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전성시대’ 맞은 한국당…이유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원외 전성시대’ 맞은 한국당…이유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1.16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권 주자 원외에 몰려…전대 통해 세력 형성 목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당대표 후보군이 ‘빅4’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시사오늘 김승종

자유한국당 차기 당대표 후보군이 ‘빅4’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한국당 당권 유력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누구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네 사람 중 차기 당대표가 탄생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런데 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 4인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원외(院外)라는 점이다. 한국당은 한나라당 시절이던 지난 2008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원외 당대표를 맡았던 것을 제외하면 주로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휘봉을 잡아 왔다. 그러다가 2017년 홍준표 전 대표가 원외 당대표로 선출됐고, 이번에는 아예 유력 후보군이 모두 원외 인사(人士)로 채워진 것이다.

이처럼 ‘원외 인사 전성시대’가 열린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크게 두 가지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 내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결국 당시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던 비박 의원들은 대거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었고, 잔류파와 친박 의원들은 당 간판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꿔달았다.

이렇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당이 갈라지는 과정에서, 원내(院內) 인사들은 저마다의 주홍글씨를 갖게 됐다는 주장이다. 14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거물급 친박 정치인들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완전히 몰락했고, 비박은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달았으니 선뜻 당대표를 하겠다고 나설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그때 굳이 탄핵에 찬성한다 반대한다 의견을 내놓을 필요가 없었던 원외 인사들이 좀 자유로운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대권을 노리는 인물들이 원외에 몰려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역 국회의원들은 친박·비박과 무관하게 상흔(傷痕)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보수진영은 차기 대권 주자를 원외에서 찾게 됐고, 원외 인사들은 대권 레이스에 대비해 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게 됐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알앤서치>가 1월 5일부터 6일까지 수행해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범(凡)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현역 국회의원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15.9%)이 유일했다. 유 의원 외에는 황 전 총리(16.5%)를 비롯해 홍 전 대표(10.4%), 오 전 시장(8.5%), 원희룡 제주도지사(4.7%) 모두 원외 인사였다.

이와 관련, 15일 <시사오늘>과 만난 또 다른 관계자는 “원외 인사들은 자기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잠행(潛行)만 하다가는 그대로 국민들 뇌리에서 잊힐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력 형성을 위해서도 그렇고 계속 대권 주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원외 인사들은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