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축구팀 ‘경주한수원’ 성폭행 사건, 진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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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축구팀 ‘경주한수원’ 성폭행 사건, 진실은 어디에?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9.01.23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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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 여자축구단 엠블럼 ⓒ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

최근 국내 체육계 전반에 걸친 성폭력 고발 실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모기업으로 하는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축구단(이하 경주한수원)’에서도 성폭행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연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주한수원은 한국여자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KFA)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WK리그 산하 여자축구팀이다.

2016년 10월 한수원과 경주시가 협약을 맺고 창단했다.

구단주는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다.

이번 사건은 국내 대표 공기업인 한수원이 운영하는 여자축구단에서 일어났다는 점과 사건 당시 구단 측의 축소 및 은폐 가능성이 불거져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22일 한 스포츠 전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경주한수원에서 지난해 감독에 의한 여자 선수 성추행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령탑을 맡고 있었던 하금진 전 감독은 A선수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저질렀고, 이 사실은 구단 수뇌부에도 전해져 결국 사건 가해자는 지난해 가을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시 구단의 태도다.

처음부터 경주한수원은 하 전 감독이 성폭행 사건과는 상관없이 개인 사정으로 구단을 떠난 것처럼 표현했다. 여기에 구단은 성폭력 가해자를 사법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구단이 선수단 전원에게 ‘사건에 대해 그 어디에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냈다는 것이다. 각서에는 ‘만일 이 사건을 발설할 경우 팀에서 나간다’는 조항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단 내 선수들도 사건에 대해 “모른다”거나 “말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쓴 각서를 이유로 든 선수도 있었다.

피해자에게는 특혜를 제안하며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당시 성추행 사건에 대한 구단의 축소·은폐 정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예상되자 이날 저녁 구단 모기업인 한수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사건의 축소·은폐 가능성에 대해 해명했다.

한수원 측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수사를 원하지 않아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한 것으로, (일부 매체 보도대로) 한수원이 사건을 은폐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외부 기관인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에서 피해자 및 참고인 조사 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으나, 이는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센터 차원에서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또한 알려진 바와 같이 피해자에게 특혜를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구심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선 경주한수원 측은 처음부터 하 전 감독의 성폭행 사건을 공표하지 않고 단순히 개인적 사정으로 구단을 떠난 것처럼 설명했다는 점이다.

원래 공기업인 한수원의 특성상 조직 내에서 불거진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미 한수원은 지난해 3월 사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 시행을 공표하며, 가해자에 대한 징계 처분뿐만 아니라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희롱·성폭력 행위 근절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명분이었다.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에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은 이유로 2차 피해 예방을 든 점도 석연치 않다. 2차 피해의 의미와 각서와의 연계는 선뜻 와 닿지 않는 부분이다.

한수원 측의 액면상 주장대로라면 2차 피해 방지를 위해서라도 구단 내 성폭행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졌어야 옳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23일 <시사오늘>은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한수원 및 경주한수원 측과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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