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핫이슈/재계] 재벌 3·4세 약진…오너 리스크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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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핫이슈/재계] 재벌 3·4세 약진…오너 리스크 희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12.27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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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재계에게 2018년은 변화의 시기였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주요 재벌 대기업 대부분이 세대교체를 단행했으며, 일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을 뒀다. 또한 어떤 기업은 총수의 복귀로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난 반면, 또 다른 기업은 오너 리스크의 심화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시사오늘>은 올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재계의 핫이슈를 되짚어 본다.

▲ 2018년 국내 재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 pixabay

LG 구광모·현대차 정의선 등 젊은 리더 전면등장

2018년은 유독 재벌 3·4세들이 약진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지난 5월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9월 수석 총괄부회장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 모두 최근 연말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천명하고, 자신만의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또한 GS그룹은 GS칼텍스 대표이사로 허동수 회장의 아들이자 오너가 4세인 허세홍 사장을 임명했으며,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도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 자리에 올랐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미래혁신·해외총괄직에 선임,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더불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에 나선 분위기다.

코오롱그룹 역시 상속세 탈루 혐의 등을 받던 이웅열 회장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 회장의 아들이자 오너가 4세인 이규호 전무가 경영권 승계 시험대에 오른 눈치다. 이 전무는 최근 인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에 임명됐다. 그룹 경영을 맡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성공적·조용한 변화' SK, 딥체인지 직접 실천한 최태원

SK그룹은 올해를 성공적으로 보낸 몇 안 되는 대기업 중 하나다.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별다른 잡음 없이 원만한 흐름을 이어갔다. 단 하나 흠결이 있다면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SK건설이 라오스댐 붕괴 사고에 휘말렸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최태원 회장은 조용한 변화를 모색했다. 최 회장은 2018년을 딥체인지(근원적 변화)를 위한 뉴SK 원년으로 선포하고, 사회적가치 중심의 경영을 설파했다. 이 같은 기조 아래 SK그룹은 앞으로 3년 간 5대 중점 분야에 8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도시바, ADT캡스를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최 회장은 본인부터 딥체인지와 사회적가치 중심 경영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1월 1조 원 가량의 SK 지분을 친족들에게 나눠줬다. 오늘날 SK그룹이 존재하는 것은 친족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증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 회장이 근원적 변화를 직접 실천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효성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완료…형제경영 신호탄

효성그룹은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오너가의 지배력을 성공적으로 강화했다.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조현상 총괄사장이 지주사인 ㈜효성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기존 36.98%에서 52.79%로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부친인 조 명예회장의 지분은 소폭 하락한 반면, 조현준·조현상 형제의 지분은 각각 14.59%에서 21.94%, 12.21%에서 21.42%로 크게 확대된 점이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형과 아우의 영향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만큼, 형제경영의 신호탄을 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효성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조만간 조현준 회장으로의 지배력 이동과 조현상 총괄사장의 계열분리가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오너가의 지분 강화가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다.

돌아온 삼성 이재용·롯데 신동빈…아득한 한진 조양호·금호 박삼구

2018년은 오너 리스크로 인해 각 대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린 한 해였다.

삼성그룹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풀려나면서 오너 리스크를 해소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해외출장, 백혈병 사안 처리, 방북 등 다양한 행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어 롯데그룹도 같은 사건으로 인해 옥살이를 했던 신동빈 회장이 지난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되면서 총수 부재에서 벗어났다. 신 회장도 석방 뒤 일본롯데를 점검하고,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반면, 항공업계의 맞수로 평가되는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너가의 일탈 행위로 인해 악몽과 같은 한 해를 보냈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배임·횡령,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회사 진에어는 항공면허 취소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월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초부터 흔들렸다. 지난 7월에는 기내식 대란 사태에서 박 회장이 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이어 박 회장의 딸 박세진씨가 금호리조트 상무로 임명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성문제, 갑질, 낙하산 등 오너 리스크 3종 세트를 겪은 셈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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