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김무성·김용태는 왜 ‘셀프청산’을 택했나
[주간필담] 김무성·김용태는 왜 ‘셀프청산’을 택했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12.23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인이라면 눈앞의 이익보다 큰 역사의 물줄기 따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조강특위 위원장으로서 ‘칼자루’를 쥐고 있던 김용태 사무총장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퇴출됐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12월 15일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임명안’을 발표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주도한 ‘인적쇄신’의 결과물이었다. 한국당은 이를 통해 21명의 현역 의원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퇴출했다.

그런데 이 명단에는 예상 밖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복당파’ 대표격인 김무성 의원, 그리고 조강특위 위원장으로서 ‘칼자루’를 쥐고 있던 김용태 사무총장이 그들이다. 한국당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은 조강특위 측에 자신들을 ‘물갈이 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자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항설(巷說)이 끊이지 않는다. 요컨대, 당권에도 도전할 만한 ‘세력’을 지닌 김 의원과 한국당에서 보기 드문 ‘젊은 수도권 3선 의원’인 김 사무총장이 왜 ‘셀프 청산’을 단행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모종의 목적을 위해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노정객(老政客)들의 생각은 다르다. 김 의원과 김 사무총장의 결단은 미래를 바라보는 행보라기보다, ‘상식’ 차원에서 이뤄진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상식’을 따르는 것만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정치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과거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여전히 한국당은 ‘친박’의 힘이 우세하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나경원 의원이 김학용 의원을 압도적으로 누른 사례만 보더라도, 여전히 친박이 한국당에서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를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러다 보니 국민들이 한국당을 보는 시선도 여전히 ‘친박당’에 가깝다. 하지만 친박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려하면, 현 상태가 유지될 시 보수 통합과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즉, 어떤 식으로든 당에서 친박 색채를 빼야 보수 통합과 총선 승리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인 셈이다.

김 의원과 김 사무총장은 행동을 바로 이런 측면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노정객들의 시각이다. 복당파 수장이자 6선 의원인 김 의원과 칼자루를 쥐고 있던 김 사무총장이 기득권을 버리면 청산 대상이 된 친박도 반발할 명분이 마땅치 않고, 보수 통합과 총선 승리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논리다. 보수 통합과 총선 승리가 이뤄져야 보수가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물론, 국민들의 ‘상식’에 맞는 길을 걸어간 두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길이 열릴 터다.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말처럼, 역사적으로 눈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했던 정치인들은 모두 쓸쓸히 정치 무대에서 퇴장했다. 반면 ‘상식’이라는 큰 물길에 몸을 실었던 정치인들은 ‘잠시 죽는 것 같지만 영원히 사는 길’에 들어섰다. 모든 정치인들이 숙고해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