 했었다. 게다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강행으로 당에 엄청난 부담을 줬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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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지사가 당 대표가 된다면
새로운 모습의 정당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