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황교안 입당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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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황교안 입당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1.14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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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흥행에 파란불 vs. 계파 갈등 재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무대 위로 올라온다.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무대 위로 올라온다. 자유한국당은 13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황 전 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입당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입당식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당대회 출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입당 시기를 고려하면, 이변이 없는 한 황 전 총리가 차기 전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그의 등판이 한국당에 득(得)인가 실(失)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인물난(人物難)이 심각한 한국당에 ‘보수 대권주자 지지율 1위’ 후보가 입당한다는 측면에서는 나쁠 것이 없지만, 그동안 어렵게 탈색해 놓은 ‘친박(親朴)당’ 이미지가 되살아난다는 우려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4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 두 사람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우선 한 한국당 초선 의원실의 관계자는 황 전 총리 입당이 한국당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악플보다 무플이 무서운 것이라고 하지 않나”라며 “솔직히 지금 국민들은 누가 원내대표가 되는지 누가 당대표가 되는지 아무 관심이 없는데, 황 전 총리가 입당하면서 다시 우리 당에 눈길이 쏠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전대를 하든 대선 후보를 뽑든 그 흔한 컨벤션 효과도 없었다”면서 “황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이런 분들이 전대에서 경쟁을 하면 국민들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고, 전대가 흥행하면 당도 살아나는 것이 정치의 법칙”이라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의 등판이 2·27 전대를 흥행시키고, 전대 흥행이 곧 보수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같은 날 <시사오늘>과 만난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비대위가 몇 번이나 들어섰느냐. 그게 다 친박당 색깔 빼려고 했던 거 아니냐”며 “지난 2년 동안 그렇게 어렵게 혁신을 하면서 그나마 조금 색깔을 빼놨다 싶었는데 도로아미타불이 되게 생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전대 흥행도 좋지만, 만약에 황 전 총리가 친박 지원을 받아서 당대표로 선출되면 다음 총선 공천은 다시 친박에게로 돌아갈 것이고 그러면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했던 황 전 총리가 당대표인 친박당이 되는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또 당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황 전 총리가 입당을 안했다면 친박이 중도 쪽 후보를 내서 계파 갈등을 좀 희석시키려고 했을 텐데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친박 황교안 대 비박 오세훈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이 어떻든 언론이나 국민들은 그렇게 볼 것”이라며 “황 전 총리 입장에서나 우리 당 입장에서나 이번 전대는 (출마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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