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사퇴가 보여준 제1야당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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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사퇴가 보여준 제1야당의 한계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8.12.29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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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배현진 전 MBC 앵커가 28일 당 대변인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배 전 앵커의 선택에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 다만, 만약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보다 높아도 배 전 앵커가 대변인직에서 사퇴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이번 사건을 한국당 지지율 문제로 보자는 얘기다.

요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경우 보통은 제1야당이 반사이익을 얻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율은 줄곧 20%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지지율이 오를 기미가 안 보인다.

▲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지난 6.13 송파을 보궐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렇게 무기력한 시점에서 배 전 앵커가 대변인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이 똘똘 뭉쳐야 할 판에 오히려 균열이 더 깊어지는 느낌이다. 구심력이 아닌 원심력이 작용하는 분위기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는 김병준 비대위체제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는 현실이다. 많은 정치세력들이 현실을 제대로 못 보고 넘어지곤 한다. 한국당이 노무현 정권 사람인 김병준 전 부총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당을 살려보려고 한 것은 근자에 가장 현실성이 떨어진 정치 행태 중 하나다.

한국당은 그 동안 노무현 정권을 끊임없이 비판해왔다. 그런 정당이 노무현 정신을 표방하는 인사에게 당을 맡기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이런 비상식적 행태는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병준 체제 한국당 지지율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좀 과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한국당은 민주당 비주류 같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문재인계와 김병준계가 갈라져 나왔고, 이 가운데 보다 더 ‘노무현 근본주의’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전 앵커는 공식 사퇴 직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병준) 비대위에서 할 수 있는 공간이 현실적으로 적었다”며 “꽃다발처럼 앉아 있는 것보다는 지역 당협위원장으로서나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뛰는 게 당을 위해서도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 전 앵커도 김병준 비대위 체제의 한계를 느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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