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 왓] 이마트24, 노브랜드 철수…뿔난 점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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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 왓] 이마트24, 노브랜드 철수…뿔난 점주 어쩌나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9.01.1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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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업체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해 투자를 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까.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한 기업 분석 코너 '기업's 왓'을 통해 이에 대해 짚어본다.

▲ 이마트24는 2017년 8월 기존 ‘위드미’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거친 뒤 소비자 인지도를 높인 건 강점으로 꼽힌다. ⓒ 이마트24

S- 이마트 업고 브랜드 인지도 UP

이마트24는 2017년 8월 기존 ‘위드미’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거친 뒤 소비자 인지도를 높인 건 강점으로 꼽힌다.

이마트24 간판은 기존 위드미였을 당시보다 눈에 띄는 컬러감은 물론, 이마트를 연상케할 정도로 닮아 편의점이라는 인식보다 ‘작은 이마트’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

이후 이마트24는 점포 수 늘리기에 힘쓰며 외형 성장도 함께 이뤘다. 이마트24의 외형 성장에는 기존 편의점과 차별되는 ‘3무(無) 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3무 정책은 점주들의 부담을 덜기위해 ‘24시간영업’과 ‘로열티’, ‘영업위약금’ 총 3가지 사항을 없앤 것이다.

이에 점주들은 편의점의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심야 영업을 의무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야간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불가피하게 계약기간 내 폐업을 진행해도 위약금 지불의 부담이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매출 증가에 따른 로열티를 본사에 지불할 필요가 없어졌다.

기존 편의점 사업자들은 가맹점주의 상품원가를 제외한 매출 총이익에서 ‘로열티’인 수수료(평균 35)로 수익을 얻지만 이마트24는 가맹점주가 본사에 납부하는 60만∼150만원의 고정 월회비를 통한 수익모델을 따른다.

이마트24는 매월 가맹점 발주 금액의 1%를 돌려주는 상품공급 페이백 제도와 정규직 사원과 동일한 수준의 자녀 학자금 지원제도 등에도 힘을 싣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존의 미니스톱을 제치고 CU,GS25,세븐일레븐의 뒤를 이어 업계 4위에 올라섰다. 2016년 3784억 원에 그쳤던 연매출 역시 2017년 6840억 원으로 80.7%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W- 적자폭 개선 숙제

이마트24의 혁신적이고 차별적인 정책이 단기적으로 박수 받을 일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마트24가 위드미 당시부터 떠안고 있는 누적 손실액도 점차 줄여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누적 손실액은 1200억 원을 넘어선 수치였다.

다만 현재는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지 5년만에 영업손실 규모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이마트24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액은 294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 343억 원 보다 49억 원 축소됐다.

이마트24는 지난해 3·4분기에도 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0.1% 증가한 2875억 원을 기록하고 점포수도 3500개까지 늘린 가운데 기존 점포의 매출이 2.3% 신장했지만 적자는 계속됐다.

이마트24의 적자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브랜드를 전면 개편하면서 투자가 많았고, 출점도 적극적으로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O- 미니스톱 인수 성공 관건

이마트24가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 성공할 경우 ‘위기를 기회로’ 잡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마트24가 현재 심사 중에 있는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할 시 단숨에 손익분기점 6000점을 넘게 된다. 자연스레 점포 수가 많아지면서 물류효율 역시 올라가게 돼 장기적으로 큰 부담을 덜게 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업계에서는 롯데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어 이마트24로서는 이후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만약 미니스톱 인수에 실패할 경우 이마트24는 경쟁사의 점포 전환을 통해 점포를 늘려가는 방안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쟁사에서 이마트24로 전환하는 점포도 증가 추세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출점 수 대비 19.6%가 전환 점포이며 올해 경쟁사 전환 비율 누계는 14.8%에 달한다.

또한 이마트24는 기존 점주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점포별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시행하는 물가 안정 프로젝트 ‘THE PRICE’를 운영중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말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완화하고 가맹점 매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요가 높은 16개 상품에 대해 대형마트 가격 수준으로 연중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했다.

그 결과 점포 평균 일 매출이 전년 대비 5% 증가해 이를 전 점포로 확대했다. 이마트24 측은 “가성비 높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추가, 고객과 경영주의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T- 편의점 출점제한·노브랜드 마찰 성장 한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편의점 개점 거리를 제한하는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 주 내용은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등을 고려한 근접출점 지양으로 편의점 경쟁사 간에도 근접출점이 어렵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편의점 근접출점 제한거리를 80m로 적용하려고 했지만 편의점 출점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수도권의 근접출점 제한거리가 100m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한국미니스톱, 씨스페이스가 포함됐지만,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이마트 24도 이런 자율규약을 지키기로 동참하며 성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마트24는 2017년 말 기준 편의점 수가 2650여 개에 머물렀지만 1년 사이 3630여 개로 1000여 개의 매장이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까지 점포수를 6000개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공격적인 신규 출점 속도가 더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의 위협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마트24는 리브랜딩 이후 ‘노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차별화 영업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노브랜드를 철수해야 하는 문제를 놓고 가맹점주와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2016년 8월 1호점 문을 연 뒤로 이마트24와 근접출점 논란을 빚자, 지난달 말 노브랜드 상품을 이마트24의 PB 상품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지했다.

또 직영으로 운영하던 노브랜드 전문점을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점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24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우리가 경쟁사와 차별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노브랜드가 주효했다”며 “노브랜드 매장 근접출점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마트 측이 노브랜드 상품을 철수하면서 편의점 매출이 추가로 20~30% 줄었다”고 호소했다.

편의점간 출점 제한으로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자사 브랜드를 두고 가맹점주와의 갈등까지 빚고 있는 이마트24. 향후 이마트24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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