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노동자 잇따라 사망…한나라 내부서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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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노동자 잇따라 사망…한나라 내부서도 비판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4.1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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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준 “4대강 사업현장, 법정근로시간 미준수”…민주 “4대강은 인당수”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4대강 정비사업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3명이 사망한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4대강 사업이 본격 시작된 지난 2009년 8월∼2010년 12월까지 8명이 사망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11명이 추가로 사망, 막바지 공사를 앞두고 속도전을 일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와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7시 40분께 경남 창녕군에 위치한 낙동강사업 제18공구 함안보 육상준설장에서 준설사업을 하던 최모(46)씨가 지반 침하로 인해 포클레인이 전복, 결국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다음날인 16일 낮 12시 17분께 경북 의성군 32공구 낙단보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하모(31)씨와 김모(39)씨는 콘크리트 타설작업 도중 상판이 무너지는 참사가 발생해 사망했다. 하 씨와 김 씨는 전날부터 밤샘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4대강 작업 노동자들이 공사 완공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은 채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4대강 사업장 작업시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대강 사업 전체 154개 공구 중 낙동강 4공구와 금강 5공구를 제외한 나머지 공구에서 법정 근로시간(8시간)을 미준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 의원에 따르면 한강 현장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은 하루 평균 10∼11시간에 달했고 올해 들어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함안보의 경우 2교대 야간근무를, 영산강 1공구 수중준설과 낙동강 32공구 보설치 작업 현장에선 무려 17시간씩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난 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종단 연대회의 회원들이 <4대강은 자유롭게! 생명은 평화롭게!> 평화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국회 브리핑에서 “4대강 공사의 사망률은 일반 건설사업의 비교해보면 3.7배나 높다”면서 “이 같은 원인은 4대강 사업공구 대부분이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들이 일하게 만드는, 무리한 속도전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사람을 도외시한 공사가 인명을 앗아가고 있는데도 (4대강 사업은) 지금도 밤낮으로 진행되고 있다. 4대강이 인당수가 돼 가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공사가 완공되면 모두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 4대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을 수긍할 것이라고 하느냐”며 맹성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의혹에 귀를 닫은 (이명박) 대통령의 허언은 결국 강물에 쏠려 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4대강사업저지 경남본부 등도 지난 15일 사고 직후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정부는 속도전을 위해 노동자의 안전과 낙동강의 환경보전 등을 외면하고 있고 현장의 안전 등을 책임지는 감리업체도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에 대해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경북 상주 시민공원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 개막식에 참석해 4대강 공사와 관련, “금년 추석이 지나면 4대강의 진정한 모습을 알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4대강 갖고 이러쿵저러쿵하시는 분도 많지만 4대강 완공 모습을 보게 되면 모두가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18일 오후 현재까지 4대강 노동자 사망과 관련된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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