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원희룡, 이번에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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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원희룡, 이번에는 누가?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4.21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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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기전대설 · 40대 기수론 맞물려 당권도전 '관측'

▲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과 나경원 최고위원 ⓒ뉴시스
요즘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조기전대 얘기가 돌고 있다. 4·27 재·보선 이후 당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조기전대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여전히 내년 4월 총선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조기전대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이 같은 조기전대 요구는 내년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수도권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더 강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40대 기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40대 기수론'의 원조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지난 1970년 당시 김영삼·김대중 두 40대 정치인은 '40대 기수론'을 기치로 내걸며 신민당 대선 후보에 도전, 바람을 일으켰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나경원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의 당권 도전설과 맞물려 '40대 기수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당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가장 좋은 방법이고 여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나경원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이라는 것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여권 핵심관계자는 "원 사무총장이 당 대표가 되어서 내년 총선을 지휘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력고사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것은 물론, 사법고시까지 수석으로 합격했던 원 사무총장은 애초부터 '스타 정치인'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원 사무총장은 그 동안 한나라당 소장파에 머무르며 그 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랬던 그가 지난해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원 사무총장은 4대강 사업 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마침내 명실상부한 주류에 편입됐다. 이제, 당권에 도전할 때가 무르익은 것이다.

이런 원 사무총장에겐 숙명의 경쟁자가 있다. 서울법대 동기인 나경원 최고위원이다. 나 최고위원도 원 사무총장 못지 않게 '스타성'을 겸비한 인물이다. 특히,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나 최고위원은 당 대변인을 지내는 동안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상당하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나 최고위원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나 최고위원이 당권에 도전한다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내공이 만만치 않은 나 최고위원은 이미 원 사무총장의 앞 길을 한차례 막은 바 있다. 원 사무총장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고, 뒤이어 나 최고위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원 사무총장으로서는 당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오세훈 후보와의 싸움도 힘든 마당에 나경원 후보와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힘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단일화를 통해 오 후보와 공동으로 맞서기로 합의한다.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원 후보는 사실상 나 후보에게 양보를 했다. 당시 두 사람이 합의한 단일화 방안을 본 많은 정치인들이 "나경원으로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짐작할 정도였다.

하지만, 원 후보가 이처럼 양보하며 힘을 실어줬지만 나 후보는 오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패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후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나 후보는 높은 점수로 최고위원이 됐고 원 후보도 사무총장을 맡아 두 사람 모두 당지도부에 입성했다.

이처럼 '해피엔딩'을 장식했던 두 사람이  4·27 재·보선 이후 조기전대가 치러질 경우 당권을 놓고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벌써부터 특정 계파와 인물이 두 사람을 밀고 있다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고 "누가 됐을 때 차기 대권주자 누구에게 유리하다"는 등의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다. 

흥미로운 점은 이 번에도 둘 중 한명이 지난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처럼 양보하는 모습을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나 최고위원이 당권에 도전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내각이나 청와대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맞물려있다. 나 최고위원도 행정부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자주 내비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원 사무총장의 운명이 나 최고위원과 청와대의 선택에 달려있는 형국이다. 두 사람이 또 다시 '해피엔딩'을 만들어낼 지 궁금하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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