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반기문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정치텔링] 반기문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1.1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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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이 보수대통합의 중심에 서지 않았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17년 탄핵 정국 당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며 대선구도가 출렁였다. 반기문 전 총장의 출마를 기반으로 개혁보수의 기치를 높이 세우며 역동적인 첫 걸음을 내걸었던 舊 바른정당이 받은 충격은 상상외로 컸다. 만약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 안했다면 舊 바른정당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1 반기문 대선 출마를 위해 탄생한 바른정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재임 시절부터 가장 유력한 대권 잠룡이었다. 여야는 반 전 총장을 자신들의 대선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새누리당은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존재했기에 절박함이 새누리당에 비해 약했다.

반기문 전 총장도 대선 출마를 강력 시사하며 정치권의 관심을 최대한 증폭시키며 몸값을 올렸다. 비박계는 문재인 대항마로 반기문을 선택했다. 친박계가 득세한 새누리당 대신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통해 반 전 총장을 대선 후보로 삼기로 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2월 1일 갑자기 대선 출마를 포기하며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상세히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항마’인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에 들어오려고 했겠냐? 그래서 분당을 했는데, 반 총장이 귀국 20일 만에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며 “반 총장이 그때 바른정당에 왔으면 ‘친박당’은 없어졌을 텐데, 내가 실패한 거지”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바른정당은 2017년 탄핵 정국과 반기문 전 총장이 만들어낸 정당이다. 바른정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대한민국을 강타하자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 인사들이 반기문 전 총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12월 말에 집단 탈당하면서 탄생했다.

이들은 30명의 인원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결성한 후 이듬해 1월 24일 창당대회를 개최해 원내 4당의 지위에 올랐다. 또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중량감을 갖춘 개혁 성향의 광역단체장들이 동참하면서 새로운 개혁보수의 희망으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은 이들의 창당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민심은 이미 박근혜 정부를 떠난 이후라 속수무책으로 새로운 개혁보수신당의 출현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난파선 새누리당 탈출 러시는 계속됐다. 촛불 시위로 탄핵이 임박해진 1월 말, 3선의 박순자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연이어 재선의 홍철호 의원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그러난 반기문 사퇴라는 최악의 악재를 맞이했다. 추가 탈당은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비록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직후, 자유한국당 초선의 지상욱 의원이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의 의석은 33석에 달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바른정당은 5월 장미 대선이 결정되자 3월 28일 당내 경선을 통해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당내 대주주인 유승민 의원을 선출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대선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김무성계와 독자 출마를 추진하는 유승민계로 갈등을 빚고 있었다.

결국, 양대 계파의 갈등은 1차 대규모 탈당사태를 촉발시켰다. 김무성 의원은 잔류했지만 다수의 계보 의원들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겨우 20석으로 원내교섭단체지위를 유지하며 대선을 치렀고, 유승민 후보는 220여만표와 6.76%의 득표율을 획득하며 4위로 선전했다.

대선이 끝나자 김무성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요구했고, 유승민 의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한 지붕 두 가족의 불편한 동거는 11월까지 진행됐다. 결국 김무성 의원이 결단을 내려 2차 집단 탈당사태가 발생했고, 교섭단체지위를 상실했다.

유승민 의원은 당의 위기를 국민의당과 통합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세연-박인숙 의원이 추가 탈당했고, 국민의당과 통합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 만약 반기문 전 총장의 사퇴하지 않았다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연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광화문 광장을 점령했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야권의 퇴진 총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넋을 놓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의결됐고, 내년 3월에 헌법재판소의 결정만이 남았다. 만약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된다면 보수의 궤멸은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비박계의 양대 주주인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을 대선 후보로 옹립하기로 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아닌 개혁보수신당 창당에 뜻을 모았다.

개혁보수신당 창당은 들판에 나간 적이 없었던 대한민국 보수 정치권으로선 엄청난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탄핵 결정으로 조기 대선을 맞이하면 반기문 이외에는 대안이 없어서 필패를 예고했다. 다만 탄핵 정국을 초래했으면서도 변할 줄 모르는 친박계와는 한 지붕 아래에 있기는 싫었다. 국민에게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이 강하게 어필됐다.

김무성-유승민 대주주는 반기문을 만났다. 국민의 버림을 받은 새누리당이 아닌 바른정당의 후보로 나선다면 대선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유력해보이지만 탄핵 이삭줍기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라고 출마를 강력히 요청했다.

또한 반기문 효과는 친박계와의 극적인 화해를 덤으로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정국으로 흔들리는 보수의 결집을 위한 구심력이 되면 이번 대선에서 필승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점도 잊지 않고 설득했다. 마침내 반기문은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합리적 추론- '2017년 반기문 사퇴가 없었더라면?'이라는 가상의 정치 상황을 연출해봤다. 2019년 보수 정치권은 보수대통합이 최대 화두로 부상했고, 지난해 말 이학재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선 오는 2월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전후에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舊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로써 보수 정치권은 2년여의 분열 시대 마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만약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舊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면 어땠을까? 물론 보수대통합이란 화두는 여전히 존재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자유한국당이 역사 속에 사라지고 舊 바른정당이 보수 대통합의 중심에 서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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