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표심 구걸, 민심 짝사랑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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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표심 구걸, 민심 짝사랑 "이제 그만"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4.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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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자신들 보다 민심의 소리없는 외침에 귀 기울여야

정치인들의 민심 짝사랑, 선거철이면 늘상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재보선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선거가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그 열기는 폭발력을 더한다. 

왜, 아니겠는가. 이번 선거가 고작해야 1광역단체장과 3개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일부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을 뽑은 선거라고는 하지만, 선거구가 전국에 걸쳐 포진해 있는데다 이명박 정부 후반부 들어 치러지는 첫 선거라는 정치적 배경이 있는 만큼, 여야 모두에겐 놓칠 수 없는 승부처라는 것. 상황이 그러니 더욱 긴장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선거를 달리 표현하자면 정권 후반기 주도권을 가르는 일종의 '패권전' 성격도 짙어 보인다. 이는 여당에게는 정권 후반기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한 단초가 바로 이번 재보선이라는 말이 된다.이번 선거의 정치적 의미를 놓고 본다면 야권에게서도 결코 간단하게 보아 넘길 수 없는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여당에 맞서 도전자의 입장이라고는 해도, 지난 총선과 대선의 잇단 패배로 허물어질대로 허물어진 세력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서로의 입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가 비교적 소규모 재보선에 지도부 등 핵심부는 물론이고 당력을 총결집하는 이유는 더 있다. 어찌보면, 여야의 동병상련 간절함 마저 교차하는 지점이 될지 모르는 요인, 그것은 다름 아닌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과 대선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가 전문가들은 이번 재보선을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싸움으로 보는데 이견이 없다. 그렇다고, 이것이 이들 여야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는 것에도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한다. 정권이 말기로 치닫는 대신, 다가오는 '차기'를 위한 승부, 그 첫 단추가 된다는 시각이다. 이는 비교적 최근까지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 임기'를 내세워온 여권의 종전 시각과도 분명히 차별화된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현행 정권과 정치세력에게는 다소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치권의 속내는 비교적 간단하다. 현직 보다는 차기, 현재 권력 보다는 미래 권력을 향한 구애가 여의도를 중심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야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초록에서 출발했지만 각각의 색으로 분화돼 저마다의 살길을 도모해온 이전과 달리 '다수 의석'과 심지어 '정권 창출'이라는 공통의 이해가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반면 노선이나 인물론에서는 여전히 과거 분열된 시각을 그대로 갖고 있어, 여간해선 중지를 모으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정치권의 고민을 모두 해결하는 시금석이 바로 내년 총선이다. 사실상 정치권의 세력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다. 따라서 그에 앞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의 정치적 의미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부 후보에겐 명예회복의 장으로, 또 일부 세력엔 재기의 발판이라는 목적도 선거의 배경을 살피면 그저 지엽적 고민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비록 소규모 재보선이지만 과열 양상까지 초래하며 전국적 관심을 집중 시킬만 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의미가 제 아무리, 차고 넘친다해도 여전히 정치권이 해결해야할 문제는 가볍지 않다. 민심에 대한 짝사랑, 심하게는 표를 구걸하다시피 해온 정치권의 삐뚤어진 선거 행태다. 큰 변화를 앞둔 여의도를 향해 표심은 말한다. 

여의도의 세력 변화나 대권을 향한 이전투구에만 열을 올려 선거철에만 고개를 숙이는 버릇 좀 고치라고, 평소 민의를 살피고 국정과 의정에 반영해 이를 선거에서 심판 받는 것이 정치라고. '노심초사' 속타는 여야는 자신들 보다 더 속을 태우는 민심의 소리없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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