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대표 출마 꼭 해야 하나요?”
“황교안, 당대표 출마 꼭 해야 하나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1.15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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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친박 색깔 지워야하는 한국당의 ‘역주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입당식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보수진영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로써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양강 체제로 흘러가던 차기 당권 구도도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凡)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황 전 총리가 당권 레이스에 가세하자, 한국당에는 희색(喜色)이 만연하다. 황 전 총리라는 ‘흥행 카드’가 합류함으로써 전대 흥행에도 파란불이 켜지고, 이것이 곧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가 정말 한국당에 좋은 일일지는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세대교체 문제다. 한국당은 지난달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1963년생인 나경원 의원을 선출, ‘50대 중반’ 원내대표를 탄생시켰다. 이후 나 원내대표는 이념 투쟁보다는 탈원전이나 카풀 반대 등 이슈 위주로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며 ‘올드한’ 한국당에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이어받아 당권 레이스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라는 ‘50대 기수’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승자가 누가 되든, 50대 당대표·원내대표 조합이 한국당 ‘투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60대 중후반~70대 당대표가 재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에 비해 한 타이밍 빠른 세대교체가 가능했던 셈이다.

그러나 만61세인 황 전 총리가 등판할 경우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준표 전 대표도 전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김무성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황 전 총리가 출마하면 당의 이미지를 일신(一新)하기는커녕 ‘올드보이의 귀환’이 될 확률이 높고, 황 전 총리가 당대표로 당선될 시에는 한국당은 ‘도로친박당’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계파 갈등 재점화다. 언론에서는 오 전 시장과 김 전 지사의 대결을 ‘비박(非朴) 대 친박(親朴)’ 구도로 분석했지만, 사실 두 사람은 ‘계파 대표’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다. 오 전 시장은 비박 내에서도 “확실한 우리 편인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본인 역시 최근 ‘탈계파’를 선언하며 친박을 아우르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김 전 지사도 애초에 친이(親李)로 분류되던 인사며, 상도동계로 정계에 입문한 덕에 비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지원을 받는다는 후문도 돌았다. 표면상으로는 비박 대 친박 대결로 보이지만 실상은 친박도 오 전 시장에게, 비박도 김 전 지사에게 표를 던질 수 있는 구도였던 것이다.

반면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권에서 총리를 지냈고, 친박의 지지를 받으며 정치권에 들어온 확실한 친박 인사다. 이렇게 되면 친박은 황 전 총리를 중심을 결집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맞서는 비박은 오 전 시장과 같은 비박 후보 쪽에 모여들 수밖에 없다. 친박과 비박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진다는 의미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갖고 있다던 한국당이 와르르 무너진 것은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볼썽사나운 계파 갈등,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실정 탓이었다. 그렇다면 한국당이 되살아날 수 있는 길은 계파 청산과 ‘친박당’ 색깔 지우기일 터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황 전 총리는 친박을 상징하는 인물이나 다름없다. 과연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는 한국당에게 득(得)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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