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窓] 내 삶의 동반자 뚝섬 한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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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窓] 내 삶의 동반자 뚝섬 한강공원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1.2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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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 집과 10분 거리에 있는 뚝섬 한강공원은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만남·소통이 있기에 활기찬 생활을 가능케 하는 곳이다. ⓒ 인터넷커뮤니티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서 기쁨을 누리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말하지 않는가. 도시 속의 숲과 공원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있다. 뚝섬 한강공원에서 걷고,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수많은 사람의 표정을 살펴보라. 이 세상을 다 가진 듯하다. 한강공원은 우리의 심신이 쉴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휴일에는 이곳에서 사람과 자연이 한바탕 어울림 축제를 벌인다.

숲과 자연은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기는 만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한강공원을 만나는 즐거움이 새록새록 돋아나기 때문이다. 한강공원은 집과 10분 거리,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오갈 수 있다. 휴일 아침 나들이는 출근이라는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이곳저곳과 만나며 대화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한강공원은 조용한 가운데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하루가 다르게 계절의 깊이를 더해가는 미루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까지 맑아진다. 부드럽게 가지를 늘어트린 유연한 자태가 세상의 깨끗함을 생각하게 한다. 한강공원과 더불어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함을 느낀다. 건강한 삶은 물질적인 값어치 이상의 보배로움이 있다.

널찍하게 펼쳐진 운동장에서 달려보는 즐거움, 그리고 그 뒤 온몸을 전율시키듯 찾아드는 청량감. 새벽녘이나 아침나절의 한강공원은 바쁘게 돌아간다. 하루의 시작을 활기차게 열려는 사람들로 분주하기 때문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내면 밑바닥으로 조용히 침잠해 보는 것도 좋다.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뿐, 목적지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괜찮다.

풋풋하면서도 격조 있고 풍성한 혜택이 있는 곳이 한강공원이다. 더욱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강공원 최고의 미덕은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쉼 없이 창조해 내는 데 있다. 그곳은 바로 만남과 소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강공원의 아침과 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아침 이미지 가운데 으뜸은 운동으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애정 어린 눈빛이다. 은빛 머리 어르신들이 산책으로 하루를 여는 것도 보기 좋고, 골문을 향해 온몸으로 돌진하는 조기축구 회원의 박진감 넘치는 몸놀림은 더없이 부럽다. 몸과 몸을 부딪치며 형성해 가는 일체감, 주고받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팍팍한 세상살이에 자양분이 될 만하다.

빨갛게 상기돼 서녘으로 떨어지는 해를 신호탄으로 낮 동안의 부산함은 정적인 어울림으로 바뀐다. 어둠이 시나브로 내려앉아 시간의 깊이를 더해 갈수록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얼굴은 홍조를 띠게 된다. 밤이 주는 설렘과 젊음이 갖는 낭만 때문일 것이다. 한강공원에서 밤을 한번 맞이해 볼 일이다. 가족 나들이, 선후배가 나누는 맥주 한잔, 혹은 연인들의 꿈 바라기 장소로 제격이다.

낭만과 설렘이 있는 한강공원. 다른 곳에서는 차마 하지 못할 이야기라도 이곳에서는 가능할지 모른다. 뭇사람과의 어울림 속에서 ‘남이 있기에 나도 존재한다’는 진리를 이곳에서 체득할 수 있으면 그것도 하나의 큰 소득이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 나 혼자만 존귀하다는 이기적인 생각은 무의미하다. 함께 함으로써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한강공원의 밤은 또 그렇게 깊어간다.

한강공원은 비둘기의 살림터이기도 하다. 잔디밭 벤치 앞에 비둘기 떼가 모이를 쪼고 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졸졸졸 따르고 있지 않는가. 어느 한 순간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친밀감은 무수한 만남과 소통의 결과이려니 생각해 본다. ‘해치지 않는다’는 무언의 믿음과 행동이 비둘기와 사람을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켰을 것이다. 비둘기 떼가 사람들을 우르르 이끌고 다닌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비둘기의 앙증맞은 몸놀림을 보면 공생의 길이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강공원은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만남·소통이 있기에 활기찬 생활을 가능케 하는 곳이다. 그러기에 뚝섬 한강공원은 함께 가야 하는 내 삶의 동반자와 같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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